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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계열 VC 톺아보기]하나벤처스, 그룹 순익 기여 '걸음마'...시너지효과 '괄목'⑤당기순익 20억~60억 수준, 투자기업-계열사 연계로 존재감↑

이기정 기자공개 2023-10-25 08:10:51

[편집자주]

2017년까지만 해도 은행 계열 벤처캐피탈(VC)은 KB인베스트먼트 한 곳에 불과했다. 2018년부터 금융지주사가 수익 다각화 차원에서 VC를 신규로 설립하거나 M&A에 나섰다. 올해 우리금융지주가 다올인베스트먼트를 인수하면서 주요 금융지주사는 모두 VC를 계열사로 거느리게 됐다. 금융지주 산하 VC는 은행이라는 강력한 계열사의 지원을 등에 업고 빠른 속도로 AUM을 키워나가며 업계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더벨은 약진하고 있는 은행 계열 VC의 성장 전략과 차별화 포인트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0일 14: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그룹의 12번째 자회사인 하나벤처스는 설립 3년차부터 흑자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연간 당기순이익은 20억~60억원 수준으로 실적 기여도가 큰 편은 아니다.

다만 하나벤처스는 실적 외적인 부분에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특히 하나벤처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기업들이 하나카드와 하나캐피탈, 하나증권 등 다른 계열사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며 시너지가 창출되고 있다. 이는 하나금융에서 당초 하나벤처스에 기대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창립 3년차 첫 흑자 달성...계열사 출자 펀드 운용해 성장 보조

하나벤처스는 2018년 경영실적으로 매출 5000만원과 당기순손실 1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이듬해 매출은 17억원까지 증가했지만 순손실 규모도 14억원으로 확대됐다.

하나벤처스는 2020년 첫 흑자를 기록했다. 매출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87억원, 30억원이다. 이어 2021년 매출과 순이익으로 각각 160억원, 55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약 84%, 83% 증가했다. 2022년 잠시 주춤해 매출과 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각각 6%, 58% 감소한 150억원, 23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하나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은 3조6212억원으로 이중 하나은행의 비중이 3조1117억원으로 85% 이상을 차지한다. 비은행 계열사 중에서는 하나캐피탈의 실적 기여가 8%(3000억원)로 가장 높다. 하나벤처스의 비중은 0.0006% 수준이다.

다만 금융지주 기여도를 단순 실적만 놓고 판단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하나벤처스에서 그룹 계열사로부터 출자를 받아 펀드를 운용 중이기 때문이다. 하나벤처스가 현재까지 결성한 11개의 블라인드 펀드 중 9개가 그룹 계열사가 출자한 펀드다. 이중 4개의 펀드는 계열사 출자 100%로 만들어졌다.

계열사들은 하나벤처스가 우수한 회수 성과를 기록하면 덩달아 투자 실적을 올릴 수 있다. 하나벤처스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실적 기여를 하고 있는 셈이다.

하나벤처스 관계자는 "현재 회수 실적이 쌓이고는 있지만 본격적인 실적 성장은 2년은 지나야 가능할 것 같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체적인 실적만으로도 하나금융에 기여할 수 있도록 목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피알·비즈플레이·나이스그룹과 그룹 계열사 사업 연결 '효자'

하나벤처스는 하나금융에서 기대했던 시너지 측면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창출하기 시작했다. 특히 다른 하나금융 계열사와 투자 기업과의 관계 형성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뷰티 테크기업 '에이피알'과의 인연이다. 에이피알은 하나벤처스가 2021년 투자한 기업이다. 2022년 후속 투자를 진행해 총 4.2% 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누적 투자액은 150억원 수준이다.

에이피알은 2020년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다 철회한 경험이 있다. 잇따른 투자유치로 최대주주의 지분이 상당 부분 희석됐기 때문이다. 하나벤처스는 에이피알의 고충을 파악하고 구원투수로 나섰다. 지분 투자와 함께 상장 관련 업무를 하나증권과 연결했다.

이에 에이피알은 하나증권을 공동 상장주관사로 선정하고 다시 한번 상장에 도전하고 있다. 목표 시장도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바꿨다. 현재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제출하고 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단계다. 이르면 연내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 수익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하나벤처스는 '하나콜라보프리아이피오'와 '하나비욘드파이낸스펀드'를 활용해 에이피알에 투자했다. 프리아이피오펀드과 비욘드파이낸스펀드는 각각 하나캐피탈과 하나은행이 출자한 펀드다. 현재 기업가치 기준으로 단순 계산해도 멀티플 3배 이상의 성과가 기대된다.

이뿐 아니라 하나카드가 에이피알의 대표 브랜드 메디큐브와 제휴를 맺기도 했다. 메디큐브는 민감한 피부를 가진 사람들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화장품을 만드는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다.

또 다른 사례로는 B2B 경비지출 전문 기업 비즈플레이가 있다. 비즈플레이는 올초 하나벤처스로부터 100억원을 투자받은 스타트업이다. 비즈플레이는 현재 하나은행과 하나카드 등과 사업 연계를 논의 중에 있다.

최근 투자한 나이스엔써의 모회사 나이스그룹과의 협업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나이스그룹은 이번 투자유치를 계기로 하나금융과의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업을 계획하고 있다.

VC업계 관계자는 "VC의 가치는 단순하게 실적 기여에 국한되지 않는다"며 "거시적인 관점에서 유망 기술과 기업을 사전에 파악하고, 해당 기업에 투자해 먼저 관계를 쌓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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