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 Briefing]현대모비스, 주목해야할 非현대차 수주매출 상승세, 기여도 높았던 해외 성과…타기업 추가 수주 노린다
허인혜 기자공개 2023-10-30 11:24:02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7일 15: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조기업 그룹 계열사들은 하나의 딜레마에 빠지기 쉽다. 계열사 의존도다. 각 계열사 별로 역할이 확실하고 그래서 공급망이 단단하게 갖춰진 기업일 수록 더 그렇다. 현대차그룹이 대표적이다. 현대차그룹의 계열사들은 홀로서기에 분주하다. 의존도를 축소하는 건 곧 현대차와 기아의 매출 비중을 낮춘다는 의미다.하지만 현대차와 기아에 덜 팔 수는 없다. 의존도를 낮추려고 매출액 자체를 줄이는 선택을 할 이유도 필요도 없어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다른 기업을 통한 매출액 확장이다. 현대모비스가 3분기 경영실적 보고서에서 폭스바겐 등 비(非) 현대차그룹 기업 수주에 밑줄을 그은 것도 이때문이다.
◇주요 부문별 매출 모두 상승
현대모비스는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하고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9.8% 늘어난 6902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14조2302억원으로 3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7.0% 상승했다.
부문별로는 모듈·핵심 부품 부문이 11조4571억원의 매출로 전년 동기보다 8.1% 증가했다. 전동화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9.3% 늘어난 2조7236억원이다. A/S 사업도 전년 대비 2.7% 증가한 2조7732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완성차로의 핵심 부품 공급 증가와 전동화 물량 확대, 제품 믹스 개선 등이 견인했다. 연구개발비가 늘었지만 물류비 정상화와 A/S 사업 호조, 지역별 판매가격 현실화가 영향을 미쳤다고 현대모비스는 밝혔다.
연구개발(R&D) 투자비용은 3분기 말을 기준으로 1조6407억원이다. 지난해 말에는 1조3709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자본적 지출(CAPEX)은 눈에 띄게 늘었다. 북미 전동화 투자 금액인 1조580억원이 더해진 여파로 보인다. 지난해 한해 CAPEX는 1조476억원으로 나타났는데 올해는 3분기까지 2조6406억원으로 급증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2월 발표한 주주가치 제고정책에 따라 자사주 1500억원을 매입 완료했다. 매입분은 내달 1일 전액 소각될 예정이다.
◇유럽 등 해외 매출비중 확대…폭스바겐 등 타기업 수주 '박차'
현대모비스는 3분기 보고서에서 현대차와 기아 대상의 매출을 별도로 공개하지는 않았다. 지역별 매출액은 공개했는데 이중 국내 매출액의 비중을 참고할 만 하다. 해외 매출액은 타 회사의 신차용 부품(OE) 매출이 섞여있지만 국내 매출액의 경우 사실상 대부분 현대차그룹에서 나온다.
올해 3분기 말을 기준으로 현대모비스의 한국 매출액은 7조3231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는 6조6218억원으로 절대값은 늘었다. 비율을 따져보면 지난해 3분기 각 지역별 전체 매출액의 합계는 13조2955억원으로 국내 매출액 비중은 49.80%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매출합계는 14조2303억원이다. 한국에서의 매출액 비중은 전체의 51.46%다. 큰 폭의 등락 없이 흐름을 유지한 셈이다.
그 사이 다른 지역의 매출 비중은 상승하고 있다. 눈여겨봐야할 곳은 유럽이다. 지난해 3분기를 기준으로 1조6281억원의 매출로 기여도는 12.25%다. 올해 3분기 매출액은 1조8070억원으로 전체 대비 비율은 12.70%다. 소폭이지만 유의미한 상승이다. 특히 유럽은 모듈과 부품매출, A/S 매출이 각각 모두 늘어난 유일한 단일 지역이다.
폭스바겐에 전동화 부품을 대거 수주하는 등 향후 타기업 비중이 높아질 요인도 쌓여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와 기아를 제외한 글로벌 고객사에게서 올해 3분기까지 핵심부품 85억7000달러 규모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초 53억6000달러의 목표 금액을 제시했는데 60%를 초과달성한 셈이다. 독일과 일본 등에서 모빌리티쇼에 참석해 추가 수주를 노리고 있다.
오랜 과제였던 현대차그룹 의존도 낮추기가 점차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는 2009년부터 주요 매출처의 비중을 공시해 왔는데 이때 역시 현대차와 기아의 비중이 70%를 넘는다. 20년 전 증권사 리포트 등을 참고하면 현대차그룹 의존도가 70% 이상으로 굳아진 기간이 20년에 육박한다. 올해 상반기에도 현대차의 매출 비중이 44%, 기아가 35.6%로 비중을 낮추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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