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모니터]롯데글로벌로지스, 물류 위축 불구 합병 시너지 '톡톡'유일한 물류 계열, 위상 강화로 매출 껑충…택배 산업 정체, 풀필먼트 승부수
양정우 기자공개 2023-10-04 07:34:48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7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의 물류 중심부에 위치한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실적 성적표는 합병을 전후로 극명하게 엇갈린다. 코로나19 엔데믹 여파에도 합병 시너지가 가시화되자 기업공개(IPO)에 나설 만큼 안정 궤도에 올랐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관측된다.대표적 통합 시너지로 꼽히는 게 바로 세 축으로 뿌리내린 사업 포트폴리오다. 경쟁사처럼 택배 비중만 높거나 그룹 계열 물류만 관리할 경우 업황 사이클에 따른 실적 부침이 크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균형감을 갖춘 비즈니스 다각화로 안정적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롯데 두 계열, 합병 전 실적 부진…통합 후 도약, 견조한 성장세
IB업계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로부터 상장주관사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전달받은 증권사는 최근 제안서 제출을 완료했다. 국내 자본시장에서 차지하는 롯데그룹의 무게감을 고려해 제안서 작성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파악된다.
본래 합병 전 롯데글로벌로지스(옛 현대로지스틱스)와 롯데로지스틱스는 합병하기 전까지 서로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하지만 2016년 롯데그룹이 옛 현대로지스틱스의 인수를 완료한 후 2019년 계열 물류 기능을 수행하던 롯데로지스틱스와 합병시킨 후 통합 롯데글로벌로지스로 거듭났다. 롯데그룹 내 유일한 물류 계열사로 탈바꿈한 뒤 합병 시너지가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무엇보다 실적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2020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2조8584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3조2824억원을 달성하더니 지난해 3조9983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영업이익도 각각 345억원, 427억원, 626억원으로 집계돼 매년 성장 흐름을 고수하고 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각각 1893억원, 1963억원, 2453억원을 기록해 증가 추세가 견조하다.
통합 전 롯데로지스틱스는 계열사 지원에 매출원가율이 90% 대를 유지했고 고정비와 금융비용 지출이 늘어난 시기엔 순손실을 보일 때도 적지 않았다. 옛 현대로지스틱스 역시 당시 모회사였던 현대상선의 전폭적 일감 지원 덕에 매출 규모가 작지 않았으나 수익성은 뒷걸음질친 해가 많았다.
하지만 유통과 쇼핑, 음식료, 화학 등 물류 수요가 풍부한 롯데그룹 내에서 독보적 물류 계열사로서 위상이 단번에 제고됐다. 특수관계자 등 계열사 기반 매출 규모가 2018년 1525억원에서 지난해 1조1292억원으로 껑충 뛴 것도 유일한 물류 계열이라는 입지 덕분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계열 창출 물량은 중장기적으로도 안정적 사업 기반이다.
두 계열사는 합병하면서 택배, SCM(2PL·3PL 등), 글로벌(운송주선업 등) 부문으로 다각화된 물류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보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택배 비즈니스가 성장세를 이끌어왔고 SCM과 글로벌 사업은 실적의 버팀목 역할을 하면서 균형감을 드러내왔다.
◇코로나19 엔데믹, 오프라인 찾는 소비자…택배의 변신, '혁신·고도화' 사활
코로나19 엔데믹 시대를 맞아 소비자가 오프라인 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는 건 택배 산업의 고속 성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국내외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건 물류 산업 전반에 녹록지 않은 사업 여건으로 여겨진다.
성장 정체가 예상되는 택배 사업에서 너도나도 활로로 제시하고 있는 게 혁신과 고도화다. '포인트 투 포인트' 물류 방식을 '허브 앤드 스포크' 방식으로 전환한 후 '풀필먼트(Fulfillment)'를 최종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 허브 앤드 스포크가 유통 허브인 센터에 상품을 집약하는 방식으로 효율성을 끌어올렸다면 풀필먼트는 주문 제품을 미리 허브에 비치해 배송 속도를 배가시키는 콘셉트다.
롯데로지스틱스는 지난해 대대적 투자를 벌인 진천메가허브터미널을 완공해 배송 구조를 허브 앤드 스포크 방식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택배 선두주자인 CJ대한통운을 뒤쫓기 위한 시도다. 국내 최초로 '무인운송로봇' 자동화 센터(사진)를 통해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할 정도로 혁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계열 내 우량 화주와 보유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한 글로벌 부문을 영위하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2021년 롯데정밀화학, 포스코, 한국조선해양 등 6개사 컨소시엄을 토대로 그린암모니아 해상운송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해에도 내륙운송 사업을 활성화하고자 HMM과 합작사인 에이치엔엘트랜스를 설립하면서 추가적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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