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인증권은 지금]IB 키맨 잡아라…'한양·이베스트·다올' 출신 대거 영입④'영업실탄' 자기자본 확대…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인력확충 속도
손현지 기자공개 2023-10-11 08:00:35
[편집자주]
상상인증권은 70년이 넘는 업력을 다지는 동안 주인이 숱하게 바뀌었다. 2019년 바뀐 최대주주 상상인 역시 유준원 대표의 불법대출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대주주 리스크는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론 IB 역량이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상인그룹 편입 후 4년이 지난 시점에서 대내외적 입지 변화와 경영전략 변화 등을 더벨이 다각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5일 10: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임태중 상상인증권 대표가 IB업계 주요 키맨들을 속속 영입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이베스트증권과 한양증권 등에서 채권금융, 비상장사나 파생상품 투자 실력자들을 스카웃해 전진배치했다. 중소형 증권사 중에선 가장 공격적으로 IB 인재 영입에 나서는 모습이다.최근 중소형 증권사들이 인력조정에 나섰던 것과 반대되는 모습이다. 하이투자증권과 BNK투자증권 등은 레고랜드 사태, 부동산 시장위축 등에 따라 돈줄이 막히자 희망퇴직 등을 고려했던 바 있다. 임 대표가 작년 하반기부터 다올투자증권에서 자금조달 담당 본부장을 영입해가며 사업기반 확대를 위한 실탄 마련에 나선 점이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다.
◇유지훈 본부장 이어 한양증권 PI본부장 영입
IB업계에 따르면 상상인증권은 신규 조직인 자기자본투자(PI) 본부를 이번 주부터 본격 가동한다. 지난 20일 한양증권 출신 IB맨을 영입해 사업본부장으로 선임하고 그를 주축으로 10여명을 웃도는 구성원을 꾸렸다. 주식발행시장(ECM) 규모도 점진적으로 확대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PI는 증권사의 자기자본을 활용해 투자하고 수익을 내는 업무다. 발행사 한 곳 발굴에 필요한 인력이 1~2명이다. 발행사 관리에 드는 노력도 본업보단 크게 적다는 장점이 있다. 캐피털게인도 안정적이다. 이전까지 상상인증권이 안 하던 영역이지만, 이제 막 IB를 키우기 시작한 중소형 하우스로서 도전해 볼 만한 영역이라고 판단했다.
상상인증권은 '비상장사 PI투자'를 노리고 있다. 계열사인 상상인저축은행 네트워크를 활용해 비상장사들의 자금조달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십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임 대표의 옛 미래에셋대우 재임 때 기업금융 업무 경험에서 비롯된 전략 구상이기도 하다.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본부장 뿐 아니라 그와 호흡을 맞췄던 직원들까지 팀 단위로 영입한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임 대표가 인적 역량에 대한 소중함을 중시하는 편"이라며 "IB 등 사람과의 팀워크가 중요한 업무에선 특히나 팀 단위 이동 등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연초에도 이베스트투자증권에서 채권금융 에이스 조직 10여명을 통으로 채권·외환·상품(FICC)본부로 영입했다. 채권시장 동향분석, 기관투자자 관리, 채권 매매 중개 등에서 실력자로 통하는 유지훈 본부장을 중심으로 FICC 채권운용 조직을 새로 꾸린 것이다. 유 본부장은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사장보다 높은 연봉을 받았던 인물로도 유명하다.
상상인증권 관계자는 "그동안 자본을 활용한 IB나 운용 부문 영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었지만, 최근엔 자금조달로 리테일 인프라 투자나 그룹 시너지 영업 등을 위한 사업기반을 확대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며 "전체 인력규모도 작년 초에 비해 두배 가량 늘어났다"고 말했다.
◇다올투자증권에서 자금조달 전문가 영입
과거 상상인증권은 대주주 불안정 리스크 속에서 제대로된 사업을 영위하지 못했다. 특출한 비즈니스 한 가지를 꼽기 어려웠던 이유이기도 하다. 전반적인 사업기반이 미흡하고 업권 내 시장지위는 낮았다. 2019년 상상인그룹으로 편입된 직후에도 기관 대상 주식 중개나 부동산PF 투자 수수료를 통해 적자를 겨우 만회할 정도의 수익만 내고 있었다.
영업의 실탄이나 다름없는 자기자본 규모는 피어그룹과 비교해도 최저수준이었다. 상상인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작년말 2263억원이다. 2019년 말 1565억원에 비하면 큰폭으로 늘어난 것이지만 여전히 적은 편이다. 자본을 활용한 영업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기에 업권 내 시장 지위도 미미했다. 3년간(2020~2022년) 평균 영업순수익 시장점유율은 018%에 불과했다.
임태중 대표가 합류하면서는 경영 기류가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작년 하반기 다올투자증권에서 자금조달을 담당해줄 본부장부터 영입해 적극적으로 자본 마련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자금조달은 증권회사에게 모든 비즈니스를 위한 선제조건이자 가장 중요한 전략 중 하나라고 판단했던 것이다.
다행히 그간 실질적인 인수영업을 하지 않았던 터라 위험 익스포저 자산이 상대적으로 적다. 전체 위험 익스포저 2546억원 중 1800억원은 한국거래소 등 증권유관기관 지분증권이라 손실 위험이 낮다. 장외 파생상품 관련 영업 인가가 없기 때문에 신용공여성 우발부채나 자체헤지 ELS 등 위험 익스포저가 전혀없다.
절대적인 자본규모는 작으나, 위험에 대한 노출이 거의 없어 위험 대비 자본완충력이 우 수한 편이다. 작년 3월 말 기준 위험익스포저/자기자본 비율은 112.2%, 적정 영업용순자본비율은 341.4%, 순자본비율은 208.8%로 자본적정성이 우수하다.
한국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사실상 이제 막 사업 기반을 확장하는 단계"라며 "향후 비대면 플랫폼 투자를 통해 리테테일 부문을 구축하는 한편, 채권 인수중개, 중소기업 기업금융 등 IB 사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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