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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맞은 한온시스템]리더십 교체와 전략 전환, 전열 재정비 이유는①5년간 전동화 비중 확대에도 영업이익률 하락...CFO 교체 비용점검 준비

강용규 기자공개 2023-12-14 09:15:21

[편집자주]

한온시스템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출렁였던 공급망이 안정을 찾아가는 한편 세계 완성차시장에서는 전기차 전환의 속도가 둔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변화의 시기에 한온시스템은 주요 경영진의 교체와 함께 전략적 방향성까지 바꿨다. 더벨은 말 그대로 변곡점을 마주한 한온시스템의 현재를 조명하면서 미래를 가늠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2일 08: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 공조장치회사 한온시스템이 분주한 하반기를 보내고 있다. 앞서 CEO(최고경영자)와 CFO(최고재무책임자)를 교체한 데 이어 전략 방향을 기존 성장 중심에서 수익성 중심으로 전환하는 등 전열을 재정비했다.

한온시스템은 눈앞의 수익성 개선이 시급하다. 그러나 고수익 제품인 전동화 부품의 시장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이에 영업전략의 수정보다는 비용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파악된다. 내년부터는 본격적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재무 전문가 영향력 강화, 비용구조 개선전략 '전조'

한온시스템에 따르면 올해까지의 경영전략 기조는 '고객사 다변화와 성장 중시'였다. 그러나 2024년부터는 '뛰어난 실행을 통한 수익 실현'으로 전략적 방향성을 전환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운영 효율성 개선 △공급망 최적화 △제품가격 조정 등 3가지 분야의 실행계획(Action Plan)도 세웠다. 한온시스템은 각각의 실행계획을 통해 1000억원, 800억원, 750억원씩의 비용구조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앞서 8월 한온시스템은 SK온 CCO(최고사업책임자)로 옮겨간 성민석 전 각자대표이사 사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CFO를 맡고 있던 나가수브라모니 라마찬드란 부사장을 사장 승진과 함께 새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라마찬드란 사장은 기존 다른 대표이사인 너달 쿠추카야 사장과 공동대표이사체제를 구축했다.

라마찬드란 사장이 역임했던 CFO 자리에는 한온시스템 대주주 한앤컴퍼니가 소유한 회사 마이셰프의 정광섭 대표이사가 수석부사장으로서 기용됐다. 정 수석부사장은 한온시스템 재무관리센터장을 거쳐 마찬가지로 한앤컴퍼니 소유의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에서 CFO를 지냈던 재무 전문가다.

각자대표이사체제는 복수의 대표이사가 각자 주어진 분야의 업무를 전담하는 방식이지만 공동대표이사체제에서는 복수의 대표이사가 의견을 합치해야 의사결정이 이뤄진다. 이 체제 전환으로 한온시스템에서는 CFO 출신 라마찬드란 사장이 기존 체제에서의 대표이사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게다가 새로운 CFO까지 기용한 만큼 한온시스템에서는 핵심 경영진에서 재무 전문가들의 입김이 더욱 강력해질 수밖에 없다. 내년부터 추진될 경영전략의 방향성이 외형 성장 이상으로 비용구조 개선을 중시하는 것도 이와 맞닿아 있다는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부정적 업황 전망, 불가피한 비용구조 개선

한온시스템에게 눈앞의 과제는 수익성 회복이다. 당장 3분기 영업이익 203억원부터가 시장 기대치(컨센서스)에 70%가량 미치지 못하는 '어닝쇼크'였다. 한온시스템은 2분기 1106억원의 순이익이 3분기 424억원의 순손실로 전환하면서 한동안 유지해 왔던 1주당 90원의 분기배당도 68원으로 낮춰야 했다.

기업의 수익성 개선은 고수익사업에 더욱 집중하는 것과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의 2가지 방식으로 이뤄진다. 한온시스템이 내년 추진을 예고한 전략의 방향성은 후자에 가깝다. 이는 고수익사업에 해당하는 전기차용 히트펌프 등 전동화 부품의 수요 증가세가 점차 둔화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연간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21년에 121.7%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67.7%로 증가 폭이 줄었다. 올들어서는 1~10월 기준으로 전년 대비 39.8%까지 축소됐다.

업계에서는 세계적으로 '얼리 어답터' 소비자들의 전기차 구매가 끝나 가는 만큼 이제는 전기차 관련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져 일반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에 적극적으로 나설 때까지 이전과 같은 판매량 증가세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한온시스템은 그동안 비용구조 개선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온시스템은 직전 5년(2018~2022년) 동안 매출이 5조9376억원에서 8조6277억원까지 45.3% 증가했다. 그러나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7.3%에서 3%까지 꾸준한 하향세를 보였다.

한온시스템의 전체 매출에서 전동화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9%에서 지난해 26%까지 높아졌다. 고수익사업의 비중이 확대되는데도 수익성 하락 추세를 이어 온 만큼 영업전략 점검보다도 비용 통제에 더욱 힘을 쏟을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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