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Korean Corporate Global IR]"한국채권 사고 싶어요"…해외투자자 투심 뜨거웠다더벨 '2023 Korean Corporate Global IR' 홍콩에서 개최…국내기업·해외투자자 만남의 장
홍콩=양정우 기자 공개 2023-11-03 07:51:26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2일 17: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리가 글로벌 시장을 뒤흔드는 최대 팩터(Factor)로 자리잡은 시기, 한국물(Korean paper)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관심이 한껏 고조됐다. 채권 시장 '큰손'으로 여겨지는 하우스가 기획재정부의 매크로 시각과 한국물 이슈어들의 발행 전략을 경청하고자 집결했다.홍콩 현지에서 더벨이 주최한 '2023 Korean Corporate Global IR'에는 100여 명의 참석자가 행사장을 메웠다. 현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국내 채권 투자를 시작하려는 글로벌 기관이 현장에서 국내 증권사에게 한국물 중개를 요청했고 오랜 기간 한국물에 투자해온 현지 기관은 포럼에 참석하지 않은 국내 발행사와 접촉 루트를 의뢰하기도 했다.
IR 참석자는 기재부와 발행사의 프레젠테이션(PT)과 '이스라엘-하마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이 화두로 제시된 패널 토론에 귀를 기울였다. 포럼의 마지막을 장식한 건 현지 투자자와 스킨십을 쌓을 기회를 제시하는 일대일(1 on 1) 미팅이었다.
◇글로벌 KP 로드쇼, 다시 홍콩으로…더벨 개최, 국내 유일 13년째 행사
더벨은 2일 홍콩 JW 메리어트호텔에서 '2023 Korean Corporate Global IR'을 열고 한국물 핵심 이슈어의 경쟁력과 중장기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13년째 이어진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다시 글로벌 금융 중심지에서 개최되고 있다.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열렸다가 다시 홍콩을 찾았다.
IR엔 기획재정부와 한국수출입은행, KT, 포스코, SK온, SK E&S, SK브로드밴드, 포스코퓨처엠, KB국민은행 등 한국물 이슈어 9곳이 참석했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한국물에 정통한 국내 IB 실무진도 자리를 함께 했다. 키움증권은 이번 행사에 처음으로 참여했다.
50여 곳의 글로벌 기관 투자자가 모이면서 IR은 성황을 이뤘다. HSBC, MUFG, Citi Group, Guotai Junan Securities, Mizuho, Bank of Taiwan, Millennium Capital Management, CaixaBank, BBVA, CTBC Bank, CCB international, Credit Agricole CIB, ANZ, MY Alpha Management 등이 행사장을 찾아 한국물 이슈어가 설명하는 전략에 귀를 기울였다.
유형철 주홍콩대한민국총영사관 총영사(사진)도 자리를 빛냈다. 유 총영사는 "이번 포럼을 통해 홍콩의 글로벌 투자자가 한국 경제와 기업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이라며 "한국 이슈어 입장에서도 세계적 투자 기관과 직접 대면해 활발하게 소통하는 자리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고조된 여건에서도 한국 경제는 굳건하고 글로벌 기관 투자자의 관심도 여전히 높다"고 덧붙였다.
◇한국 대표 발행사 총출동…50여곳 글로벌 기관, PT 경청
기재부가 PT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미국을 필두로 기준금리를 이례적으로 끌어올렸고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서 발생한 전쟁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다. 경제 활력이 수출에 의존적인 한국의 펀더멘털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기재부는 투자자의 우려를 일축하면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상쇄할 재무적 여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진승우 국제금융과 서기관은 "한국의 외부 건전성(external soundness)은 역사적으로 가장 강력한 수준을 고수하고 있다"며 "정부 부채는 GDP의 50% 중반 수준(선진 경제 평균 112%)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 활력을 제고하고자 실효성있는 범정부 지원에 나서고 있다"며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회복 가속화에 힘을 싣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물 시장의 대표주자인 수출입은행은 PT의 두 번째 순서를 책임졌다. 탄탄한 자본력과 정부 지원 가능성을 토대로 초우량 신용도를 갖추고 있다. 유재연 자금시장단 외화자금1팀 대리는 "올해 9월 말 기준 112억달러에 해당하는 외화 채권을 발행한 건 글로벌 채권 시장에 뿌리내린 강력한 입지를 드러낸 수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시아 발행인으로서 최초의 그린본드를 발행했다"며 "선도적 지위를 유지하고자 200억달러까지 ESG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온은 Global IR에 처음 참석했지만 전기차 섹터의 핫한 인기에 글로벌 기관의 이목이 쏠린 이슈어로 부상했다. PT를 담당한 조현주 팀장은 "SK온은 글로벌 완성차 기업의 적격 공급업체로서 강력한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며 "글로벌 EV 배터리 시장의 80%를 장악한 톱티어 그룹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대규모 수주와 합작 투자를 통해 과감한 확장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PT의 마지막 순서를 담당한 건 국내 3대 통신사인 KT였다. 이정국 자금1팀 대리는 "B2C, B2B 사업이 균형감있게 성장하면서 올해 상반기 연결 서비스 매출액으로 11조7000억원 가량을 달성했다"며 "전년 동기보다 약 4% 성장해 프리미엄 가입자를 중심으로 질적, 양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무 관리에 역점을 두면서 국내 기업 가운데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해외 신용등급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낮아…한국물 블루칩 영향 제한적"
PT 이후 진행된 패널토론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와 지역별 전쟁 등의 대외 변수가 화두로 제시됐다. 전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동결 소식이 전해졌지만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5%를 돌파한 상태다.
