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CCU 사업 베팅' SGC에너지 변신 이끈 이병목 전무"국내외 전처리 전문 업체와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 논의"
이호준 기자공개 2023-11-09 07:26:37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7일 0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집단에너지 기업 SGC에너지(옛 군장에너지)는 최근 가장 주목받는 탄소 활용 기업 중 한 곳이다. SGC에너지는 공정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포집해 시장 가치가 있는 제품으로 전환하는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SGC에너지는 최근 군산 열병합 발전소에 CCU 기술을 적용하는 공사를 마쳤다. 지난해 초 시작해 약 1년여 만이다. SGC에너지는 탄소를 포집해 드라이아이스 등의 원료인 액화탄산으로 바꿔 팔 예정이다. CCU 설비는 내년부터 상업 가동되는데 이는 민간 발전사 가운데 최초다. 선주문 수량은 액화탄산 10년 치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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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규모의 CCU 설비로 자리매김할 것"
2021년 한국전력공사와 CCU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후, SGC에너지는 '사업화'를 고민했다. 답은 그리 멀리 있지 않았다. 유연탄 등을 태워 증기와 전기를 공급하는 자사의 열병합 발전소에 CCU 설비를 적용했다. 2008년 첫 가동한 이 열병합 발전소는 사업 가동되는 내년부터는 일 300톤(t), 연 10만t 수준의 탄소를 포집해 액화탄산을 만들 수 있다.
이러한 굴뚝 회사의 '변신'을 총괄한 책임자가 이병목 전무다. 그는 수십 년간 발전소 현장을 누빈 전문가다. 전북대 화학공학을 졸업했고 OCI㈜ 군산 공장에서 부공장장 등을 지냈다. 지난 2013년 SGC에너지에 합류, 앞서 언급한 한국전력과의 CCU 기술 제휴와 군산 열병합 발전소 내 CCU 설비 적용 등 모든 업무를 일선에서 도맡아 진행했다.
민간 발전사 중 처음으로 시작한 일인 만큼 신중한 검토를 거쳐 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 전무는 "SGC에너지의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 구축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했다"며 "우리는 이전에도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왔기에 내부적으로 심도 있는 사업 검토를 거쳐 추진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CCU 설비 투자를 위해 약 570억원의 비용이 나갔다. 지난해 별도 기준 SGC에너지의 보유 현금(423억원)보다 많은 돈이다. 다만 돈이 아깝지 않단 설명이다. 벌써 액화탄산 10년 치 주문을 받았다. 추후 CCU 설비가 가동 안정화 단계에 이르면 증설 작업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 전무는 "한국전력으로부터 이전받은 CCU 기술로 이미 1만5000시간을 초과하는 연속 운전에 성공했다"라며 "국내에서 개발 중인 CCU 기술 중 유일하게 상용화 수준에 도달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국내 최대 규모의 CCU 설비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탄소 배출권 거래 가능…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도 논의
SGC에너지가 CCU 설비에 베팅한 또 다른 이유는 온실가스 감축을 통한 탄소 배출권 거래다. 탄소를 감축하고 액화탄산을 파는 한편으로 탄소 배출권으로 추가 수익을 낼 수 있어 일석삼조다. 그래서 증기와 전기 외의 수익을 원하는 국내 다른 발전소들도 CCU 기술을 앞다퉈 개발하고 있다.
이에 SGC에너지가 CCU 설비로 돈을 더 번다는 것은 발전사들에겐 나름의 생존 모델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이 전무는 "저탄소·친환경 사업 전략을 모색하고 있는 기업에 좋은 모델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라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앞당기는 데 기여하고 회사의 ESG 역량 강화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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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C에너지의 친환경 사업 능력에 대해선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이 뒤따르고 있다. DS투자증권은 최근 SGC에너지에 대해 '친환경 사업 확장성이 돋보인다'며 목표주가를 3만6000원으로 상향 제시했다. SK증권은 '액화탄산 매출이 내년 1월부터 발생할 예정'이라며 역시 '3만4000원으로 목표주가를 올렸다.
SGC에너지의 친환경 포트폴리오는 이제 시작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아직은 상업화 단계가 아니지만 현재 회사가 수소 연료전지 발전사업과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 청정 메탄올 사업 등 발전사로서 강점이 있을 법한 신사업에 발을 많이 걸쳐 놓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글로벌 공통 과제인 '탄소 중립'에 공감해 다양한 친환경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바이오매스 발전 사업은 베트남전력공사(EVN) 산하에 있는 PECC1과 기술 협력 등을 통해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은 국내외 전처리 전문 업체와 협력 방안에 대해 지속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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