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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운용을 움직이는 사람들]매크로부터 바텀업까지 다재다능 한투맨, 정상진 본부장④"분야별 전문성, 액티브 펀드매니저만의 강점 될 것"

황원지 기자공개 2023-10-12 08:41:33

[편집자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변하고 있다. 국내 수위권 종합자산운용사임에도 불구하고 운용 전략과 투자 철학면에서 하우스 색채가 뚜렷하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아왔지만 작년부터 사령탑 교체와 조직 개편 등으로 격랑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특히 공모펀드의 빈자리를 채워줄 ETF 상품 활성화에 주력하면서 서서히 그 노력의 결과물이 나오고 있다. 더벨은 한투운용을 이끄는 주요 인물들을 꼼꼼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0일 10: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상진 주식운용본부장(사진)은 매니저 경력만 21년이 넘는 업계 베테랑이다. 지점 PB로 처음 커리어를 시작해 여러 운용사를 거치며 매크로와 바텀업, 가치투자, 성장주 등 전략을 가리지 않고 경험을 쌓았다. 2015년 한국투자신탁운용에 합류해 9년째 주식운용본부에 몸담고 있다.

정 본부장은 ETF와 같은 패시브 상품으로 무게추가 옮겨가고 있는 시장에서도 액티브 펀드매니저만의 역할이 분명히 있다고 봤다. 액티브 펀드 매니저들이 각 섹터별로는 전문성이 확실한 만큼 시장을 선도하는 상품을 만들 땐 강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를 위해 타사보다 큰 내부 리서치팀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점 PB로 시작, 매크로부터 바텀업까지 넓은 경험 ‘강점’

정상진 주식운용본부장은 1996년 대한투자신탁에서 처음 금융투자업계에 발을 디뎠다. 입사 후 1년간 지점에서 일하다 97년 본사 안의 운용팀인 주식투자부로 자리를 옮기면서 매니저 경력을 시작했다. 당시 신탁사는 운용사와 증권사(판매사)의 역할을 겸하고 있었던 만큼 지점 영업을 하다 운용팀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 가능했다.


이후 투자자문사와 자산운용사를 넘나들며 커리어를 쌓았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 CJ자산운용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하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는 인피니티투자자문에서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매크로를 보고 투자하는 탑다운 방식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었다. 정 본부장은 “자문사에 있을 때까지만 해도 공격적으로 운영하는 편이었다”고 회상했다.

2012년 동부자산운용에서 중소형주 펀드 운용을 맡으면서 바텀업 스타일 투자 스타일도 배웠다. 그는 2009년부터 2015년까지 동부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으로 일했다. 이때 중소형주 펀드 매니저가 이직하면서 대신 펀드를 맡았다. 중소형주 펀드는 규모가 크지 않은 주식에 투자하기 때문에 주로 각 기업을 깊게 분석해서 투자하는 바텀업 스타일이 주류다. 정 본부장은 “당시 조 단위 자금을 운용했는데, 개별 기업의 시가총액이 작다 보니 매매도 쉽지 않아 장기투자한 종목도 많았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본인의 투자 스타일에 대해 “일관성만 있다면 어떤 전략을 쓰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본인의 투자 스타일에 가장 영향을 준 사람으로 조지 소로스의 퀀텀펀드를 운용했던 미국의 유명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를 들었다.

그는 “드러켄밀러는 예측은 언제나 빗나갈 수 있다고 봤다”며 “실전 투자에 있어서 자신이 생각한 방향이 맞았을 때 얼마나 이익을 보는지, 또는 예측이 틀렸을 때 얼마나 최소의 손실을 보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원칙만 지킨다면 구체적인 전략 자체는 유연하게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주식운용본부를 순조롭게 이끈 밑거름이 됐다. 정 본부장은 2015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에 팀장으로 합류했고 2018년부터는 본부장으로 약 6년째 본부를 이끌고 있다.

◇타사보다 큰 내부 리서치, ‘시장 선구안’ 강화

정 본부장은 ETF로 재편되고 있는 시장에 대해 “처음 주식운용본부를 맡았을 때를 생각하면 예상보다 빠르게 패시브 펀드가 시장의 주류로 자리잡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여전히 액티브 펀드 매니저만의 역할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각 세부 산업별로 들어가면 액티브 매니저들의 전문성이 뛰어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4차산업혁명이나 테크, 주주환원 등 소주제로 들어갔을 때 액티브 매니저들의 전문성이 높다”며 인사이트를 통해 초기 테마 선점을 하는 데에서는 강점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만의 강점은 강한 내부 리서치다. 리서치 조직은 주로 증권사에서 크게 운영하고, 운용사에서는 소규모로 두는 게 일반적이다. 특히 2~3년 전 유럽 등지에서 증권사들이 리서치를 무료로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한 이후 운용사 자체 리서치 조직은 더욱 축소되는 중이다. 증권사에서 유료로 리서치 서비스를 사기 시작하면서 내부 리서치 조직을 줄였기 때문이다.

정 본부장은 “바뀌는 세상에서 선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리서치가 강해야 한다고 봤다”며 “따라서 축소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조직을 키우는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현재 주식운용본부 산하의 주식리서치부는 약 10명 내외로, 타 운용사가 많아야 5~6명 규모인 것을 고려하면 큰 편이다.

정 본부장은 주식운용본부의 중장기적 계획에 대해 “시장이 굉장히 빨리 바뀌고 있어 5년, 10년단위 계획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며 “다만 변화를 보다 빠르게 통찰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갖는 게 중요하다" 덧붙였다. 단기적으로는 시장이 원하는 테마를 선도하거나 신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집중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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