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제약바이오 마켓리뷰]'디지털 전환' 헬스케어도 예외 없다 조달액 43% 집중[비상장]'예비 유니콘' 발돋움한 휴먼스케이프, 400억 모아 신약업체 제치고 펀딩 톱픽 차지
최은수 기자공개 2024-01-02 12:59:05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9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3년 국내 비상장 헬스케어 섹터에 약 522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조달 규모와 업체 수 모두 신약개발 섹터를 제치고 수위를 차지하면서 헬스케어에 대한 투자자들의 달라진 선호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헬스케어 섹터로 유입된 조달액 가운데 43%는 '디지털헬스'의 몫이었다. 국내 전 산업군에서 일어나는 디지털 전환 관련 흐름이 헬스케어 섹터에도 어김없이 적용되고 있었다. 이른 시기에 매출을 일으키고 수익 기대감도 높인 비즈니스를 내세운 업체들이 펀딩 우위를 차지했다.
◇헬스케어도 '디지털 패러다임 시프트' 시작… 2023년 섹터 조달액 43% 차지
더벨 집계 결과올 한해 비상장 바이오·헬스케어 투자 시장의 '으뜸 섹터'는 헬스케어의 차지였다(12월 27일 기준). 총 70곳의 업체에 5524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초기 투자에 해당해 자금 조달액을 밝히지 않은 곳들과 연말 막바지 북클로징을 앞두고 숨가쁜 시간을 보내는 곳들을 포함하면 조달액은 6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펀딩 규모를 공개한 업체들을 통해 확인한 조달 키워드는 총 8개였다. '디지털헬스' 역량을 앞세워 약 2400억원을 모은 점이 눈길을 끈다. 디지털헬스를 펀딩 국면에서 강조해 딜을 마무리한 곳은 총 서른한 곳이었다. 더벨 집계에 따라 분류된 각 키워드 가운데 가장 많았다.
디지털헬스 섹터에 이어 조달 금액 기준으로 살펴보면 진단(684억원), 동물 관련(640억원), 의료기기(622억원), 운영 및 관리(370억원), 유통(348억원), 위수탁(250억원), 생산 관련(211억원)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들이 자리했다.
디지털헬스 섹터의 약진은 최근 산업군에 적용되는 '디지털 전환' 흐름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재개, 금융, 유통 등 모든 산업은 몇 년 전부터 디지털 전환을 키워드로 삼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 상태다. 제약바이오 섹터와 함께 보수적 성격을 보이는 금융권에도 올해 들어서 디지털전환 개별 사업부 및 AI 운용 본부를 두기 시작한 게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섹터에서의 디지털과 헬스케어의 결합은 아날로그 단계에서 구현할 수 없었던 새 사업 영역을 발굴해 수익 창출을 가능케 한다"며 "그간 신약을 통해 많은 리스크를 지고 업사이드를 노리던 투자자들이 보수적인 제약바이오 시장에서도 디지털 전환이 일어나는 점에 주목해 베팅 기조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펀딩 시장 주류 신약→헬스케어로, 펀딩난에도 톱픽·오버부킹 등 볼거리 가득
헬스케어 섹터에서 목격된 또 다른 흥미로운 데이터는 그간 펀딩 시장의 상징적 역할을 하는 연간 톱픽 자리를 신약개발섹터로부터 뺏어온 점이다. 더불어 2020년 이후 비상장 제약바이오 투자 시장 추이를 살펴볼 때 기준 조달 최상위 목록에 헬스케어 업체가 최상위권을 독식한 사례는 올해 처음이다.
올해는 시리즈C 익스텐션 라운드로 400억원을 모은 휴먼스케이프가 톱픽을 가져갔다. 휴먼스케이프를 제외하곤 모두 신약개발에 접점을 둔 바이오텍이 조달 최상위를 차지해왔다. 그간 조달 톱픽을 살펴보면 2020년 콘테라파마(시리즈B, 510억원) 2021년 지아이이노베이션(프리IPO, 1603억원), 2022년 아리바이오(프리IPO 1345억원)다.
휴먼스케이프는 이번 시리즈C를 포함해 설립후 750억원을 조달하며 예비 유니콘으로 발돋움한 상태다. 디지털 헬스케어 섹터에서 자체 사용자 풀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화 모델을 구축한 점을 투자자들로부터 공히 인정받았다.
조달 자금은 헬스케어 서비스 고도화에 투입한다. 희귀질환 통합 솔루션 레어노트는 환자유래건강데이터(PGHD)를 포함한 의료데이터 확보에 나선다. 지난해 GNE근육병을 시작으로 척수성근위축증(SMA), 다발성경화증, 레트증후군 등 환자단체들과 협업해 의료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임신·육아 플랫폼인 마미톡도 수익 창출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푸드테크 마케팅에 성공한 이그니스(시리즈B, 348억원)가 휴먼스케이프의 뒤를 이었다. 이그니스는 기능성 간편식 브랜드 '랩노쉬'를 운영 중이다. 푸드테크에 기반한 건강기능식품으로의 확장 가능성과 O2O부터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활용해 500억원이 넘는 매출을 낸 점이 투자자들을 사로잡았다.
롯데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이자 신수종사업의 한축을 맡고 있는 롯데헬스케어와 임프리메드가 각각 300억원을 모았다. 롯데헬스케어는 대기업의 든든한 지원을 받았고 임프리메드는 한리버파트너스(HRZ), KDB실리콘밸리, 이그나이트이노베이션펀드, 삼양화학그룹, 뮤렉스파트너스, 벽산, 메이요클리닉(Mayo Clinic) 등 국내외 FI들의 선택을 받았다.
이밖에 민간 영장류 임상시험수탁(CRO) 업체 키프라임리서치는 시리즈A에서 250억원을 모았다. 특히 조달 과정에서 멀티 클로징을 통해 목표액(200억원)을 뛰어넘는 오버부킹을 달성했다. 키프라임리서치는 아직 설립 초기 단계지만 CRO 역량으로 일찌감치 수익화 기대를 가능케 한 점이 투자 포인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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