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성장 로드맵]모비릭스, 덩치 커졌지만 적자 '옥에 티'캐주얼게임 다작으로 승부수, 매출 고공성장 성과…신작 흥행 중요해져
황선중 기자공개 2023-10-19 13:07:39
[편집자주]
게임산업은 역동적인 생태계다. 오랜 개발 끝에 내놓은 게임이 흥행하면 단기간에 고공성장을 이뤄낼 수 있지만, 반대로 지지부진한 성과를 거둔다면 장기 침체에 시달릴 가능성도 있다. 그만큼 국내 게임사는 때로는 과감하게, 때로는 신중하게 저마다의 성장 전략을 구상한다. 성과 부진을 이겨내지 못하고 노선을 선회하는 게임사도 존재한다. 더벨은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는 국내 게임사의 성장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7일 17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비릭스가 눈부신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모바일 캐주얼게임을 공격적으로 출시하며 해마다 사상 최대 매출고를 경신하고 있다. 이용자의 과금을 기반으로 하는 결제수익이 새로운 자양분 역할을 하고 있다.하지만 어두운 측면도 있다. 외형 성장의 반대급부로 수익성은 흔들리고 있다. 꾸준한 매출 증가 속에서도 영업이익은 지속해서 감소하더니 올해를 기점으로 적자로 돌아선 상태다. 기업의 재무건전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현금창출력마저도 불안한 흐름이다.
시장에서는 덩치가 커지면서 겪는 일시적인 '성장통'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하지만 향후 모비릭스 신작 게임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경우에는 적자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임중수 대표, 캐주얼게임 '다작'으로 승부수
2004년 3월 설립된 모비릭스는 모바일 캐주얼게임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캐주얼게임은 간단한 조작으로 짧은 시간에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총칭한다. 세부적으로는 퍼즐, 보드, 카드, 액션, 스포츠,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종류가 존재한다. 이용자 진입장벽이 높지 않아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가 많다.
모비릭스 경영은 창업주인 임중수 대표가 책임지고 있다. 1971년생인 임 대표는 한남대 물리학과 출신의 모바일게임 개발자다. 2004년 국내 게임시장 '대세'가 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갈 것을 예견하고 모비릭스를 창업했다. 모비릭스(Mobirix)라는 사명도 모바일(Mobile)과 매트릭스(Matirx)를 결합해 지었다.
임 대표의 성장 전략은 '광고수익 극대화'였다. 광고수익은 게임 화면에 광고를 노출해 주는 대가로 광고료를 받는 구조다. 캐주얼게임 특성을 고려한 판단이었다. 캐주얼게임은 다양한 이용자를 비교적 손쉽게 확보할 수 있지만, 반대로 이용자의 충성도는 떨어지는 편이다. 게임에 과금하지 않는 이용자가 많지 않다는 뜻이다.
임 대표는 광고 매출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캐주얼게임을 공격적으로 출시했다. 광고 수익은 이용자 규모에 좌우되는 만큼 이용자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현재 모비릭스가 서비스하는 게임 수는 무려 200종이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캐주얼게임은 여타 장르에 비해 개발 기간이 짧아 다작이 가능한 편이다.
◇캐주얼게임에서 벗어나 미드코어게임까지 도전
최근에는 '결제수익 극대화'에도 집중하는 모습이다. 결제수익은 게임 이용자의 현금 결제를 기반으로 한다. 게임 재화를 현금으로 판매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선 돈을 써야만 하는 '페이투윈(Pay to Win)' 개념이 여기서 나왔다. 캐주얼게임의 경우에는 광고를 보이지 않게 하는 조건으로 이용자의 과금을 유도한다.
결제수익을 키우고 있는 만큼 캐주얼게임 일변도에서 벗어나 미드코어게임 개발에도 신경 쓰고 있다. 미드코어게임은 오랜 개발 기간이 소요되는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같은 하드코어게임과 캐주얼게임의 중간 단계에 있는 게임이다. 캐주얼게임에 비해 이용자의 충성도가 높아 결제수익을 거두기 용이하다.
임 대표의 전략은 적중하는 양상이다. 모비릭스는 해마다 창사 이래 최대 매출(연결)을 경신하고 있을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506억원으로 사상 최대 매출고를 올렸던 지난해 상반기보다 64.2% 증가했다. 하반기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진다면 올해도 사상 최대 매출고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광고수익과 결제수익 추이를 비교하면 모비릭스 매출구조 변화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3년 전인 2020년 매출비중을 살펴보면 △광고수익 66%(288억원) △결제수익 31%(135억원)이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매출비중은 △결제수익 79.1%(400억원) △광고수익 19.9%(100억원)로 눈에 띄게 달라졌다.
◇적자 전환은 불안 요인…신작 흥행 중요성 커져
다만 눈부신 성장의 이면에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빠르게 늘어나는 매출과 대조적으로 수익성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2020년 영업이익률은 23.4%에 달했지만, 올해 상반기 마이너스(-) 4.7%까지 떨어졌다. 3년 연속으로 수익성이 나빠지더니 올해를 기점으로 적자로 돌아선 상황이다.
나아가 현금창출력도 둔화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순유출(-) 37억원으로 나타났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순유출이라는 것은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실질적으로 벌어들인 현금이 없다는 뜻이다. 그만큼 기존 보유한 현금성자산으로 운영자금을 충당해야 한다. 현금성자산이 바닥나면 외부 자금을 끌어와야 한다.
시장에서는 수익성 부진의 배경에 결제수익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드코어게임으로 결제수익은 늘어났지만, 반대급부로 개발비 부담도 한층 커졌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만큼 향후 모비릭스 신작 게임이 흥행한다면 일시적인 '성장통'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작 게임이 흥행에 실패한다면 적자 구조는 한동안 지속될 수도 있다.
더벨은 모비릭스에 향후 성장 전략을 묻고자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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