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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지주사전환 중간점검]교보증권 출자…생보업에 쏠린 순익 구조 개선 준비②교보증권 종투사 인가 추진…1조 추가 자금 조달 과제

김형석 기자공개 2023-11-07 07:56:41

[편집자주]

교보생명이 지주사 전환을 꾀하고 있다. 기존 생명보험업을 넘어 손해보험업과 증권, 자산운용 등 새로운 먹거리 확보로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뜻이다. 더불어 FI와의 갈등으로 기업 IPO의 무산, 생명보험산업의 역성장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카드이기도 하다. 더벨은 교보생명의 재무구조와 영업흐름, 지배구조 등을 점검해 향후 교보생명의 지주사 성공가능성을 점쳐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1일 15:0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의 목적은 기업가치 제고다. 기존의 생명보험업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손해보험업과 증권, 자산운용 등으로 다변화하겠다는 의도다.

포트폴리오면에서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은 성공 가능성이 높다. 이미 손보사를 제외한 금융사를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내실이다. 교보생명을 제외하면 보유한 계열사의 규모가 작다. 그룹 전체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 보니 결국 교보생명의 의존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성공적인 지주사 전환을 위해서는 증권 등 보험업을 제외한 계열사의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

대안으로 제시된 방안은 교보증권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인가 추진이다. 프라임브로커리지(PBS) 사업을 통해 장기적으로 증권업을 지주사 핵심 포트폴리오로 성장시킬 수 있다.

◇ 생명보험업 의존성 큰 수익구조

교보생명 기업집단은 총 17개다. 이중 교보생명과 교보증권 등 금융사는 6곳(해외법인 제외 시)이다. 나머지 계열사는 교보문고, 교보리얼코, KCA서비스 등이 있다. 금융지주회사법상 금융지주사는 원칙적으로 비금융사를 거느릴 수 없다. 하지만 이들 계열사는 보험업법에 따라 계열사 보유를 승인받았다. 향후 법적인 문제 소지가 발생하면 교보생명의 계열사로 배치해 신설 금융지주의 손자회사로 두면 된다.

이미 보유한 금융 계열사는 교보증권과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 교보자산신탁, 교보악사자산운용, KCA손해사정, 교보AIM 등이다. 카드·캐피탈 등 여신금융전문금융업과 손보업을 제외하면 다양한 금융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계열사의 규모다. 지난 6월 말 기준 교보생명이 보유한 계열사 전체의 자산규모는 14조853억원이다. 연결재무제표상 교보생명의 총자산(122조399억원) 중 이들 계열사의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1.54%에 불과하다. 나머지 88%가량은 모두 생보업(교보생명 개별재무제표) 관련 자산이다. 순이익 기여도 역시 비슷하다. 이들 계열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익은 773억원(지분법 적용)이다. 이 기간 교보생명 순이익이 6562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순익 기여도는 11.78%에 불과하다.

이는 대표적인 비은행 금융지주사인 메리츠금융그룹과도 비교된다. 메리츠금융이 보유하고 있는 금융사는 6곳이다. 이중 메리츠코린도(메리츠화재 자회사)와 메리츠캐피탈(메리츠증권 자회사)를 제외한 지주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는 4곳에 불과하다.

메리츠금융의 포트폴리오는 주력 계열사인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에 분산돼 있다. 메리츠화재의 자산은 35조7722억원으로 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29%다. 메리츠증권의 그룹 내 자산 비중은 45.02%다. 순익 기여도 역시 두 계열사가 40%가량을 유지하고 있다.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 중 한 계열사가 부진해도 그룹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는 구조다.

◇ 비(非) 보험업 포트폴리오 확보 핵심 축 교보증권

교보생명의 비(非) 생명보험업 포트폴리오 강화의 핵심은 교보증권이다. 교보증권(구 대한증권)은 1949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증권사다. 교보생명은 지난 1994년 교보증권의 지분 73.1%를 인수하며 자회사로 편입했다.

교보증권의 지난 6월 말 기준 총자산은 12조6683억원으로 교보생명 계열사 중 가장 크다.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588억원을 기록했다. 지분법을 적용한 교보증권의 순이익은 446억원이다. 나머지 계열사의 총 당기순익(773억원)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교보생명 내에서의 입지는 크지만 증권업에서의 영향력은 미미하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기준 교보증권의 증권업 순위는 20위다. 생명보험업 빅3인 교보생명과 비교하면 낮은 순위다.

교보생명의 지난 8월 교보증권 유상증자 참여는 이같은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교보생명은 교보증권이 추진하는 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참여했다. 교보생명의 교보증권 지분율은 73.15%에서 84.75%로 늘었다.

교보증권은 이번 증자로 자기자본이 올해 2분기 말 기준 1조6179억원에서 1조8679억원으로 약 15.5% 증가했다. 자본 건전성을 판단하는 지표인 순자본비율(신 NCR) 역시 이 기간 717.1%에서 902.4%로 개선했다.

교보증권은 유증으로 확보한 자금을 종투사 인가에 활용할 계획이다. 종투사업자가 되면 기업 및 헤지펀드에 대한 직접 대출(신용공여)과 증권 대차거래, 자문, 리서치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PBS) 사업 등이 가능하다. 신용공여 한도 역시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늘릴 수 있다. 또종투사 전환 후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을 확보해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를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행어음 사업에도 진출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종투사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하나증권, KB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9개뿐이다.

다만 교보증권이 당장 종투사 인가에 도전하기는 어렵다. 종투사 인가를 위해서는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요건을 갖춰야 한다. 교보증권이 종투사 인가 요건을 갖추기 위해선 최소 1조원 이상의 자금이 추가로 필요하다.

1조원은 교보생명에도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교보생명의 지난 6월 말 기준 이익잉여금은 6조7171억원에 달한다. 다만 당국이 요구하는 건전성 수치를 유지하기 위해선 이익잉여금을 유지해야 한다. 지난 6월 말 기준 교보생명의 신 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은 179.61%(경과조치 적용 전)다. 당국의 킥스비율 권고치인 150% 이상을 유지하면서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은 2조원 수준이다. 이중 일부는 손보사 인수 자금으로도 활용해야 한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교보생명의 경우 비교적 다양한 금융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대부분 규모가 작다"며 "지주사 전환을 통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해선 생명보험업을 제외한 다른 금융사의 규모 확대와 수익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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