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수출 효과 본격화, 현금 급감은 '일시적 현상' 폴란드 FA-50 수출이 이익 견인… 5000억대 현금 소요는 운영자금 일시적 증가 때문
강용규 기자공개 2023-11-08 16:27:03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7일 18: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수출 효과를 톡톡히 보며 영업이익을 대폭 불렸다. 이를 통해 계약부채를 소화하면서 부채 부담도 크게 완화했다. 이러한 흐름이 4분기에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도 전망된다.KAI는 3분기 의미 있는 규모의 차입금 삭감 없이 현금이 대거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이는 물자 구매대금 등 운영자금이 일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일 뿐 지속적 이슈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KAI는 2023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71억원, 영업이익 654억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65.4%, 영업이익은 114.6% 증가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무려 679.4%의 증가 폭을 보였다.
예고된 호실적이다. 올해 초부터 KAI는 경공격기 FA-50GF의 폴란드 수출이 시작되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이익 개선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해 왔고 이는 3분기 중 4대의 수출이 이뤄지면서 현실화됐다. 4분기에는 FA-50GF 8대의 수출이 예정돼 있는 만큼 이익 규모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 물량을 소화했다는 것은 계약 이행의무에 따른 부채, 즉 계약부채가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KAI의 3분기 말 부채비율은 376%로 직전 분기보다 47%p(포인트) 낮아졌다. 331%를 기록했던 지난해 3분기 이후 4년만에 다시 300%대를 회복한 것이다. 4분기에 FA-50GF 8대를 계획대로 수출할 수 있다면 KAI의 부채비율은 더욱 낮아질 수도 있다.
다만 KAI로서는 보유 현금(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2조1897억원에 이르렀던 현금 보유량은 올해 3분기 말 8838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단 3개월만에 5591억원이 사라졌다.
KAI가 작년 말 2조원이 넘는 현금을 들고 있었던 것은 그 해 4분기 폴란드로부터 FA-50 48대 도입을 위한 1조2000억원의 선수금이 한꺼번에 납입됐기 때문이다. 급격히 불어난 현금을 KAI는 차입 부담 해소에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1조1237억원의 총차입금이 올해 3분기 9073억원으로 2000억원 이상 줄어들었다.
이는 앞서 5월 만기가 돌아온 2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리파이낸싱 없이 자체 자금으로 상환한 결과다. KAI는 11월 만기가 돌아오는 3000억원 회사채도 보유 현금으로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고금리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차환을 위한 공모채를 새로 찍어 이자부담을 늘리는 것보다 풍부한 현금을 활용하겠다는 재무전략이다.
다만 3분기와 직전 분기를 비교하면 총차입금이 9104억원에서 9073억원으로 단 31억원 줄었을 뿐이다. 유의미한 감소가 나타나지 않았음에도 현금 보유량이 5591억원이나 감소한 것이다. 이 기간 KAI는 순차입금이 -5325억원에서 235억원으로 플러스 전환하며 지난해 4분기부터 이어 온 실질적 무차입경영도 끝났다.
KAI 관계자는 "완제기 수출이 늘어나는 만큼 각종 물자 대금도 함께 증가했다"며 "통상적으로 3분기 초에 협력업체 납품 및 용역 대금도 한꺼번에 지급하는 만큼 앞선 분기보다 현금 소요가 많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3분기와 같은 급격한 현금 감소가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KAI는 올해 11월의 3000억원뿐만 아니라 내년 4월에도 3500억원어치 회사채의 만기가 돌아온다. 결국 올해 4분기부터 내년 2분기까지는 현금 창출능력이 KAI 현금-차입구조의 관전 포인트가 될 수밖에 없다.
현금을 만들어낼 기반은 마련돼 있다는 평가다. KAI는 올해 4분기 폴란드 FA-50GF 8대의 수출이 예정돼 있으며 내년에는 수리온 4차 양산과 LAH(소형 무장헬기) 양산 등 국내사업의 양산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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