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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가 만든 거부들]'2조 실탄' 허재명의 컴퍼니에이치앤, B2C·부동산 투자 시동 거나일진그룹 본업보다 소비재 관심, 패밀리오피스 인재 영입 '속도'

김지효 기자공개 2023-09-14 08:30:16

[편집자주]

거대한 자금이 움직이는 M&A는 매도자를 단번에 거부로 만들기도 한다. 평생을 일군 사업이나 가업을 매각하고 제2의 인생을 개척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세간의 관심은 이러한 거부들이 자신들의 돈을 어떻게 운용할 지에 자연스럽게 집중된다. 더벨은 최근 M&A를 통해 거부로 올라선 이들의 근황과 자금운용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8일 15:3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금 2조원을 거며쥔 허재명 전 일진머리티얼즈 사장(사진)이 활발한 투자 행보를 예고하고 있다. 패밀리오피스 ‘컴퍼니에이치앤’을 설립하고 인재 영입에 속도를 내면서 조만간 투자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허 전 사장이 일진머티리얼즈 지분 53%가량을 롯데그룹 측에 매각해 손에 쥔 자금은 약 2조원으로 추산된다. 이에 그의 패밀리오피스가 굴릴 수 있는 자금이 최소 1조원 이상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그가 어느 분야에 투자할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 투자업계 진출 ‘당연한 수순’, 패밀리오피스 인재영입 ‘속도’

허 전 사장은 올해 3월 일진머티리얼즈 지분 매각을 마무리지었다. 거래 완료 직전인 지난 2월, 그는 패밀리오피스 아이에이치컴퍼니를 설립했다. 4월에는 이름을 컴퍼니에이치앤으로 바꿨다.

지분 매각 이후 그가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하고 투자업계로 발을 옮긴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평가다. 그는 일진머티리얼즈 재직 시절부터 투자업계 사람들과 친하게 어울려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진머티리얼즈 대표였지만 마음대로 사업을 펼칠 수 없는 환경도 허 사장의 이같은 행보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창업주인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은 승계 과정에서 둘째 아들인 허 전 사장에게 일진머티리얼즈를 물려줬다. 일진머티리얼즈 내 지분정리가 얼추 끝난 허 전 사장은 2006년 대표이사(전무)에 올랐다. 2007년 부사장, 2010년 사장으로 직급을 높였고 2011년 상장 이후 단독 대표이사 체제가 정립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허 전 사장 곁에는 항상 아버지 허진규 회장의 측근들이 함께 했다. 2002년부터 일진머티리얼즈 대표이사를 맡아 상장까지 함께 했던 김윤근 전 대표가 대표적이다. 허 전 사장이 단독 대표를 맡은 이후에도 마음을 붙이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허 전 사장이 지분을 매각하기 전 일진머리티얼즈 마지막 이사회 멤버 구성을 보면 1971년생인 허 전 사장을 제외하고 모두 1959년 생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그의 관심은 줄곧 일진머티리얼즈 본연의 사업보다 다른 사업에 더 쏠려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랬던 그가 지분 매각을 통해 2조원을 손에 쥐게 되면서 다른 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허 전 사장은 최근 패밀리오피스에서 자금운용을 담당할 베테랑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연기금, 공제회, 금융사 등에서 자금운용책임자(CIO)를 지낸 인물을 영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거론된다.

패밀리하우스는 일진머티리얼즈에서 전략기획실을 맡았던 허 사장의 복심인 박준우 전 전무가 이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72년생인 박 전 전무는 컴퍼니에이치앤 설립에도 관여했으며 현재 경영 실무를 총괄하며 다양한 헤지펀드 운용사와 만나 투자 기회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과 B2C사업 투자 유력, 패션·수입차·보석 등 소비재 관심

그렇다면 2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어디에 투자할까. 유력한 투자 대상으로는 패션·수입차·보석 등 B2C 사업이 거론되고 있다. 허 전 사장의 행보를 보면 일진그룹이 전통적으로 몸담아온 B2B사업이 아닌 B2C사업에 관심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마음대로 사업을 펼치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투자환경이 조성된 만큼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에서 활발한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대표적으로는 패션 사업이 꼽힌다. 2014년 허 전 사장은 당시 맡고 있던 일진머티리얼즈와 일진트레이딩을 통해 캐나다 SPA 브랜드인 '조 프레시(Joe Fresh)'를 국내에 들여오기도 했다. 당시 유니클로, 자라 등 SPA 브랜드가 흥행하자 북미에서 4조원 이상의 연간 매출을 달성하던 조 프레시를 국내에 독점 판매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당시 허 전 사장은 미국을 직접 방문해 조 프레시와 계약을 체결했을 만큼 사업에 의지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 고소영씨를 모델로 발탁하고 명동에 첫 매장을 낼 정도로 패션 사업에 ‘진심’이었다. 하지만 사업 부진에 조프레시는 1년 만에 정리 수순을 밟았다.

허 전 사장이 다이아몬드 유통사업을 이끈 이력도 눈여겨볼만 하다. 그는 2004년 임원인사를 통해 일진경금속 영업담당상무 겸 누브인터내셔널 대표이사를 맡았다. 그가 처음으로 맡은 그룹 계열사 대표직이다. 누브인터내셔널은 2004년 일진다이아몬드로부터 컬러 천연 다이아몬드를 공급받아 독자적인 브랜드를 만들어 판매해왔다. 하지만 2015년 1분기 트랜스넷으로 사명 변경과 동시에 국제물류 주선업으로 사업영역을 변경했다. 현재는 일진그룹 장녀인 허세경 대표가 맡고 있다.

허 전 사장은 수입차 판매 사업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일진그룹 계열사 가운데 일진자동차가 영위하는 수입차 판매에 큰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2003년 설립된 일진자동차는 혼다자동차를 수입해 판매해왔다. 하지만 일진자동차는 차녀인 허승은씨 부부가 지분 100%를 들고 있어 허 전 사장이 사업에 관여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일진자동차는 2021년 일진그룹의 비주력 구조조정 기조에 맞춰 수입차 사업을 정리하고 현재는 부동산 임대업을 주로 영위하고 있다.

부동산 사업도 빼놓을 수 없다. 현재 컴퍼니에이치앤의 기업 목적에는 증권 및 채권 투자뿐만 아니라 부동산 매매, 개발 및 공급업과 임대업, 부동산 거래 및 개발에 대한 컨설팅업 등 부동산 투자 관련 내용들이 담겨있다. 그간 패밀리오피스들이 부동산 투자를 통해 자금을 불려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화장품 브랜드 AHC로 알려진 카버코리아를 만든 이상록 대표가 대표적이다. 그는 카버코리아 지분을 팔아 1조원 가량의 자금을 손에 쥐었다. 그는 서울 강남 노른자위에 위치한 수백억원대 중대형 빌딩을 사들이면서 ‘강남 빌딩 부자’ 대열에 합류하기도 했다.
컴퍼니에이치앤 등기부등본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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