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힘주는 HLB글로벌, 광업 꼬리표 뗀다 김광재 HLB글로벌 대표 "하반기 업종 전환 추진, 내년 턴어라운드 예상"
익산(전북)=차지현 기자공개 2023-11-14 13:08:40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3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재 HLB글로벌은 한국거래소 업종이 광업으로 분류돼 있다. 이 때문에 자회사들이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사업을 영위하고 있음에도 소비재 섹터 호재에 잘 반응하지 않아 안타까웠다. 티아이코퍼레이션을 흡수합병을 기점으로 업종 전환을 추진 중이다."김광재 HLB글로벌 대표(사진)는 10일 전라북도 익산 코아바이오 공장에서 만나 이같이 말했다. 리테일 사업은 HLB그룹이 바이오 사업 다음으로 공을 들이는 분야다. 오랜 기간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바이오 사업 기반을 B2C 사업으로 마련하는 전략이다. 성공 가능성이 낮은 신약개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일종의 안전망이기도 하다.
그룹 차원에서 리테일 사업을 담당하는 곳이 HLB글로벌이다. HLB글로벌은 화장품 사업을 담당하는 HLB생활건강(전 엘리샤코이), 식음료 전문 기업 프레시코, 바이오의약품 개발 기업 HLB사이언스(전 단디바이오사이언스) 등을 종속기업으로 두고 있다. 이날 방문한 코아바이오는 프레시코의 자회사로, 아시아 최대 규모 콤부차 제조 공장이다.
리테일 사업에서 대부분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 기준 리테일 사업 부문 매출 비중은 73%. 총매출의 약 13% 화장품 부문에서, 약 60%가 식품 및 음료 부문에서 나왔다. 모래나 자갈을 채취하는 골재 채취 등을 포함한 자원환경 부문 매출은 전체 매출의 27%가량을 차지했다.
올해 들어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리테일 부문을 더욱 강화하는 모습이다. 지난 1월 티아이코퍼레이션 지분 100%를 인수했다. 티아이코퍼레이션은 빅테이터 분석으로 소비자 니즈가 높은 신제품을 개발 후 자사몰을 통해 제품을 직접 판매하는 미디어커머스 플랫폼이다. 이후 7월 티아이코퍼레이션을 흡수합병한 뒤 HLB글로벌의 미디어커머스 사업부로 재편했다.
다만 거래소 업종은 기타 비금속광물 광업에 속해 있다. 주요 자회사가 영위하는 사업은 리테일이지만 HLB글로벌 자체 사업은 골재채취이기 때문이다. 리테일 사업이 본궤도 오른 만큼 하반기 종합소매업이나 기타정보업으로 업종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거래소는 특정 사업 매출이 전체 매출의 50%를 넘으면 업종 전환을 허용한다.
김 대표는 업종 전환이 이뤄지면 기업가치를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코스피 전체 종목 중 업종이 광업으로 분류된 곳은 HLB글로벌밖에 없다"면서 "티아이코퍼레이션 합병으로 매출이 신장되고 업종 전환까지 이뤄지면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이후엔 리테일 부문의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콤부차 사업은 현재 싱가폴, 베트남, 일본, 미국 등에 진출한 상태다. 이에 더해 아시아(홍콩·필리핀·태국), 유럽(폴란드·독일·아일랜드·영국)을 주요 진출 국가로 삼아 영토 확장에 나선다. 화장품 사업의 경우 중국, 중동, 루마니아에 더해 호주, 인도 등을 공략하고 있다.
나아가 HLB글로벌의 미디어커머스 사업부를 국내 대표 애그리게이터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애그리게이터는 단순히 판매를 대행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브랜드를 발굴하고 인수해 브랜드 가치를 키우는 플랫폼 기업을 말한다. 기존 식음료나 화장품 사업 외 상품 라인업은 물론, 플랫폼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얘기다.
김 대표는 "제품은 우수하나 마케팅 방법이나, 제품의 구성,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지 못해 빛을 발하지 못하는 브랜드를 발굴하면 당사가 인수하거나 지분투자를 단행해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기존 제품을 개선하는 아이디어"라며 "상품기획(MD) 담당자들이 여러 지방을 다니고 있다"고 했다.
이로써 내년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HLB글로벌은 3년 연속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446억원, 영업적자 147억원을 기록했다. 그는 "티아이코퍼레이션dl 인수 당시 예상 매출 목표대로 성장하고 있는 데다 적자도 줄어드는 추세"라면서 "마케팅 비용 등이 늘면서 올해 흑자전환은 어려울 거 같지만 내년엔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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