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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계열 VC 톺아보기]'AUM 1조' 시대 하나벤처스, 심사역 20명까지 확충④모기업 간섭 최소화·창립멤버 '타이틀' 강조 전략...논공행상 승진·보상 체계 구축

이기정 기자공개 2023-10-23 08:25:37

[편집자주]

2017년까지만 해도 은행 계열 벤처캐피탈(VC)은 KB인베스트먼트 한 곳에 불과했다. 2018년부터 금융지주사가 수익 다각화 차원에서 VC를 신규로 설립하거나 M&A에 나섰다. 올해 우리금융지주가 다올인베스트먼트를 인수하면서 주요 금융지주사는 모두 VC를 계열사로 거느리게 됐다. 금융지주 산하 VC는 은행이라는 강력한 계열사의 지원을 등에 업고 빠른 속도로 AUM을 키워나가며 업계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더벨은 약진하고 있는 은행 계열 VC의 성장 전략과 차별화 포인트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9일 14: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VC) 채용은 공개채용보다는 수시 채용을 통해 알음알음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VC간 이직도 다른 업계 대비 활발한 편이다. 인기있는 하우스로 인식되면 입사 희망자들이 줄을 서지만 반대로 나쁜 이미지가 찍히면 인력 이탈이 급격하게 발생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하나벤처스의 심사역은 2018년 설립 당시 김동환 전 하나벤처스 대표, 강훈모 상무 등 2명에서 현재 13명까지 6배 넘게 증가했다. 인원 확충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은 하나금융그룹 계열사라는 후광과 신생 VC의 장점을 적극 어필했기 때문이다.

내년 운용자산(AUM) 1조원 돌파를 목표로 하는 하나벤처스는 심사역만 20명을 확보해 톱티어 하우스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대형 VC 도약에 앞서 전문성을 갖춘 직원을 보강해 튼튼한 내실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임직원 6명→29명...신생 VC 강점 부각해 인재 확보

하나벤처스 임직원(비상근 임원 포함)은 2018년말 기준 6명을 시작으로 △2019년 16명 △2020년 22명 △2021년 24명 △2022년 29명까지 늘어났다. 매년 경영진은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지만 일반 직원들의 증가폭이 컸다. 2018년 2명에 불과했던 일반직원은 2022년 23명까지 늘어났다.

설립 초기 하나벤처스가 다른 VC와 비교해 내세울 수 있었던 강점은 하나금융의 계열사라는 점 뿐이었다. 대기업 소속이라는 것은 분명한 이점이지만 벤처캐피탈리스트들에게는 크게 매력적인 부분은 아니었다. 이미 업계에 KB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대기업 계열 VC가 즐비했기 때문이다.


투자 과정에서 모기업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우려 요소였다. 실제 대기업 계열 VC에게는 암묵적인 제한 요소가 있다. 먼저 투자 과정에서 수익률과 함께 사회적 가치 실현 등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또 아무리 큰 수익이 기대되더라도 사회적 이슈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는 투자가 제한된다.

VC업계 관계자는 "공공성이 강한 은행지주 산하의 VC는 다른 대기업 계열 VC보다 더 많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며 "심사역 입장에서는 투자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 늘어나기 때문에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원을 모집할 유인 요소가 필요했던 하나벤처스는 투자 과정에서 모기업 영향에서 자유롭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투자심의위원회는 하나벤처스의 임원 및 핵심운용인력으로만 구성돼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수행하고 있다.

더불어 하나벤처스는 신생 VC라는 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부각했다. 기득권 세력이 없기 때문에 눈치를 보지 않고 꿈꿔왔던 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실력만 입증하면 빠른 승진이 가능하다는 부분을 강조했다.

◇중견 VC 도약 이끈 '임원·심사역' 대거 승진

하나벤처스는 어려운 선택을 내린 직원들에게 명확한 '논공행상'으로 보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22년 강훈모, 강문수, 신재호 이사가 나란히 상무로 승진했다. 강훈모 상무와 강문수 상무는 투자본부, 신재호 상무는 경영지원본부를 이끌고 있다. 당시 경영진 뿐 아니라 일반 직원들의 승진도 대거 이뤄졌다. 투자본부에서 김성령, 장효성 심사역이 각각 책임심사역, 선임심사역으로 승진했다.

올해 인사에서도 심사역들이 다수 승진했다. 장준호 수석심사역이 이사로, 이강훈 책임심사역과 조수진 선임심사역이 각각 수석, 책임심사역으로 올라섰다.

그간 인력 이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20년과 2021년 각각 4명이 퇴사했다. 이중 투자본부 이탈자는 2명이었다. 이들은 하나벤처스를 떠나 CVC와 스타트업으로 둥지를 옮겼다. 나머지 퇴사자는 지원본부와 경영전략본부 직원 소속이다.

하나벤처스 관계자는 "최근 인사 특징은 중견 VC 도약에 기여한 인물들이 다수 승진했다는 것"이라며 "투자본부 퇴사자는 개인 사정 등 이유로 퇴사한 것으로 회사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튼튼한 투자본부 라인업 구축, 직원 친화적으로 성과 보수 체계 개편

하나벤처스에는 현재 13명의 심사역이 근무하고 있다. 내년에는 이를 20명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운용자산 1조원을 목표로 하는 만큼 이에 걸맞은 운용인력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하나벤처스는 강훈모, 강문수 상무를 필두로 튼튼한 투자본부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젊지만 전문성을 갖춘 심사역들이 다수 포진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 심사역들은 회계사, 변리사, 약사, CFA(국제세무분석사) 등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증권사부터 특허법인, VC, 제약사, 대기업 등 출신도 다양하다.

하나벤처스는 현재 수시로 인원을 채용하고 있다. 다음달에도 추가로 1명의 심사역이 하나벤처스에 합류할 예정이다. 하나벤처스가 목표로 하는 인재는 신입 과정을 벗어난 주니어 심사역이다. 하나벤처스의 미래를 이끌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하나벤처스는 우수한 인재 영입을 위해 다방면에서 노력하고 있다. 우선 기본급이 업계 중상위권으로 높은 편이다. 여기에는 하나벤처스에서 아직 투자 성과급이 발생하고 있지 않은 이유도 포함됐다. 다만 경영성과급을 꾸준하게 지급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임금이 적지는 않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회수 실적이 쌓이면서 성과 보수 체계도 개편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투자를 직접 발굴하고 관리하고 있는 심사역들에게 친화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VC업계 관계자는 "인력 이탈이 많은 하우스들의 공통적인 특징 중 하나는 성과 비율 체계가 심사역보다는 회사나 경영진에게 유리하다는 것"이라며 "최근 업계에서도 이같은 점을 인지하고 심사역에게 친화적인 방식으로 성과보수 체계를 바꾸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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