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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스퀘어, 11번가 콜옵션 포기 'M&A 철회' 연장선인가 아마존 협업 염두한 이베이 인수 '중도 철회', 사업전략 전환점 '자금 유출 최소화'

김선호 기자공개 2023-12-06 07:04:48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4일 09: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1번가는 모기업 SK스퀘어의 콜옵션 행사 포기로 인해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다. 이로 인해 재무적투자자(FI)가 강제 매각을 진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러한 SK스퀘어의 결정은 2년전 SK그룹의 이베이코리아(현 지마켓) 인수 철회 때부터 예견된 사태라는 분석이다.

2021년 SK그룹은 주력 계열사 SK텔레콤을 앞세워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당시 SK텔레콤은 11번가 지분 80.3%를 보유한 모기업으로 위치해 있었다. 11번가에 이어 이베이코리아까지 인수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1위 사업자로 올라서고자 했다.

그러나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에 불참하면서 SK텔레콤은 인수 계획을 중도 철회했다. 신세계그룹의 이마트와 롯데그룹의 롯데쇼핑이 제시한 입찰가를 넘어선 금액을 제시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아마존과 협업 전략이 변경된데 따른 결과라는 시각도 존재했다.

SK텔레콤은 2021년에 11번가의 성장 전략을 위해 두 가지 카드를 꺼내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베이코리아로 이커머스 사업의 몸집을 전폭적으로 키우고 이와 동시에 아마존과 협업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계획을 추진했다.

특히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 당시 SK텔레콤 측에서는 아마존과 협업을 염두하고 인수전에 뛰어든 것이라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2020년 하반기 아마존과 협약을 맺고 11번가의 기업공개(IPO) 등 조건이 갖춰지면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조건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를 위한 주요 전략 중 하나가 이베이코리아 인수합병(M&A)이었다. 그러나 전략이 변경되면서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후 2021년 11월 SK텔레콤을 인적분할해 설립한 SK스퀘어의 종속기업으로 11번가를 배치했다.

이러한 과정을 살펴보면 11번가로서는 2018년 국민연금·MG새마을금고중앙회·H&Q코리아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 '나일홀딩스'로부터 약 5000억원을 투자 받은 이후로 SK그룹으로부터 추가 수혈을 받지 못했다.

물론 SK텔레콤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이커머스 사업을 전폭적으로 키우고자 했지만 이 또한 무산되면서 11번가는 자체 생존해야 하는 여건에 처해진 양상이다. 더군다나 SK스퀘어가 최근 콜옵션 행사를 포기하면서 앞날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한 SK스퀘어 이사회에는 사내이사로 박성하 SK스퀘어 사장 대표와 박정호 SK그룹 부회장,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성형 SK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이 참여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박 대표의 의중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만약 SK스퀘어가 콜옵션을 행사하게 되면 나일홀딩스로부터 투자 유치한 원금 5000억원과 연 8% 이자율을 더해 지급해야 한다. 박 대표로서는 11번가가 강제 매각 수순을 밟더라도 이러한 자금 유출을 막는 것이 보다 우선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SK그룹의 전반적인 이커머스 사업 전략을 살펴보면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전폭적인 투자를 집행하고자 했지만 이를 철회한 후 자금 유출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양상이다. 이러한 전략이 콜옵션 행사 포기로 이어졌다는 관측이다.

SK스퀘어 관계자는 "이사회를 통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인 만큼 최종적으로는 박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고 봐야 한다"며 "이베이코리아 인수 철회로 이커머스 사업전략이 변경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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