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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엘리베이터 '세계 최고' 테스트타워 왜 늦어지나 공정률 절반 수준…어려운 공사에 자재 수급난 겹쳐

임한솔 기자공개 2023-10-10 09:44:13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6일 13: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엘리베이터 기존 본사였던 경기도 이천 사업장에는 하늘을 찌를 듯한 콘크리트 탑이 서 있다. 높이 205미터에 이르는 현대아산타워다. 다른 말로는 엘리베이터 테스트타워라고 불린다.

마천루를 오르내리도록 만들어진 초고속 엘리베이터가 실제로 제 성능을 내는지, 안전한지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높이가 필요하다. 2009년 준공된 현대아산타워는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테스트타워로 인정받았다. 내부에는 분속 1080미터 엘리베이터, 더블데크 엘리베이터(엘리베이터 2대 상하로 연결) 등 첨단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현대엘리베이터의 기술력을 입증해왔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새로운 테스트타워를 짓기로 한 건 2020년 일이다. 이천을 떠나 충북 충주에 신공장을 지어 본사를 옮기기로 하면서 자연히 신규 테스트타워도 함께 계획됐다. 충주 테스트타워는 현대아산타워보다 100미터나 더 올린 305미터 규모로 완공되면 현대아산타워의 세계 최고 타이틀을 가져오게 된다.

2022년 7월 건설중인 현대엘리베이터 충주 테스트타워. (자료=더벨)

충주 신공장은 2022년 완공돼 본사 이전이 마무리됐다. 자동화한 생산 공정을 기반으로 다양한 엘리베이터 제품을 만들어내는 중이다. 반면 충주 테스트타워 공사는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기존 준공 예정 시기였던 2024년 2월까지 몇달 남지 않은 현재 공정률이 절반을 웃도는 수준으로 전해졌다. 이대로는 상당한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여겨진다.

충주 테스트타워 공사를 방해하는 요인은 크게 2가지로 꼽힌다. 첫째는 초고층 시설 자체의 건설 난도다. 아파트 같은 일반 건물은 고층으로 올라가도 바닥 면적이 넓어 비교적 안정적인 공사 진행이 가능하다. 그러나 충주 테스트타워 같은 경우 좁은 면적으로 수백미터 높이를 지탱해야 해 다양한 특수 공법을 요구한다. 높아질수록 건설 속도를 올리기 어렵다는 뜻이다.

두 번째 장애물은 자재 수급의 어려움이다. 충주 테스트타워는 코로나19 영향이 채 가라앉지 않은 시기 공사가 시작됐다. 게다가 올해 초에는 건설업계에서 '레미콘 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당시 시멘트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면서 건설현장 곳곳에 차질이 발생했는데 충주 테스트타워도 예외가 아니었다는 후문이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레미콘 파동 등이 건설 지연에 영향을 미쳤다"며 "현재로서는 충주 테스트타워 완공일을 확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공사가 지연되면서 충주 테스트타워 시공사에도 변화가 생겼다. HDC현대산업개발과 현대엘리베이터 계열사 현대아산이 공동으로 맡고 있던 공사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이 빠진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8월 HDC현대산업개발과 충주 테스트타워 공사의 기존 시공분 관련한 정산 합의를 마쳤다. 남은 공사는 현대아산이 넘겨받았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아산이 앞서 현대아산타워를 지은 업력을 보유한 만큼 단독으로도 충주 테스트타워 건설을 매듭지을 역량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공정 등과 관련한 협의에 따라 시공사 변경이 이뤄졌다"며 "현대아산이 공사를 인수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충주 신공장을 중심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키운다는 '2030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디지털 변환(Digital Transformation)을 통한 고객가치 증대 △혁신적인 제품을 통한 시장 선도 △해외사업 공격적 확장 등을 통해 2030년 매출 5조원, 해외사업 비중 50%, 글로벌 톱5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충주 테스트타워에 탄소섬유벨트 기반 분속 1260미터 엘리베이터 등을 설치해 초고속 엘리베이터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충주 테스트타워 건설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기존 현대아산타워를 활용해 엘리베이터를 테스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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