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사 단기 유동성 점검]레고 사태 겪은 롯데캐피탈, 오용하 상무에 맡겨진 내실경영④그룹 유동성 리스크에 노출…영업 줄이며 자산·부채 만기 조정해 유동성 지표 우수
이기욱 기자공개 2023-11-09 07:38:39
[편집자주]
자본시장을 뒤흔들었던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한 후 1년의 시간이 흘렀다. 자본시장 경색은 당시 여신전문금융사들의 단기 조달 확대로 이어졌고 저축은행, 상호금융권은 고금리 예금 상품으로 맞불을 놨다. 각 금융사가 조달했던 단기 차입, 예금들의 만기가 최근 하나둘 돌아오는 중이다. 지난해 조달 전쟁이 반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레고랜드 사태 1년을 맞아 주요 캐피탈사의 자금 조달 현황과 단기 지급 능력 등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7일 16:2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캐피탈은 레고랜드 사태발 자금조달 위기를 유독 심하게 겪은 곳 중 하나다. 업계 공통의 악재 외에도 그룹 계열사 리스크가 악영향을 미쳤다. 자체 재무 상황과는 무관하게 신용등급이 하락했고 전체 조달 규모가 지속 감소했다. 일시적으로 단기차입을 늘린 탓에 만기구조도 단기화 됐다.오용하 롯데캐피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조달 환경 변화에 맞춰 영업 규모를 줄이며 안정적으로 유동성을 관리하는 중이다. 단기 유동성 지표는 업계 최고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 그룹 리스크 회복 전까지는 이러한 내실 경영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1년새 회사채 잔액 14.7% 감소…신용등급 하락 영향
올해 6월말 기준 롯데캐피탈의 원화 부채 잔액은 7조7136억원이다. 지난해말 8조4572억원 대비 8.8% 줄어들었다. 지난해 6월말(8조6114억원)과 비교하면 10.4% 감소한 수치다.
장기차입금은 1조1736억원에서 1조3012억원으로 10.9% 늘어났으나 회사채가 6조1213억원에서 5조2231억원으로 1조원 가까이 줄었다. 감소율은 14.7%다. 단기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6월말 9530억원에서 지난해말 1조2511억원으로 일시적으로 31.3% 늘어났다가 올해 6월말 다시 8660억원으로 30.8% 줄어들었다.
회사채 시장 경색 외 신용등급 하락 악재가 조달 축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 롯데캐피탈은 레고랜드 사태 발생 당시인 지난해 10월 나이스신용평가의 신용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올랐다. 올해 6월에는 결국 'AA-부정적(Negative)'에서 'A+안정적(Stable)'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했다.
롯데캐피탈의 자체신용도에는 변화가 없었다. 롯데케미칼의 일진머티리얼즈(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지분인수 등에 따른 롯데그룹 재무 부담 확대가 원인이 됐다. 나신평은 롯데캐피탈에 대한 롯데그룹의 계열지원가능성을 평가에서 제외했다.
회사채 발행 축소, 단기 조달 감소 등은 빠르게 부채의 만기 구조를 변화시켰다. 롯데캐피탈의 단기조달비중은 지난해 6월 11.54%에서 15.37%로 3.83%포인트 확대됐다. 전체 잔액 대비 단기차입금 비중도 11.1%에서 14.8%로 늘어났다.
만기 1년 이내 부채의 비중도 39.9%에서 45.3%로 5.4%포인트 늘어났다. 올해 들어 장기차입금을 꾸준히 늘려 단기조달비중은 6월말 기준 11.55%로 다시 줄어들었지만 만기 1년이내 부채 비중은 48%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1년전과 비교하면 8.06%포인트 확대됐다.
◇오용하 상무, 영업·인사·기획 다방면 경험…즉시가용유동성 비율 '최상위권'
롯데캐피탈의 CFO를 맡고 있는 오용하 경영지원본부장 상무는 불가피한 조달 구조 변화에 맞춰 영업 속도를 조절해 나가기 시작했다. 조달 축소에도 유동성 지표는 오히려 개선됐고 자산과 부채의 만기 구조도 균형감 있게 유지됐다.
오 상무는 1975년 출생으로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나왔다. 2002년 롯데캐피탈 입사 이후 20년 넘는 세월동안 롯데캐피탈에서 근무하며 영업과 인사, 기획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했다. 기업영업팀장, 인사팀장, 경영전략본부장, 영업1본부 Corporate부문장 등을 거쳐 2021년 상무보에 올랐다.
지난해까지 Corporate본부장을 지내다 올해 새롭게 경영지원본부장(CFO)에 선임됐다. 오 상무가 Corporate본부를 담당하는 동안 롯데캐피탈은 기업영업 부문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내기도 했다. 2019년말 2조3307억원이었던 롯데캐피탈의 기업금융 자산은 지난해말 2조8467억원으로 22.1% 증가했다.
CFO로 취임한 올해 기존과는 다른 전략을 펼쳤다. 이전과 달리 영업 속도를 조절하며 안정적인 유동성 관리에 집중했다. 지난해 상반기 2조4070억원이었던 롯데캐피탈의 영업실적은 올해 상반기 1조5100억원으로 37.3% 줄어들었다.
총 영업자산도 지난해말 8조2678억원에서 올해 6월말 7조6113억원으로 7.9% 감소했다. 기업금융(-6.6%), 가계금융(-3.4%), 리스(-13.8%) 등 전 부문의 영업 자산이 모두 줄어들었다.
그 결과 자산의 만기구조 역시 조달과 마찬가지로 단기화 됐다. 전체 자산 중 잔여 만기가 1년 이내인 자산의 비중은 지난해 6월 42.6%에서 44.2%로 1.6%포인트 확대됐다. 만기 180일(6개월) 이내의 비중도 27.7%에서 31.6%로 3.9%포인트 늘어났다.
6월말 기준 만기 180일 이내 자산의 잔액은 3조181억원으로 만기 180일 이내 부채(1조8746억원)보다 1조1435억원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연말까지 유동성에 위기가 찾아올 위험은 높지 않은 편이다. 만기 1년 이내 자산의 잔액(4조2269억원)도 만기 1년이내 부채(3조7032억원)보다 5237억원 많다.
6월말 기준 즉시가용유동성비율은 867.75%로 주요 캐피탈사들 중 가장 높은 수준에 해당한다. 전체 원화유동성비율도 281.1%로 지난해말(225.56%) 대비 55.54%포인트 상승했다. 롯데그룹 차원의 신용등급 리스크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이러한 내실 경영 기조는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조달축소와 이에 따른 영업 축소 흐름이 오래 지속될 경우 장기 이익기반 자체가 약화될 우려가 있다. 이미 올해 상반기 롯데캐피탈은 지난해 동기(1064억원) 대비 19.4% 감소한 85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주요 수익원 중 하나인 리스의 경우 수익 자체가 2003억원에서 1963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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