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전략 분석]이마트 자산매각 전략 뒤집은 배경은한채양 대표 취임 직후 7000억원대 차입, 본업 경쟁력 강화
문누리 기자공개 2023-12-19 08:31:43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전략은 사업과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사업자금이 필요하면 적기에 조달을 해야 한다. 증자나 채권 발행, 자산 매각 등 방법도 다양하다. 현금이 넘쳐나면 운용이나 투자, 배당을 택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선택엔 결과물이 있다. 더벨이 천차만별인 기업들의 재무전략과 성과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3일 16:1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마트는 유동성 문제로 그동안 자산매각에 집중해왔다. 영랑리조트와 명일점, 중동점 등 자산을 매각해 줄어든 곳간을 메우는 게 기존 계획이었다. 이대로 한다면 차입금을 5조원 이하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 봤기 때문이다.돌연 이마트가 전략을 바꾼 건 한채양 대표 취임 이후다. 최근 중동점 등 남은 점포매각건 진행을 중단하고 점포출점 재개로 선회했다.
한 대표가 이마트의 현 재무상태를 진단하기에 그동안 마트라는 본업의 강점을 포기하고 신사업에 투자를 집중한 게 패착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마트는 성수점, 가양점 등 핵심 점포를 매각한 이후 적자를 보고 있다.
앞서 이마트는 강희석 전 대표 취임 직후인 2019년 말부터 13개 점포 토지와 건물을 매각 후 재임차해 운영하는 세일앤리스백 방식으로 전환한 뒤 점포 부지와 건물 매각을 지속해왔다.
2020년만 해도 이마트 현금성자산은 별도 기준으로 6987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2021년 아폴로코리아(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서 에메랄드에스피브이에 3조5870억원을 출자한 이후 현금성자산은 1238억원으로 급격히 줄었다.
여기에 코로나 기간 사회적 거리두기 확산으로 마트 등 오프라인 채널 영업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영업활동현금흐름 유입이 감소세를 보였다. 들어오는 돈은 적어졌는데 나가는 돈은 많았으니 보유 현금은 2022년 1998억원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이마트는 세일앤리스백 방식을 지속해왔다. 2021년 5월 이마트 가양점, 별내점 주차장 부지를 매각한 후 같은 해 11월 이마트 성수점과 본사 건물을 크래프톤에 매각했다. 지난해 이마트 감삼점과 동광주점 등도 매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운영 점포수는 2019년 말 158개에서 작년 말 157개로 줄었다. 이 기간 이마트 덕이점, 서부산점, 상무점, 동광주점, 인천공항점, 감삼점, 이문점 등을 영업 종료시킨 대신 스타필드 매장을 개점한 결과다.
이같이 강 전 대표는 점포는 축소 운영하는 대신 DT본부 등을 신설하며 이베이코리아 등 온라인 부문을 강화하려 했다. 하지만 본업 마트 부문을 상대적으로 소홀히 한 영향으로 영업이익에 이어 매출까지 줄어들면서 결국 쿠팡에 매출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올해 9월 한채양 대표가 새로 취임하면서 바꾼 전략 중 하나가 점포매각이다. 점포 자산을 매각하는 대신 오히려 출점을 통해 오프라인 점포를 강화하는 등 본업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선 현금 곳간부터 채워야 했다. 올해 6월 말 이마트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은 723억원뿐이었으나 장·단기 차입을 끌어와 9월 말 7942억원으로 늘렸다. 3개월만에 7200억원가량을 늘려 유동성에 숨통을 먼저 틔여놓은 것이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금융비용 부담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평가다. 2021년까지 700억~800억원대였던 이마트 별도 기준 금융비용은 2022년 1470억원, 올해 3분기 말 1414억원 등으로 급증했다.
특히 금융비용에 못지 않게 임차료 부담도 커졌다. 차입금을 늘려 이자를 더 내는 대신 기존에 보유한 점포를 더이상 매각하지 않으면 세일앤리스백 등으로 늘어날 임차료 부담을 상쇄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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