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경영 리뷰]HD한국조선해양, 차세대 선박연료 석권 '한 걸음'ESG 중대이슈에 친환경 기술 새롭게 선정… 3대 미래연료 중 2개 ‘최초’ 레코드
강용규 기자공개 2023-10-19 07:34:38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7일 14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선두권 조선사들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에서 국제해사기구(IMO)의 2050년 온실가스 감축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탈탄소 선박을 개발한다는 공통과제를 안고 있다. 조선업계에서는 메탄올·암모니아·수소로 차세대 선박연료의 풀을 좁혔다.다만 이 3가지 연료 중 무엇이 미래 선박연료시장의 패권을 잡을지 아직 알 수 없다. 결국 가장 먼저 3가지 연료의 추진선박 기술을 모두 보유한 조선사가 미래 선박시장 선점 경쟁에서 우위에 설 것이라고 전망할 수밖에 없다. 현재로서는 HD한국조선해양이 가장 앞서 가는 모양새다.
◇친환경 기술, HD한국조선해양의 ESG 중대이슈로
HD한국조선해양이 올해 발간한 2022년 지속가능경영 통합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ESG 경영의 핵심 중대이슈로 △산업안전보건 △노사협력 △디지털 전환 △공급망 ESG관리 △친환경 기술 △기업지배구조 등 6가지가 선정됐다.
6개 중대이슈 중 노사협력과 공급망 ESG관리, 친환경 기술은 올해 새롭게 선정된 이슈다. 특히 조선업계의 시선은 친환경 기술에 집중된다. 이 이슈는 조선사들에게 ESG가 단순한 비재무적 정성평가가 아닌 재무적 정량평가이기도 한다는 점을 입증하는 이슈라는 점에서다.
세계적으로 공해(어떤 국가에도 소속되지 않은 바다)를 항해하는 400톤 이상의 상선은 모두 국제해사기구(IMO)에 등록돼 IMO의 해상 환경규제에 영향을 받는다. 사실상 거의 모든 선박이 여기에 해당된다.
IMO의 환경규제는 질소산화물, 황산화물에 이어 온실가스를 감축 목표로 지정하고 있는데 2050년의 감축 목표가 2008년 대비 50%에서 70%로, 최근 100%로 갈수록 강력해지고 있다. 이는 곧 조선사가 강력해지는 환경규제에 대응 가능한 선박을 만들지 못하면 미래 선박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미래 선박시장이라고는 하지만 그다지 먼 미래가 아니다. 선박의 내구연한이 보통 25~30년, 수리·정비를 잘 한다면 40년 이상도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IMO의 2050년 온실가스 감축규제는 조선사들에게 ‘발등의 불’이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조선업계에 탈탄소 선박 솔루션을 요구하는 해운업계의 압력이 거세다.
이를 고려하면 HD한국조선해양이 친환경 기술을 올해 ESG 경영의 중대이슈로 꼽은 것은 당면한 생존과제의 해결을 천명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온실가스를 저감하는 연비 최적화 및 부가기술을 개발 중”이라며 “암모니아, 메탄올, 수소와 같은 친환경 연료로의 전환과 신선종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탄올 최초, 암모니아는 곧 최초… 수소는 건조기록 확보 ‘속도’
지난 2016년 HD한국조선해양은 세계 최초의 메탄올 추진선의 인도에 성공했다. 메탄올은 커녕 LNG조차 아직 친환경 선박연료시장의 대세가 되기 전이었다. 발빠르게 미래 선박연료시장의 선점 기회를 잡은 HD한국조선해양은 메탄올이 차세대 선박연료의 3대 핵심연료 중 하나로 자리잡은 현 시점에서 글로벌 메탄올 추진선 수주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차세대 선박연료와 관련해 HD한국조선해양의 다음 마일스톤은 암모니아가 될 공산이 크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3월 벨기에 해운사로부터 4만5000CBM(입방세제곱미터)급 중형 LPG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 그런데 최근 이 2척의 선박에 암모니아를 선박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 추진엔진을 적용하는 내용의 재계약을 맺었다.
이 선박은 HD한국조선해양의 조선 자회사들 중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해 2026년 5월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예정대로 인도된다면 세계 최초의 암모니아 추진선이 된다. HD한국조선해양으로서는 수소 추진선의 건조 레코드만 남겨두게 되는 것이다.
수소를 연료로 활용하는 방법에는 2가지가 있다. 하나는 수소를 직접 연소하는 것, 다른 하나는 연료전지의 발전원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 중 연료전지 방식은 유럽에서 액화수소를 활용한 선박의 첫 사례가 등장하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양쪽 모두를 겨냥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자체개발 선박엔진 ‘힘센엔진(HiMSEN Engine)’의 수소·LNG 혼소(혼합연소) 성능에 대한 검증을 마쳤다. 이를 바탕으로 2025년에는 완전히 수소로만 연소하는 엔진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근에는 글로벌 연료전지 선도기업 엘코젠에 640억원을 투자해 대용량 연료전지시스템의 개발을 더욱 가속화하기로 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차세대 선박연료들은 모두 현재 일상에서 주로 쓰이는 연료들이 아닌 만큼 3대 핵심연료도 어느 한 연료가 대세로 자리잡기보다는 모든 솔루션이 동시에 활용되는 과도기를 거칠 공산이 크다”며 “조선사로서는 3개 연료의 추진선박 솔루션을 모두 보유하고 건조실적을 쌓아야 미래 선박시장의 선점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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