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타우로스 스타트업 돋보기]'흑자 MCN' 레페리, 기업가치 2000억 목표로 뛴다①영업이익 두 자릿수 기록 가시화, 매출보다 매출이익에 방점
구혜린 기자공개 2023-10-13 08:12:54
[편집자주]
스타트업 투자 방정식이 바뀌었다. 유동성이 풍부했던 시절 벤처캐피탈은 성장성에 초점을 맞춰 기업가치를 키우는 일에 집중했다. 모두가 기업가치 1조원 이상 유니콘을 꿈꿨다. 투자 혹한기에는 외부 수혈 없이도 스스로 생존이 가능한 스타트업이 주목받는다. 신화 속 반인반마에 빗댄 '켄타우로스' 스타트업이다. 켄타우로스는 미래 성장 가치(말)와 현실적인 관점에서 수익성(사람)이라는 두 명제를 모두 충족시키는 자생가능한 기업이다. 더벨은 외부 도움 없이도 성장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갖춘 켄타우로스 스타트업의 성장 배경과 전략, 향후 계획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1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MCN(다중채널네트워크) 기업 중 유일하게 흑자행진을 이어가는 스타트업이 있다. 2013년 MCN 시장의 태동과 함께 설립된 '레페리'다. 민스코, 레오제이, 김습습 등 파워 뷰티 인플루언서들의 소속사로 저명한 레페리는 2021년을 기점으로 외형뿐만 아니라 실속까지 잡는 데 성공했다.올해도 순이익 흑자를 이어갈 전망이다. 사업의 핵심인 크리에이터 영입 비용을 줄이고 전사 재무제표 교육을 진행하며 전반적인 영업 구조를 개선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레페리는 2019년 마지막 라운드 기준 기업가치 900억원을 인정받았고 이보다 두 배가량의 상장 밸류를 목표로 뛰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 전년대비 500%대 성장 가시화
11일 레페리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올해 실적 가이던스는 매출액 320억원, 영업이익 20억원 이상이다. 각각 전년대비 40%, 567% 증가한 수준이다. 레페리 관계자는 "보수적으로 추정해도 올해 영업이익 20억원 이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013년 설립된 레페리는 국내 MCN 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경영을 이어가는 기업이다. 2021년 매출액 163억원, 영업이익 2억원, 순손실 3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 흑자전환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232억원, 영업이익 4억원, 순이익 3억원을 기록하며 온전한 흑자를 달성했다. 레페리 측은 올해 한 자릿수가 아닌 두 자릿수 순이익 달성이 가시화됐단 입장이다.
비용으로 매출을 사는 MCN 사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의미있는 기록이다. MCN 사업은 유튜버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를 관리하며 플랫폼에서 발생한 광고 수입과 협업 마케팅을 통한 수입을 셰어하는 구조 이뤄져 있다. 일종의 인플루언서 기획사다. 유명 인플루언서를 영입하면 매출액은 비약적인 성장이 가능하나, 그만큼 비용이 많이 투입돼 이익구조를 건강하게 만들기 어렵다.
기존 사업은 신규 투자 유치 없이 자체 자금만으로 지속 가능하다. 레페리는 2015년도 프리A 25억원, 2016년도 시리즈A 26억원, 2019년 시리즈B 100억원 등 누적 151억원의 외부 자금을 유치했다. 2019년 진행된 라운드로 포스트 900억원의 밸류에이션을 평가받았다. 투자금은 대부분 소진을 완료했으나, 레페리는 앞으로 약 1년 내로는 신규 자금을 유치할 계획이 없다.
◇크리에이터 양성 시스템·매출이익 교육 '주효'
자생을 가능하게 한 배경엔 장기간 진행된 비용구조 개선 과정이 있다. 레페리는 자체 크리에이터 양성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즉 이미 인지도가 쌓인 인플루언서를 고비용을 감내하면서 영입하는 것을 지양하고, 루키 크리에이터를 선발해 초기부터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는 구조다. 이렇게 성장한 대표적인 뷰티 크리에이터는 구독자 31만명을 보유하고 있는 '프리따(PRETTA)'다.
전 직원의 재무 의식 함양을 위해 주기적인 교육을 진행한 것도 주효했다. 레페리는 창업주이자 전 대표인 최인석 레페리 이사회 의장의 주최로 지난 2017년부터 재무제표 교육을 추진했다. 매출이익을 기준으로 자사 실적을 분석하는 교육이다. 100만원을 팔면 실제 얼마의 이익이 남는지를 세부적으로 공유했다. 레페리는 직원 인센티브 기준도 매출이 아닌 매출이익을 기준으로 집행하고 있다.
레페리는 직원 전원에게 월별 실적을 세부항목까지 공개하고 있다. 최인석 의장은 "스타트업은 매출이익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장기간 강조해왔다"며 "이를 통해 협력사와의 가격 협상시 네고를 하더라도 리쿱(recoup)을 하려는 인식이 생겼고 신사업 추진 시 매출이익을 먼저 생각하고 기획하는 등 구성원 사이에서 이익을 단단하게 챙기려는 습관이 생기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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