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이겼다' 한승구 계룡건설 대표, 건설협회장으로 사원에서 전문경영인 회장 오른 '건설통', 오너가 아닌 협회 수장 '이례적'
이재빈 기자공개 2023-12-18 08:58:10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5일 16: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29대 대한건설협회 회장으로 한승구 계룡건설산업 대표이사 회장이 선출됐다. 한 당선자는 계룡건설산업에서 34년간 근무하며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건설통'이다.그의 당선이 남달라 보이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오너가가 아닌 CEO 중에서 건설협회장이 당선된 건 상당히 이례적이란 게 대표적이다. 그만큼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인 셈이다.
대한건설협회는 15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제29대 회장 선출을 위한 총회를 개최했다. 그 결과 기호 2번으로 출마한 한 대표이사가 총 155표 중 97표를 얻으며 최종 당선됐다. 기호 1번 나기선 고덕종합건설 회장은 57표 득표에 그쳤다. 이로써 협회 수장이 된 한 회장의 임기는 2024년 3월 1일부터 시작된다. 임기는 4년이다.
1955년생인 한 당선인은 충남대 건축공학과에서 학사와 박사 학위를 받은 후 1989년 계룡건설산업에 입사했다. 계룡건설산업에서 오너 일가의 총애를 받은 그는 2008년 1월 입사 19년만에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올랐다.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등 숱한 난관을 거치면서도 안정적으로 회사를 경영한 능력을 인정 받아 2017년 대표이사 회장으로 승진했다.
15년 취임 기간 동안 계룡건설산업의 실적을 보면 한 당선인의 탁월한 경영 능력이 엿보인다. 2008년 그가 취임할 당시 계룡건설산업의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 1조68억원, 영업이익 420억원이었다. 취임 10년째인 2017년 매출 2조2408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연매출 2조원을 처음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1150억원으로 세배 가까이 확대됐다.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 능력도 돋보인다. 그가 지휘봉을 잡은 2008년 이후 16년간 계룡건설산업이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한 해는 2013년과 2014년뿐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건설경기 불황 속에서도 2조949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매출 3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기도 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창업주나 오너 일가가 아닌 전문경영인이 회장으로 선출됐다는 점이다. 그간 건설협회 회장직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초대회장으로 조정구 삼부토건 회장, 최원석 동아건설 회장, 최삼규 이화공영 회장 등 오너일가가 주로 맡아왔다. 올해까지 회장직을 맡고 있는 김상수 회장도 한림건설의 오너다.
한 회장의 당선은 사원부터 시작해 건설경기 불황을 수차례 돌파해 온 그의 역량이 업계로부터 인정받은 결과로 볼 수 있다. 업황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다수의 위기를 넘긴 한 당선인이 업계가 당면한 현안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한 당선인이 내건 공약은 △건설물량 창출 △건설산업 수익성 개선 △건설산업 유동성 위기 해소 △건설 규제 혁파 △발주자 갑질 해소 등이다.
한 당선인은 "한평생 건설인으로 몸 바쳐온 경험과 열정을 바탕으로 4년간 건설업계와 협회의 발전을 위해 모든 힘을 기울이겠다"며 "회원사인 대·중소기업간 상호협력 증진과 권익옹호 도모를 위해 회원사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건설산업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한건설협회는 국내 최대 건설단체다. 국내 건설사 약 1만곳이 회원으로 참여한다. 1945년 설립된 임의단체 조선토건협회를 모태로 한다. 1947년 조선토건협회가 설립됐고 이듬해 대한토건협회로 명칭을 변경햇다. 현재의 명칭을 갖게 된 시점은 1962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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