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경영 리뷰]현대글로비스, 국제 기준보다 빠른 탄소중립 의미는IMO의 2050년보다 5년 앞선 목표…규제 조기대응으로 탄소중립 시대 해운시장 선점
강용규 기자공개 2023-10-10 09:44:31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6일 15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운물류기업의 생산시설에 해당하는 선박은 모두 국제해사기구(IMO)에 등록해 관리된다. 이는 갈수록 강력해지는 IMO의 해상 환경규제를 준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해운물류기업에게 친환경성 확보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의 핵심 과제다.IMO는 질소산화물이나 황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에 이어 탄소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중이다. 이에 현대글로비스도 체계적인 로드맵을 꾸려 탄소중립을 달성하기로 했다. 다만 IMO가 제시하는 2050년의 기준보다 5년 빠른 2045년이 목표다. 국제 규범보다 앞선 탄소중립을 통해 사업 확대도 가능할 수 있다고 업계는 내다본다.
최근 현대글로비스는 탈탄소 전략을 담은 ‘넷 제로(Net-Zero, 탄소중립) 스페셜 리포트’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서 △친환경 선박 및 친환경차 도입 △폐배터리 재활용사업 확대 △사업장 전력 100% 재생에너지 전환 등을 통해 2045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미 현대글로비스는 해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내고 이해관계자들과 ESG경영 전략을 공유하고 있다. 탄소중립만을 다루는 별도의 보고서를 발간한 것은 그만큼 이 과제가 현대글로비스에게 중요하다는 점을 뜻한다.
현대글로비스의 사업은 해운, 물류, 유통으로 이뤄져 있으며 선박뿐만 아니라 차량도 사업용 운송수단으로 활용한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대글로비스의 탄소중립이 선박의 탄소 저감에 달려있다고 본다. 지난해 현대글로비스가 직접 배출한 탄소 392만4263tCO2e(이산화탄소 환산톤수) 가운데 98.2%에 해당하는 385만5501tCO2e가 선박에서 나왔다.

선박의 탈탄소화는 국제기관의 규제 사안이다. 앞서 7월 IMO는 제80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를 열고 2050년 탄소 순배출량 0, 즉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것을 골자로 한 ‘2023 온실가스 감축전략’을 채택했다. 2050년의 탄소 배출량을 2008년 대비 50% 감축해야 하는 기존 규제를 더욱 강화한 것이기도 하다.
해운사들은 더 급진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게 됐다. 50%의 감축은 메탄올과 같이 현재 선박연료로 어느 정도 검증이 진행된 저탄소 연료를 통해 대응이 가능하지만 순배출량 제로는 수소나 암모니아 등 아직 검증되지 않은 무탄소 연료를 도입해야 실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애초 2050년 50%의 탄소 저감도 쉽지 않다고 보는 해운사들이 다수였다. 선박은 1척의 내구연한이 20~30년에 이르는 운송수단으로 교체가 빠르게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탄소중립을 조기에 달성하는 해운사가 나온다면 아직 규제 대응을 완료하지 못한 해운사들의 파이를 빼앗아오는 것도 가능하다.
IMO의 규제가 미치지 않는 상선은 없다. 해상 환경규제의 강화는 해운사들에게 부담 요인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사업 경쟁력 강화의 길이기도 하다는 말이다. 현대글로비스가 IMO의 기준보다 빠르게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도 이와 맞닿아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미 저속운항이나 ESD(에너지 절감장치), 저마찰 도료 등을 활용해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선박의 탄소배출량 저감에 힘쓰고 있다. 올해부터는 LNG추진선박, 2035년부터는 무탄소 선박을 도입하면서 선박 부문의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로드맵을 세웠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해운사들과 비교해 국내 해운사들은 세계 최고의 조선기술을 보유한 국내 조선업계와 더 밀접한 교류가 가능하다”며 “현대글로비스가 IMO의 기준인 2050년보다 빠른 2045년에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것도 현실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실제 현대글로비스는 액화수소 운반선이나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과 같은 탈탄소 선박을 HD한국조선해양과 공동 개발하고 국제인증을 받는 등 국내 조선업계와 탈탄소 솔루션의 개발을 공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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