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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3]유럽신한은행, 배터리 중심 기업금융 '드라이브'(11)초격차 위한 금융 서비스 지원, EU 권역 내 자유로운 마케팅·영업 '강점'

프랑크푸르트(독일)=김서영 기자공개 2023-10-25 07: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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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랜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3일 10: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독일 유럽신한은행이 한국계 배터리 기업을 중심으로 기업금융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과거 유럽에서 수출입거래 중심의 외환센터 역할이 강조됐다면 최근 들어 외환 비중이 줄어든 대신 유럽에 진출한 국내 배터리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유럽신한은행은 신한네트워크 가운데 유일한 법인 형태로 운영돼 유럽연합(EU) 권역에서 자유롭게 마케팅과 영업을 할 수 있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탄탄한 영업력을 바탕으로 동유럽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을 대상으로 한 딜 소싱과 거래처 관계 확대에 정성을 쏟고 있다.

◇외환 업무 축소→배터리 기업 금융지원 '확대', 강점 살린다

신한은행은 유럽 지역에 촘촘한 네트워크를 구축해뒀다. 런던지점은 물론 폴란드와 헝가리에 사무소 형태로 진출해 있다. 이 가운데 유럽신한은행은 유일한 법인으로 EU 권역 내에서 마케팅과 영업 활동이 보장된다. EU 권역 채널들과 활발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유럽신한은행은 "법인이 가진 강점을 바탕으로 한국계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유럽 기업에 대한 재생에너지 사업, IB 여신 등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 유럽신한은행 사무실 입구 모습

최근 유럽신한은행이 강점을 발휘할 기회가 돌아왔다. 바로 한국 배터리 업체가 유럽 생산 공장을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발맞춰 관련 소재 및 부품, 지원업체들도 기존 설비를 확장하거나 새로 진출하고 있어 이들에 대한 금융지원이 화두로 떠올랐다.

유럽신한은행의 역할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과거에는 유럽지역 내 기업금융 지원과 수출입거래 중심의 외환센터 역할을 담당했다. 최근에 와서는 자금세탁방지(Anti Money Laundaring) 업무가 강화되면서 외환 업무 비중이 줄었다. 국내 배터리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가 그 자리를 채웠다.

유럽신한은행은 2014년 폴란드 사무소를 설립, LG전자와 LG화학(현 LG에너지솔루션) 협력사에 대한 기업금융 제공을 시작했다. 그후 체코나 슬로바키아, 헝가리 등에 둥지를 튼 현대차그룹, 삼성SDI, SK온의 협력사까지 영역을 확대하며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유럽신한은행은 유럽이 주목하는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금융을 확대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2차전지, 전후 재건 사업, 탈탄소, 수소,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산업이 그 대상이다. 올해 상반기 오한섭 신한은행 CCO(Chief Credit Officer·여신그룹장)가 폴란드와 헝가리에 방문해 기업금융에 힘을 실었다.

유럽신한은행은 동유럽 배터리 기업 지원을 위한 정책적 뒷받침도 강조했다. 은행 입장에선 개별기업의 매출이 적거나 손실을 내고 있는 경우 대출 지원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한국계 은행이 지원하지 못하는 부분을 외국계 은행이 지원하는 현실이다. 미래 산업 성장을 위해 개별 은행 이외에 보증기관과 정책기관이 힘을 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유럽신한은행은 "한국계 배터리 산업 밸류 체인이 동유럽에서 규모를 확장하는 추세에 맞춰 최근 두 건의 대출을 실행했다"며 "이들 기업이 전 세계적인 초격차를 이뤄내는 데 헝가리 사무소와 협업해 열심히 발로 뛰며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업금융 강화 속 안정적인 건전성 관리…'딜 소싱' 집중

국내 배터리 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선 경제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유럽신한은행은 작년 EU 금리 인상에 맞춰 선제적인 대응에 나섰다.

유럽신한은행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권역 내 한국계 기업이 밀집해 있는 지역에 추가 사무소를 열어 이들과 기민하게 소통했다. 이를 통해 유럽 이외 지역에서 자금을 조달할 기회를 발굴해 소규모로 운영해오던 콜론(타은행 대여금)을 확대해 운영하게 됐다.

기업대출의 경우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불과 1년 새 기업들이 부담해야 하는 이자비용이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이 금리가 높은 달러 대출을 중심으로 차입금을 축소해 나가는 모습을 보인다. 현재 금리 상황이 지속되면 더욱 적극적으로 차입금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유럽신한은행은 런던 지점과의 협업, 본사와의 소통으로 자금 조달과 대출에 따른 어려움을 최소화한다는 입장이다.

유럽신한은행은 "작년 하반기 이후 금리 상승기를 맞아 안정적인 자금 조달과 운영을 위해 매일 유동성 비율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재무팀, 영업팀이 주 1회 이상 회의를 하고 필요할 때 본점과 런던 지점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유럽신한은행은 건전성에 대해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1994년 설립 이래 연체율 0%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기록을 이어나가기 위해 더욱 촘촘한 모니터링 중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신한은행은 호실적으로도 주목받았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수익은 237억원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으로는 44억5000만원을 달성했다. 유럽신한은행은 영업력을 바탕으로 수익을 더욱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동유럽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 방문 횟수를 늘리고 네트워킹을 통한 딜 소싱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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