우선 금리 향방을 놓고는 올해와 같은 급격한 상승세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무엇보다 그간 금리를 워낙 급격하게 끌어올렸고 이번 Fed의 스탠스는 다소 추가 인상에 주춤한 방향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아구스틴 가르갈로(Agustin Gargallo) HSBC 신디케이트 디렉터는 "추가적 인플레이션 등 돌발 변수가 없는 이상 미국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고금리 장기화 기조가 한국물 발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아구스틴 가르갈로 디렉터, 닐 애로우스미스(Neil Arrowsmith) MUFG 신디케이트 디렉터, 김강재 ANZ 아시아 자본시장부 대표 등의 견해가 일치했다. 신용도가 높은 '블루칩' 이슈어는 금리가 출렁거려도 크게 타격을 받지 않고 있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이라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져도 이들 그룹의 가산금리가 급격하게 뛰어오르는 양상은 벌어지지 않았다. 다만 크레딧이 이머징 마켓 평균보다 낮은 이슈어는 흔들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물을 비롯해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선진국의 동일 신용등급 채권과 비교해 스프레드가 더 높은 편이다. 물론 동일한 레이팅에 같은 만기여도 채권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중국 채권의 경우 중국은행이 공격적으로 매수해 금리에 신용도가 그대로 반영돼있는 것으로 보기가 어려울 수 있다.
다만 한국 특유의 저력으로 한국물의 매력이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권태신 전 국무조정실장(장관)은 "한국은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왔다"며 "세계에서 손꼽히는 빈국이었으나 이제 우리는 일곱번째로 큰 경제 규모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08년과 1998년에 증명했듯이 앞으로도 한국 정부는 글로벌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적절한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토론에서는 권태신 전 국무조정실장, 최희남 SC제일은행 이사회 의장, 진승우 기재부 서기관, 고희원 수출입은행 자금시장단 팀장, 아구스틴 가르갈로 디렉터, 닐 애로우스미스 디렉터, 김강재 대표, 켄 영(Ken Yung) 홍콩 항셍보험 디렉터 등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IR에 참석한 발행사는 공식 행사가 끝난 후에도 현지 투자자와 1 on 1 미팅을 이어갔다. 행사장 내에 별도로 마련된 컨퍼런스 룸으로 현장의 열기가 이어진 것이다. 수출입은행의 경우 현지 투자자의 IR 요청이 쇄도하면서 1시간으로 배정된 미팅을 30분씩 나눠 최대한 많은 기관과 접촉하는 열의를 드러냈다.
수출입은행은 이날 오후에만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Citi group, CTBC, CaixaBank, Bank of Taiwan, Guotai Junan Securities 등을 상대로 IR을 진행했다. Citi group은 글로벌 투자 시장에서 쌓아온 인지도만큼 투자 재원이 풍부한 플레이어고 CTBC, CaixaBank, Bank of Taiwan 역시 한국물에 대한 관심이 크다. Guotai Junan Securities는 중국 국영 증권사로서 아시아를 통틀어 최상위권의 입지를 유지한 하우스다.
SK온의 경우 Millennium Capital Management, Segantii Capital Management, Guotai Junan Securities, MY Alpha Management 등과 릴레이 IR을 소화했다. Millennium Capital Management, Segantii Capital Management는 홍콩은 물론 뉴욕과 런던 등에도 오피스를 갖고 있는 글로벌 투자 기관이다. MY Alpha Management은 운용자산 4조원 규모로 채권과 주식에 투자를 벌이는 투자자다.
KT는 Guotai Junan Securities과 1 on 1 미팅을 가졌고 포스코퓨처엠도 Guotai Junan Securities, MY Alpha Management를 상대로 세일즈 기회를 가졌다. 이들 이슈어는 물론 IR에 참여한 다른 발행사에 대한 미팅 의뢰도 이어졌다.
이날 현장에서는 실제 세일즈 실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기회도 창출됐다. 한국 진출을 구상할 정도로 KP에 관심이 있는 기관이 A 증권사를 상대로 채권 매수 의사를 직접 전달했고 1 on 1 미팅이 예정되지 않은 투자자가 포럼 관중과 연결을 의뢰할 정도로 네트워크의 장으로서 순기능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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