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11월 14일 14: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CGI자산운용이 이달 중 현대엘리베이터로부터 주주서한에 대한 답신을 받을 전망이다. 아직 현대엘리베이터의 입장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KCGI자산운용의 다음 행보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8월 수취한 공개주주서한에 대한 답변을 오는 23일까지 KCGI자산운용 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주주서한 발송 당시 KCGI자산운용이 납기를 따로 정해두진 않았지만, 현대엘리베이터 측에서 3개월내 답변할 것을 약속했다는 전언이다.

지난 8월 23일 KCGI자산운용이 제안한 내용은 크게 다섯 가지다. 대주주인 현정은 회장과 이사회의 분리를 통해 투명하고 합리적인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현재 이사회 내 보상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을 사외이사로 변경하는 동시에 사외이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자회사 최고경영자 추천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가장 먼저 제안했다.

이어 구조적이고 구체적인 수익성 개선 방안의 발표, 진정한 의미의 독립적인 감사 선임, 임직원들의 KPI(핵심성과지표) 설정 및 이에 따른 보상 체제 확립 등이 함께 요구됐다. KPI 설정의 경우 주주와 임직원간 이해관계가 일치되는 성과평가구조를 확립할 것을 거듭 강조했다.

KCGI자산운용은 회신 기한에 대해 자세히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우스 출범 이래 개시한 첫 주주활동인 만큼 내부에서도 신중론을 고수하는 듯한 분위기다. 다만 업계는 이달 말이면 현대엘리베이터 주주활동에 대한 중간결과는 물론 KCGI자산운용의 다음 행보 또한 윤곽이 나타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주주제안을 거절하거나 회신기한을 어길 경우 KCGI자산운용이 사용 가능한 옵션은 다양하다. 지난 2분기 중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 이상을 확보했기 때문에 올해 말이면 '상장회사의 소수주주권 특례'를 대부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장회사의 소수주주권 특례는 통상 6개월의 주식보유기간을 필요로 한다. 주주총회 소집청구권, 검사인 선임청구권, 주주제안권, 이사·감사 해임청구권, 회계장부 열람권, 대표소송 제기권 모두 6개월 보유요건을 충족해야만 제기할 수 있는 옵션이다.

이에 따라 KCGI자산운용이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 이전 즉각적인 움직임을 드러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주식보유기간 6개월을 충족하자마자 회계장부 등사·열람을 청구할 경우, 주주측 감사위원을 선임하기 전부터 불공정 내부거래 여부를 확인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주주제안권을 통해 내년 정기주주총회에 안건을 상정, 표대결에 돌입할 수도 있다. 지난 8월 주주서한을 통해 독립적인 감사 선임의 중요성을 강조한 만큼, KCGI자산운용이 주주측 감사위원 후보 선임안을 들고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현대엘리베이터에서는 분리선출 제도로 뽑힌 사외이사가 감사위원회 위원직을 수행하고 있지만, KCGI자산운용 또한 향후 정기주주총회에서 분리선출 제도를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서창진 사외이사의 임기가 내년 초 만료를 앞두고 있는터라 분리선출직 이사 선임안을 새롭게 상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KCGI자산운용이 분리선출 제도를 활용해 사외이사 선임을 추진할 경우 현대엘리베이터의 최대주주 측은 최대 11.9%의 반대표 행사가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현대엘리베이터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27.8%로 현대홀딩스(11.1%), 현정은(8.2%), 김문희(5.7%), 임당장학문화재단(1.5%) 등이 각각 보유하고 있다.

분리선출 사외이사에 대한 의결권이 각 주체마다 최대 3%로 제한되기 때문에 현대홀딩스와 현정은 회장, 현 회장의 어머니인 김문희 씨는 보유지분만큼의 의결권 행사가 불가능해진다.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 이상을 확보한 KCGI자산운용이 내년 주주총회에서 다른 주주들의 지지를 이끌어낼 경우 치열한 표 대결로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