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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위클리]믿었던 채권ETF의 배신, 금리 급등에 '추풍낙엽'미국 장기채 상품 6개월새 20% 하락

조영진 기자공개 2023-10-10 08:27:26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0일 08: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채권 ETF가 주간 수익률 하위 10위권에 나란히 랭크됐다. 최근 국채금리 급등세가 공휴일 이후 기준가에 단번에 반영된 결과다. 이에 채권 ETF를 수천억원어치 순매수한 개인투자자들의 시름도 연일 깊어지는 분위기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ETF(상장지수펀드) 수익률 최하위권은 원자재 파생형 상품들과 일부 지수추종형 테마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위 10개 ETF 중 4개가 원유, 팔라듐, 은 등 원자재 관련상품이었고 5개는 2차전지 테마, 나스닥 및 일본 지수관련 상품이었다.

특히 채권형 ETF가 수익률 최하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흔치 않은 상황도 연출됐다. KB자산운용의 'KBSTAR 국채30년레버리지KAP(합성)'는 지난 한 주간 8.48%의 하락률을 기록하면서 ETF 주간 하락률 10위에 올랐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30년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 H)' 또한 7.98% 하락해 하위권에 맴돌았다.

듀레이션이 긴 장기채라는 점을 감안해도 평소와 다른 상당한 변동성이 지난 한 주간 나타난 상황이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이어진 4거래일간의 휴장이 끝나자, 그간 누적된 금리 상승폭이 기준가에 단번에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27일 15시 30분까지만 해도 4.528%였던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달 4일 15시 30분 기준 4.865%까지 치솟았다. 그 사이 국채금리의 상승률은 무려 7.44%에 달해 국내증시 입장에선 연휴 이후 1거래일만에 해당 변동성을 오롯이 반영해야 했던 상황이다.

이후 잠시 수그러들었던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6일 21시 30분 예상치를 웃도는 고용지수 지표가 발표되자 4.892%까지 치솟기도 했다.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조한 덕분에 연방준비제도가 추가 금리상승에 나설 여력이 충분하다는 전망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소폭 하락해 지난 9일 15시 30분 기준 4.732%에 머물렀다.


지난 한 주간 채권 ETF의 큰 하락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수익률은 더욱 악화됐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현재까지 개인투자자들은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를 약 112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두 배의 변동성을 가진 'ACE 미국30년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 H)'도 116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주식 상위 10위권에 미 국채 관련 ETF 4종이 랭크됐다. 순매수 1위는 미국 초장기채의 3배 레버리지 상품인 TMF로, 국내 투자자들은 이 ETF를 3억8810만달러(약 5282억원)치 순매수했다. 3위와 7위에도 미국 초장기채 ETF들이 이름을 올렸다.

금리가 고점을 찍었다는 판단 하에 채권 ETF를 공격적으로 매수했던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계속되고 있다. 한때 채권왕으로 불렸던 빌 그로스 야누스 캐피털그룹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 경제방송 CNBC에 출연해 "10년물 국채금리가 단기적으로 훨씬 더 높은 수준으로 치솟을 수 있다"며 5% 전망을 밝히기도 했다.

국내 금융투자업계도 현재 채권 매수주체가 개인투자자 위주로 구성된 탓에 장기채 수요기반이 취약해진 점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산 시가평가에 따른 글로벌 장기투자기관들의 손실 회피심리로 금리 상승시 매수주체가 사라진 상황"이라며 "8월 이후 헤지펀드가 미국채에 대규모 숏포지션을 쌓는 등 테마주 성격마저 가미되면서 금리 상단을 예단하기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4월 3.253%의 저점 이후 현재까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같은 기간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ETF의 주당 가격은 20% 가까이 하락했고, 'ACE 미국30년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 H)'는 40%가량 쪼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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