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유망주 노크]'부산행' 제엠제코, SiC 전력반도체 승부수'양면 냉각' 기술 상용화, 전기차 관련 고객 지속 확보
부산=김도현 기자공개 2023-12-12 09:16:42
[편집자주]
반도체가 전 세계적으로 경제안보 핵심으로 부상하면서 주요국 간 패권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글로벌 공룡을 보유하고 있으나 메모리에 편중된 구조가 약점으로 꼽힌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신생업체의 등장이 필수적이다. 가능성 있는 반도체 스타트업 또는 중소기업을 만나보고 이들의 현주소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8일 08: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엠제코(JMJ코리아)가 반도체 후공정 시장에서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공략 대상은 전력반도체다. 전기차 산업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패키징 공정의 중요성이 대폭 커진 '지금'을 적기로 꼽았다.부산 본사에서 만난 오정록 제엠제코 이사는 "차량용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 패키징 사업을 위해 부천에서 부산으로 왔다"며 "자체 장비를 외부 판매하는 등 포트폴리오 꾸준히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유일 클립 생산기업…넓어지는 응용처
제엠제코는 지난 2007년 페어차일드(현 온세미컨덕터)에서 패키지 개발 엔지니어로 일하던 최윤화 대표가 설립한 회사다. 주력 제품은 '클립'이다.
반도체 칩은 전자기기 등에 그대로 투입되지 않고 패키징을 통해 탑재된다. 이 과정에서 인쇄회로기판(PCB)이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데, 칩과 PCB를 이어주는 부품이 필요하다. 금속 기반 와이어, 솔더볼, 클립 등이 대상이다.
이중 클립은 와이어, 솔더볼 대비 널리 퍼지진 않았으나 전력반도체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연결 소재다. 원재료가 금, 구리, 알루미늄 등인 클립은 기판 내 전기적 소통을 담당한다.
최근 전력반도체는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자동차 분야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완성차의 경우 칩 성능보다는 신뢰성과 안정성을 우선시한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구형 PCB인 리드프레임 등을 적용하는데 통상 와이어 기반이다.
오 이사는 "칩에 데미지가 없어야 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와이어 대신 클립을 이용하면 내구성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제엠제코는 클립을 생산하는 유일한 한국회사다.
창업 당시 제엠제코는 세계 최초로 QFN(Quad Flat No-lead) 반도체 패키지의 전력 인터커넥션을 위한 클립을 개발해 미국 텍사스인스투르먼츠(TI)에 납품한 바 있다. 이는 애플의 아이폰1에 장착되면서 회사는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TI 외에 온세미컨덕터, 비세이, 카셈 등에 클립을 공급하면서 사세를 확장했다. 국내 대기업 계열사와도 거래를 튼 상태다. 전기차 인버터용 반도체로 응용처가 넓어지면서 클립 출하량을 늘어나는 추세다. 이를 통해 지난 2021년 연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4월에는 코스닥 상장사 코스텍시스와 차세대 전력반도체용 스페이서 프리본딩 절연기판 소재 양산에 돌입하기도 했다. 이 제품은 각각 스페이서 소재 핵심 기술, 초음파 접합 공정 기술을 결합해 만들어졌다. 절연 기판에 별도의 접합제를 사용하지 않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기차에 장착되는 전력반도체는 발열, 진동 등을 견뎌야 한다. 따라서 고강도, 고방열 조건을 갖춰야 하는데 해당 소재는 이를 구현케 한다.
◇전력반도체 사업 '진심'→부산으로 이동
제엠제코가 또 밀고 있는 품목은 SFDSC(Safety Dual Side Cooling)다. 이는 3차원(3D) 클립 본딩 기술과 양면 냉각 기술이 어우러진 전기차용 파워반도체 모듈 패키지다. 차세대 반도체로 불리는 SiC에서 주로 활용된다.
SFDSC는 반도체 동작 시 SiC 소자에서 발생된 열을 빠르게 냉각 시스템으로 전달해 열 저하에 따른 배터리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다.향후 갈륨나이트라이드(GaN) 등 다른 화합물 반도체로도 영역을 확장하는 게 목표다.
이 사업을 키우기 위해 제엠제코는 주요 거점을 경기 부천에서 부산으로 옮겼다. 부산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 일반산업단지가 전력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특화단지로 지정되면서다. 이곳으로 본사 및 공장을 확장 이전 '수도권 1호 반도체 회사' 제엠제코는 앵커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회사는 지난해 10월 부산 공장을 준공하고 클립 등을 생산 중이다. 오는 2026년까지 증설에 140억원을 추가 투자하고 170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 같은 단지에 입주한 SK파워텍 등과 협력도 기대된다. SK파워는 SK그룹이 인수한 예스파워테크닉스가 전신으로 SiC 설계 및 생산업체다.
제엠제코는 SFDSC 사업이 본격화하면 수년 내 매출이 500억~1000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 일련의 과정을 거쳐 5년 안에 상장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한편 제엠제코는 이달 들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연이어 수상했다. 지난 10월에는 최 대표가 '2023년 기술·경영혁신 대전'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최 대표는 "한국은 전력반도체를 대부분 수입하고 있다. 제엠제코는 관련 생태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선진사와 견줄 수 있도록 연구개발(R&D)에 매진할 것"이라며 "부산 1호 이전 반도체 기업의 자부심으로 국내 전력반도체 산업의 선봉장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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