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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문 두드리는 뷰노, 전방위 '영토 확장' 드라이브 첫 FDA 허가, 美 진출 신호탄…생체신호 앞세워 국내 사업도 본격화

차지현 기자공개 2023-10-16 12:53:01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2일 0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공지능(AI) 의료 솔루션 업체 뷰노가 미국 진출의 첫발을 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의료영상 제품에 대한 허가를 받으면서다. 규제로 인한 국내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해외 진출을 택했다.

해외는 의료영상 제품을 앞세워 영토 확장에 나서는 동시에 국내의 경우 생체신호 제품을 중심으로 입지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올 초 외부 인력을 영입하고 조직을 개편하며 재정비를 마쳤다. 향후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규제에 발목 잡힌 의료영상, 해외서 승부 본다

뷰노는 최근 AI 기반 뇌 정량화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브레인'이 FDA 인증(510k Clearance)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뷰노 제품 통틀어 첫 FDA 인증 획득 사례다.

뷰노메드 딥브레인은 딥러닝을 기반으로 뇌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영상을 분석하는 기기다. 뇌 영역을 100여개 이상으로 분할한 뒤 각 영역의 위축 정도에 관한 정보를 1분 내로 제공한다. 의료진의 알츠하이머성 치매, 혈관성 치매 등 주요 퇴행성 뇌질환 진단을 보조한다.


뷰노 제품은 크게 △의료영상(진단 보조) △생체신호(예후·예측)로 나뉘는데, 의료영상 제품은 보험수가 적용을 받지 못해 국내 사업을 추진하는 데 한계가 많았다. 컴퓨터단층촬영(CT), 엑스레이, 자기공명영상장치(MRI) 등의 진단을 '보조'하는 제품으로 분류돼 기존 의료행위와 구분이 어려웠던 탓이다. 뷰노메드 딥브레인은 의료영상에 속한다.

이번 FDA 허가로 의료영상 제품의 활로를 모색하게 됐다. 미국 AI 진단 시장은 국내보다 규모도 훨씬 크고 규제 부담도 낮다. 특히 지난 2021년과 올해 FDA가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를 연이어 승인하며 진단 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뷰노는 뷰노메드 딥브레인을 통해 퇴행성 뇌질환 조기 진단 시장을 공략한다. 전 세계 퇴행성 뇌질환 진단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4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관건은 해외에서 낮은 인지도 끌어올리기다. 의료기기 사업의 핵심은 인허가 이후 보수적인 병의원을 뚫는 것이다. 현재 해외 시장에서 뷰노 브랜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편이다. 뷰노메드 딥브레인이 뷰노 브랜드를 미국에 알리는 첨병 역할을 할 전망이다.

뷰노는 경쟁 제품 대비 빠른 분석 속도를 차별점으로 내세워 시장 점유율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미국 시장에서 경쟁 제품으로 꼽히는 뇌질환 조기진단 제품 '뉴로퀀트'는 환자의 뇌 MRI 영상 분석에 최소 10분이 소요된다. 반면 뷰노메드 딥브레인은 1분 내 정량화 정보를 제공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국내·해외 투 트랙 공략…내년 흑전 기대감↑

이와 함께 국내 사업에도 속도를 낸다. 국내 시장의 경우 사업 초장기부터 연구개발을 지속해 온 생체신호 제품을 중심으로 입지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정부 규제 완화에 따라 '기존 의료진이 할 수 없는 새로운 의료행위'는 신의료기술평가 전 건강보험 등재 절차에 바로 진입할 수 있다. 생체신호 제품은 새로운 의료행위로 인정된다.

AI 기반 심정지 예측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카스'가 생체신호 제품이다. 생체 활력 징후 데이터를 활용해 환자의 24시간 내 심정지 발생 위험도를 제시하는 게 특징이다. 지난해 국내 AI 의료기기 중 처음으로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대상으로 선정됐다. 작년 8월부터 최대 3년간 비급여로 시장에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매출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1월엔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을 겨냥한 생체신호 제품도 내놨다. 휴대용 심전도 측정 의료기기 '하티브'가 그 주인공이다. 양손으로 잡고 발목에 접촉하면 6개 센서가 심전도를 측정하고 AI로 분석하는 방식이다. 기업·병원 간 거래(B2H)에 한정돼 있던 사업 구조를 확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앞서 뷰노는 올 초부터 외부 인력을 영입하고 연구개발 조직을 개편하는 등 재정비를 완료했다. 지난 4월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김준홍 전무를 영입했다. 2021년 상장 이전부터 CFO를 맡았던 이상진 전무가 지난해 퇴사한 뒤 1년 만에 새로운 인력을 채용했다. 김 전무는 금융권부터 대기업, 헬스케어 업종까지 다양한 업종에서 기업설명회(IR) 및 재무 관련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연구개발 조직 전열도 가다듬었다. 의료음성 기술을 관련 기업을 영위하는 퍼즐에이아이에 넘기고 대표집행임원 산하 기업부설연구소 아래에 있었던 음성사업본부를 없앴다. 강점을 지닌 분야에 역량을 한데 모아 성장을 가속화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다.

향후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뷰노는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4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1억원보다 네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내년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상반기 영업손실은 전년보다 소폭 줄어든 101억원이었다.

뷰노 관계자는 "뷰노의 첫 FDA 인증 제품인 뷰노메드 딥브레인은 당사의 미국 시장 공략 초석이 될 것"이라며 "현지 의료기관 대상 영업과 마케팅을 강화해 신속한 시장 진출을 도모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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