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A생명, 실적-자본적정성 '양날의 검' 된 환율 변동 환율 상승에 FVPL 평가손익 152% 급증…반대급부로 외환위험도 4배 증가
강용규 기자공개 2025-04-11 13:03:44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0일 07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IA생명보험(AIA생명)이 지난해 보험과 투자 양대 부문의 손익 개선을 바탕으로 전년 대비 순이익을 늘렸다. 특히 투자부문이 환율 상승효과에 따른 손익 개선으로 전체 이익 증가를 견인했다.다만 환율 변동이 자본적정성 관리 측면에서는 오히려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도 파악된다. 지난해 제도 변경으로 가용자본의 축소 압력이 커지던 차에 외환 리스크 증대가 겹치며 지급여력비율이 1년 사이 급격하게 낮아졌다.
◇트렌드 역행한 자산배분전략으로 투자손익 개선
AIA생명은 2024년 순이익 1738억원을 거둬 전년 대비 24.9% 증가했다. 이 기간 부문별로는 보험손익이 646억원에서 766억원으로 18.7%, 투자손익이 1192억원에서 1519억원으로 27.4%씩 손익이 개선됐다.
AIA생명 측에서는 보험손익 개선의 이유를 신계약 유입 증가에 따른 보험계약마진(CSM) 상각액 증가로, 투자손익 개선의 이유를 전략적 자산배분과 환율 상승효과로 각각 설명했다.
AIA생명은 CSM의 상각액, 즉 보험이익 전환금액이 지난해 1562억원으로 전년 대비 145억원 늘었다. 그러나 이 기간 신계약을 통해 확보한 CSM은 991억원 증가한 3557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보유 CSM 잔액 역시 1조4771억원에서 1조5096억원으로 2.2% 늘었다.
최근 보험업계에서는 실적 변동성을 축소하기 위해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자산(FVPL) 을 줄이고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자산(FVOCI) 을 늘리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AIA생명은 FVPL 규모가 지난해 말 기준 8014억원으로 전년 대비 11.1% 증가하면서 트렌드를 역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기간 전체 자산에서 FVPL이 차지하는 비중도 4.24%에서 4.26%로 소폭 커졌다.
FVPL의 구성을 살펴보면 채권이 1262억원, 수익증권이 854억원, 기타유가증권이 1842억원 등으로 각각 집계됐으며 절반을 웃도는 4057억원이 외화표시 유가증권(외화자산)에 집중됐다. 이와 같은 FVPL 구성 덕분에 환율 상승의 수혜를 본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AIA생명의 FVPL 중 외화자산의 평가손익은 567억원으로 전년도의 225억원 대비 152% 급증했다.

◇외화자산 증가에 급증한 외환위험액
실적 개선과 달리 AIA생명의 자본적정성(지급여력비율)은 2023년 말 304.2%에서 지난해 말 238.6%로 65.6%p(포인트) 급락했다. 이 기간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이 3조7074억원에서 3조2513억원으로 12.3% 감소한 반면 요구자본은 1조2186억원에서 1조3626억원으로 11.8% 증가했다.
AIA생명 관계자는 "감독 당국의 지침에 따라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및 비실손 갱신상품의 갱신보험료 한도설정과 관련한 기준 변경이 있었다"며 "이로 인해 보험부채가 늘어 가용자본이 감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요구자본에서는 여러 위험 요소 중 시장위험액이 3731억원에서 6515억원으로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시장위험은 금리, 주식, 부동산, 외환 등의 하위 위험으로 구분되는데 이 중에서도 외환위험액이 685억원에서 2845억원으로 급증한 점이 눈에 띈다.
AIA생명은 지난해 FVPL과 FVOCI를 통틀어 외화자산이 총 4조2728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대비 65% 급증했다. 이 자산배분 전략은 환율 상승과 맞물려 투자손익 개선의 원동력이 됐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외환위험 익스포저가 2113억원에서 1조545억원으로 급증하면서 외환위험액이 늘어난 핵심 요인이 되기도 했다. 환율 변동이 실적에는 긍정적으로, 자본적정성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AIA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이 1년 사이 크게 하락하기는 했으나 감독 당국의 권고 기준인 150%를 한참 상회하는 만큼 당장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AIA생명 관계자는 "현재 지급여력비율은 업계 평균과 대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라며 "앞으로도 충분한 수준의 지급여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파이낸스
-
- 에이치알운용, 한투 이어 '신한 PWM' 뚫었다
- 하나금융 클럽원, 당근마켓 꽂혔다…상품위 재도전까지
- AIA생명, 실적-자본적정성 '양날의 검' 된 환율 변동
- [지방 저축은행은 지금]IBK저축, 영업권·총량 규제에 발목 잡힌 '서민금융'
- [금융사 KPI 점검/신한은행]정상혁 행장 역점 사업 'RM One Team' 평가항목 신설
- [금융사 KPI 점검/신한은행]신규 유치 고객 '주거래 확대' 방점 찍었다
- [캐피탈사 리스크 관리 모니터]IBK캐피탈, 부동산PF 자산 관리 정조준…부실 전이 사전 차단
- [8대 카드사 지각변동]신한카드 독주에 균열…삼성 1위, KB·현대 추격 본격화
- [신협 부실여신 관리 점검]참담한 성적표 받은 866개 조합, 욕심이 화 불렀다
- [생명보험사는 지금]'넘사벽'이 되어버린 삼성생명의 고민은
강용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AIA생명, 실적-자본적정성 '양날의 검' 된 환율 변동
- [보험사 CSM 점검]신한라이프, 신계약 성과로 극복한 부정적 예실차 효과
- [보험사 자본확충 돋보기]ABL생명, 후순위채 의존도 급등…커지는 '자본의 질' 고민
- [보험사 CSM 점검]한화생명, 빅3 중 홀로 잔액 감소…효율성 악화에 발목
- [보험사 CSM 점검]교보생명, 신계약 비슷한데 잔액은 증가…보수적 가정 빛났다
- [thebell note]관 출신 사외이사를 향한 시선
- [보험사 자본확충 돋보기]iM라이프, 4달만에 후순위채 또 발행…힘에 부치는 자력 관리
- [보험사 CSM 점검]삼성생명, 효율성 악화 만회한 '양적 영업성과'
- 신한라이프, 사외이사진 확대로 내부통제 역량 강화
- [보험사 CSM 점검]IFRS17 도입 2년, 계속되는 지표 '현실화' 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