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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손보 매각 무산…사모펀드 1곳 참여 이유는 낮은 시장 점유율은 기업가치 상승엔 유리 역발상…3차 매각에 유효 경쟁이 관건

김형석 기자공개 2023-10-10 08:13:05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6일 19: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G손해보험 매각 재입찰이 무산됐다. 당초 손해보험사 라이선스가 필요한 우리금융지주와 교보생명 등 대형 금융사의 입찰 참여 전망이 있었지만 두 곳 모두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MG손보의 재무건전성에 비해 여전히 높은 매각가격과 사법리스크에 대한 부담이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선 한 곳의 사모펀드가 입찰한 배경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입찰자가 한 곳도 나오지 않은 올 초 1차 입찰과 달리 이번 입찰에 사모펀드 1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기업가치를 높여 재매각을 목적으로하는 사모펀드의 특성상 MG손보의 성장 가능성에 베팅을 했다는 분석이다. 향후 3차 매각 과정에선 유효 입찰만 성사되면 매각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다.


◇ 금융사 빠진 입찰…1조원 이상 투자금 부담 컸다

6일 예금보험공사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5일 마감된 MG손보 매각 예비입찰에 한 곳의 사모펀드 운용사가 LOI를 제출했다. 예보법상 단수의 원매자만 참여한 입찰은 유효한 거래가 성립되지 않는다.

예보는 유효 입찰이 되지 않은 만큼 LOI를 제출한 사모펀드명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선 파운틴헤드PE의 입찰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으나 확인되지 않았다.

파운틴헤드PE 신승현 대표는 과거 MG손보 대표를 역임한 바 있어 보험업계 정통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과거 ABL생명·KDB생명 인수전에도 뛰어든 바 있다.

앞서 이번 입찰에는 손보사 라이선스가 필요한 우리금융지주와 교보생명이 참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우리금융은 KB·신한·하나·농협금융 등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보험 계열사가 없다.

우리금융은 손보업을 포함 비은행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우리금융의 지난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5386억원으로 NH농협금융지주(1조7058억원)에 밀리면서 5위로 추락했다.

금융지주사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교보생명도 유력 인수자로 꼽혔다. 교보생명은 올해 초 기업가치 확대를 위해 지주사 전환 계획을 발표했다. 성장성이 정체된 생명보험업을 넘어 손해보험업과 증권, 자산운용 등 새로운 먹거리 확보로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뜻이다. 기업가치 확대는 현재 진행중인 재무적 투자자(FI)와의 갈등 역시 봉합할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다.

교보생명의 지주사 설립 첫 단추는 손보사 라이선스 확보였다. 이 때문에 교보생명은 올해 초 JC파트너스가 MG손보 매각을 추진할 당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더시드파트너스와 손잡고 MG손보 인수를 타진하기도 했다.

두 금융사가 불참한 이유는 추가 자금 투입 부담과 사법리스크가 꼽히고 있다. 인수자는 매각가 외에도 MG손보의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추가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지난 6월 말 기준 MG손보의 신 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은 62.1%(경과조치 적용 전)에 불과하다. 지급여력비율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 산출한다. 이 기간 가용 MG손보의 가용자본과 요구자본이 각각 6284억원, 1조120억원이다. 당국의 킥스 권고비율(150%)을 맞추기 위해서는 산술적으로 8896억원의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 MG손보의 예상 매각가격(2000~3000억원)까지 합하면 인수자는 최대 1조2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보험사 관계자는 "MG손보가 금융당국의 주도하에 매각절차를 밟고 있는 데는 기존 대주주였던 JC파트너스가 추가 자금확충 계획을 이행하지 못해서였다"면서 "대형 금융사들이 계열사 확보를 위해 자본확충 부담을 무릅쓰고 MG손보 인수전에 나서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 사모펀드 추가 참여 가능성 열려

금융사와 달리 향후 입찰에서 사모펀드의 참여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이는 금융사와 사모펀드의 경영 방침 차이 때문이다. 금융사의 경우 계열사를 확보해 장기적으로 경영을 유지할 목적으로 인수전에 뛰어든다. 하지만 사모펀드의 경우 빠른 시일에 기업가치를 극대화로 재매각에 따른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한다.

특히 일부 사모펀드들은 MG손보의 낮은 시장 점유율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시장 점유율이 낮을수록 향후 점유율 상승효과가 커 기업가치 상승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손보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MG손보의 손보시장 점유율(원수보험료 기준)은 1.02%다. 외국계와 신생손보사(캐롯손해보험,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점유율이다.

MG손보의 시장 점유율 하락은 재무건전성이 악화하기 시작한 2021년부터 본격화됐다. 2020년 1.38%이던 MG손보의 시장 점유율은 2021년 1.33%, 지난해 1.25%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한 사모펀드 대표는 "MG손보의 경우 재무건전성 악화 이후 시장 점유율이 하락한 만큼 정상화 절차를 밟으면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특히 MG손보가 정상화에만 성공한다면 종합손보사 라이선스를 확보하려는 인수 경쟁이 치열해져 사모펀드 입장에서도 향후 매각이익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에 LOI를 제출한 사모펀드 역시 이 같은 MG손보의 향후 기업가치에 주목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3차 입찰 시에 복수의 사모펀드가 LOI를 제출할 가능성은 높다"고 덧붙였다.

다만 결국 사모펀드의 MG손보 인수전 참여는 MG손보 정상화를 위한 투자금 확보가 관건이다. 부실 손보사에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할 앵커 출자자(LP)를 구하거나 전략적투자자(SI) 성격의 우군을 확보해야 한다.

IB업계 관계자는 "앞서 이번 MG손보 입찰에 2곳의 사모펀드가 LOI 제출을 준비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결국 한 곳이 입찰 신청을 포기한 데에는 1조원의 자금 확보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당국이 KDB생명 매각 진행 상황과 같이 자본확충 자금을 지원하거나 매각가격을 낮출 경우 사모펀드의 입찰 참여는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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