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꿈틀대는 '반도체 IPO', 덩달아 분주해진 IB들시스템반도체 훈풍 여파…조달 수요 늘자 전략 준비 태세
윤진현 기자공개 2023-12-28 08:54:40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6일 09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시 반도체의 시간이다."IB들은 최근 반도체 밸류체인의 앞단에 속한 기업의 조달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시스템 반도체의 중요성이 커진 결과다. AI(인공지능)와 차량용 반도체 등의 응용 분야 역시 점차 확대되고 있어서다.
이에 반도체 관련 기업들은 시리즈 투자를 시도하고 기업공개(IPO) 준비 절차에 나선 상황이다. 실제로 세미파이브, 아이언디바이스 등의 기업이 상장 채비를 본격화했다. 사피엔반도체의 경우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상장을 추진 중이다.
반도체 유망 기업들의 조달 수요가 커진 만큼 IB들은 발행사의 상황에 맞춰 대응할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단 입장이다. 기술력은 물론 수익성을 입증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기업들인 탓이다.
◇반도체 기업 상장 '증가세'…시스템반도체 업황 개선 여파
26일 IB업계에 따르면 올해 총 11곳의 반도체 관련 기업이 상장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년(6곳)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업종 역시 소재부품장비(소부장)을 비롯해 디자인하우스, IP(지적재산권) 등 보다 다양해졌다.
이들 기업에 대한 투자 수요도 견고했다. 단 1곳을 제외하곤 희망 공모가 밴드의 상단에서 가격을 확정했다. 기관투자자들이 상단 혹은 상단초과 가격에 주문을 넣은 결과다. 만족스러운 공모액으로 조달을 마무리한 모습이었다.
이렇듯 안정적인 투심의 배경으론 시스템반도체 업황 개선이 꼽힌다. 최근 들어 시스템반도체에 대한 중요성이 점차 커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에 대한 투심 역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그 결과 응용 분야 역시 확대되고 있다. AI와 차량용 반도체 등이 미래 먹거리 업종으로 떠올랐다. 이렇듯 응용 분야의 중요성이 커질 수록 가치사슬 앞단의 기업들 역시 사업 확장을 비롯해 비용 소모가 커지는 구조다.
이는 최근 반도체 팹리스 기업과 디자인하우스 등이 조달 방식을 확정하는 배경이란 분석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시스템반도체의 다각화가 이뤄지면서 이에 대한 대응 필요성이 제기되는 구조"라며 "그간 조달을 시도하지 않던 스타트업이 시리즈 투자를 유치하고, 더 나아가 상장 채비에 나서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라고 밝혔다.

상장 본격화에 나선 기업들도 가시화했다. 세미파이브와 아이언디바이스, 사피온반도체 등이 그 예시다. 최근 반도체 디자인하우스 세미파이브는 코스닥 상장을 시도하고자 국내 증권사에 RFP(입찰제안요청서)를 배포했다. 내년 초 주관사단을 꾸린 후 2년 내 상장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2019년 설립된 세미파이브는 삼성전자의 파트너사로서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올 3월 두산, SV인베스트먼트,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으로부터 시리즈B투자를 받았다.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5000억원 수준이다.
오디오 시스템온칩(SoC) 설계 기업인 아이언디바이스 역시 내년 상반기 중 예비심사 청구서 제출을 목표로 뒀다. 2022년 9월 대신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한 뒤 관련 절차를 준비해왔다. 기술특례 상장 트랙을 밟고자, 올 11월 기술성평가도 마쳤다. A, BBB 등급을 받아 요건을 충족했다.
물론 직상장 뿐 아니라 스팩 상장으로 선회한 기업도 있다. 사피온반도체는 이날 하나머스트7호스팩 합병안을 무사히 가결하면서 코스닥 입성의 기회를 얻었다. 사피온반도체는 디스플레이 구동시스템반도체(DDIC)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특히 마이크로 LED에 특화된 DDIC 회로 설계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IB 업계에서는 내년 역시 반도체 기업의 조달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 내다봤다. 시스템반도체 업황 전망이 긍정적인 상황이어서다. 이미 IB들은 예비상장사 리스트업을 마치고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단 후문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내년도 전망 역시 긍정적인 상황이기에 영업력을 끌어올리려는 계획"이라며 "반도체 기업의 상장 수요는 아직도 많은 편이고, 이에 대응해 공모 구조를 선 제안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해성옵틱스, 갤럭시S25·S26에 카메라 모듈 공급
- [i-point]폴라리스AI파마, ‘스마트 생태공장' 구축
- [WM 풍향계]리테일 경쟁 격화, 성장 전략 색깔차 'PB vs 센터'
- [출격 나선 롱숏 운용사]밸류시스템, 수익률 선방…'내러티브 숏' 집중
- [출격 나선 롱숏 운용사]'펀더멘털 롱숏' 구도운용, 라인업 확충 박차
- [Product Tracker]쿼드운용 프로젝트펀드, 루닛 하락에도 웃음짓는 이유
- [Product Tracker]NH프리미어블루 강추한 알테오젠 '쾌조의 스타트'
- [i-point]경남제약, '칼로-나이트 Relax' 출시
- 동진쎄미켐, 3세 '이종호' 경영 전면 등판
- [삼성전자 리더십 재편]삼성전자, DX부문 발빠른 재정비 '노태문 등용'
윤진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세미파이브 IPO]삼성 파트너와 결이 다르다…해외 피어그룹도 '거론'
- [thebell League Table]LG CNS IPO 효과...KB증권 왕좌 탈환 성공
- [thebell League Table]랜드마크 딜 섭렵 씨티증권, '7연패' 기틀 다졌다
- [세미파이브 IPO]6년간 매출 성장률 '120%'…에쿼티스토리 '가산점'
- [롯데글로벌로지스 IPO]계열 시너지+메가허브로 성장성 어필
- [IB 풍향계]IPO '빅3' 떠오른 삼성증권, 코스피 빅딜로 기세 이어갈까
- 토스, 최초 연간 흑자 달성…앱 출시 10년만에 성과
- [세미파이브 IPO]2분기 예심 '가닥'...코스피 vs 코스닥 최적 전략 고심
- [Korean Paper]'순식간에 70억달러' 석유공사…달러채 재개 선봉
- [Korean Paper]'달러채' 재개 신호탄 석유공사, 글로벌본드 발행 돌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