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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 로봇 미래는]인구 절벽이 방산기업 미래 책임질까②군 병력 감소 AI·로봇으로 보완…현대로템·한화에어로 무인차량 도전

임한솔 기자공개 2023-12-15 07:20:31

[편집자주]

로봇의 어원은 노동을 의미하는 체코어 '로보타(robota)'다. 인간의 노동을 대신 수행하는 게 로봇의 역할이라는 뜻이다. 21세기 들어 로봇은 대부분의 산업현장에서 고된 작업을 대신하게 됐다. 이제는 미래 전장이 로봇을 기다리고 있다. 군용로봇 시장은 2030년 45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개화기를 맞은 군용로봇 시장의 현황과 각 기업들의 전략을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3일 13: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반도에서 갓난아이 울음소리를 듣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태어난 아기는 17만7000여명으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합계출산율(여성 1명의 평균 출생아)도 0.7명에 불과하다. 이마저 1년 전보다 0.1명 감소한 수치다.

군사력 유지를 위해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국방부는 병력구조를 간부 중심으로 정예화하는 한편 무인화, 로봇 등 첨단 무기체계를 도입해 부족한 병력을 보충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방산기업들도 각종 무인기와 로봇 개발에 나서면서 미래 방산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군 병력 감소 불가피…AI·로봇 도입 속도

출산율 감소의 영향이 빠르게 나타나는 곳 중 하나는 바로 군대다. 징병제를 채택한 국군은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수준의 병력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입대 대상인 청년 자체가 줄면서 병력 규모도 지속해서 위축되는 추세다.

국방부에 따르면 육·해·공군과 해병대를 합친 병력은 2018년 61만명을 웃돌았으나 2022년 말에는 5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2040년에는 35만명 선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체 병력이 20여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국방혁신 4.0 목표 이미지. (출처=국방부)

인구절벽 자체는 이미 돌이키기 어려운 상수다. 정부는 예정된 병력 부족을 보완하기 위한 각종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총망라한 것이 국군의 국방개혁안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국방개혁안이 새로 수립돼 '국방혁신 4.0'으로 발전하면서 첨단기술을 전력화하겠다는 방침이 보다 확고해졌다.

국방혁신 4.0은 병역자원 감소에 대비해 인공지능(AI) 기반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예를 들어 접경지역과 해안, 해상 경계작전의 경우 AI 기술이 적용된 로봇 등에 맡긴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대급 또는 대대급 시범부대를 내년부터 운용할 것으로 예정됐다.

기술 발전에 따라 무인화의 비중을 점차 넓혀나갈 방침이다. 먼저 AI 정찰로봇처럼 인간이 원격으로 통제하는 형태의 체제를 구축한 뒤 무인전투차량·수상정 등 반자율형 체계를 시범적으로 도입한다. 마지막으로 완전자율형 체계에서는 로봇과 무인기 등의 자율 임무수행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현대로템·한화에어로 무인차량 경쟁 본격화…로봇도 선점

군 무기체계의 고도화는 방산기업들의 일감 확대와 연결된다.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을 비롯한 방산기업들은 일찌감치 미래 군용 장비를 개발해 수주를 노리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건 군용 다목적 무인차량이다. 2톤 이하 중량으로 임무에 따라 다양한 장비를 탑재하고 운용한다. 위험지역에서 수색, 정찰, 화력지원을 제공하는 한편 필요에 따라 탄약을 보급하거나 환자를 후송할 수도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무인차량 기술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방위사업청이 2020년 무인차량 신속시범획득사업을 발주해 국내 첫 시범운용에 나섰을 때는 현대로템이 공급을 따냈다. 하지만 내년부터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구매사업에서 어느 기업이 선정될지는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올해 9월 미군과 무인차량 해외비교성능시험(FCT) 계약을 맺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어서다. FCT는 동맹국 방산기업의 기술을 평가해 미군이 추진하는 개발·획득 사업으로 연계하는 것을 말한다.

현대로템(왼쪽)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무인차량.

무인화와 자율주행, AI 등 기술적으로 겹치는 부분이 많은 군용로봇도 방산기업들의 관심사다. 현대로템은 작년 대테러작전용 다족보행로봇 개발사업을 수주한 뒤 국내 로봇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와 협업해 개발을 진행해 왔다. 올해 서울 국제 항공우주·방산 전시회(ADEX)를 통해 시제품을 선보였다. 로봇팔을 탑재한 사족보행로봇 형태다. 현대로템은 2024년까지 로봇 본체, 임무장비 및 원격조종장치 등 시제품을 육군에 납품한다는 목표다.

LIG넥스원의 경우 최근 미국 고스트로보틱스 인수를 결정하면서 군용로봇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고스트로보틱스는 정찰, 경비 등에 사용되는 사족보행로봇을 개발해 미군에 공급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고스트로보틱스 인수를 통해 로봇 개발에 들어가는 시간과 인력을 절감하며 방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 있게 됐다.

무인기를 보면 2001년부터 군단급 정찰용 무인기 RQ-101이 육군에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후 성능을 더 개선한 차세대 무인기, 공격용 무인기 등의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가는 정찰용 무인기 KUS-FS는 대한항공이 개발과 생산을 맡은 제품이다. 또 KAI는 2025년까지 다목적 무인기 플랫폼을 개발한 뒤 FA-50 경공격기와 통합해 AI 기반 전투체계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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