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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CMO 빌려드립니다" 리인벤팅, 마케터 SaaS 개발직방·트렌비 CMO 출신 김필준 창업, "하반기 씨드 펀딩 추진"

구혜린 기자공개 2024-01-08 08:20:50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4일 09: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소비자의 구매행태와 기술, 매체환경 등이 변하는 가운데 마케팅이 그대로 있으면 안 된다. 총이 발명됐는데 중세 기사단처럼 싸우면 전쟁에서 이길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과거 전쟁에 참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만들었던 새로운 마케팅 매뉴얼이 앞으로 성장하는 기업들에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김필준 리인벤팅 대표(사진)는 최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더벨과 만나 회사 설립 취지를 전했다. 리인벤팅은 김 대표가 트렌비를 나와 지난해 5월 설립한 그로스 마케팅 솔루션 제공 업체다. 쉽게 표현해 A라는 기업으로부터 의뢰를 받으면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빌려준다'는 게 비즈니스 골자다. 리인벤팅 전문인력이 최소 4개월간 일주일에 두 번 A기업에 파트타이머 CMO로 출근한다.

김 대표의 이력은 기업이 비용을 지불해 그의 시간을 대여할 만큼 화려하다.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약 6년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갤럭시 해외 마케팅을 담당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진 네이버 마케팅실 매니저, NHN 마케팅팀 리더로 총 3년간 근무했다. 이후 직방 CMO(부사장)로 7년, 트렌비 CMO로 1년3개월간 재직했다. 직방을 대중에 각인시킨 계기 드라마 '용팔이' PPL이 그의 작품이다.

그가 스타트업 전선에 뛰어든 이유는 자신이 고안한 '마케팅 방법론'을 기업에 이식하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퍼포먼스 마케팅과 브랜드 마케팅을 통합해 '퍼포먼스 기반 마케팅'으로 새로운 마케팅을 '리인벤팅'하고 싶단 취지로 회사를 설립했다"며 "고(故) 스티브 잡스가 대중에 아이폰을 첫 발표하던 날 했던 말 '오늘 애플은 스마트폰을 재발명할 것(Today Apple is going to reinvent the phone)'에서 착안해 사명을 지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NHN에서 국내 최초로 도입했던 퍼포먼스 마케팅에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퍼포먼스 마케팅은 '마케팅이 얼마나 퍼포먼스를 내는지' 성과 측정이 동반되는 마케팅이다. 예컨대 광고 등 노출과 동시에 모바일 웹페이지, 앱(App)에 얼마나 많은 유저가 유입되는지, 구매로 연결되는지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식이다. 스마트폰 사용이 보편화되고 측정 방안이 정교화되면서 보편적인 마케팅이 됐다. 시장에서 온라인으로 제품을 파는 기업이라면 어느 곳이나 퍼포먼스 마케팅을 적용했거나 적용하길 희망한다.

김필준 대표는 한 발 더 나아가 브랜드 마케팅도 퍼포먼스 마케팅처럼 성과 측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브랜드 마케팅은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보다 브랜드를 각인시키려 하는 전통적인 마케팅이다. 그는 "직방에 있을 때 실행한 드라마 '용팔이' PPL이 대표적인 브랜드 마케팅이었으나, 용팔이가 라이브된 시간대의 직방 앱 유저 유입량, 신규 유저 수 등을 측정해 성과를 수치화해 보이고 마케팅의 필요성을 확인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측정이 필요한 이유는 마케팅이 기업에 '존재의 이유를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필연적으로 안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과거 마케팅은 기업의 유통 및 영업을 지원하는 역할에 불과했으나, 모바일 서비스가 보편화된 시대엔 마케팅이 유통과 영업을 함께 담당하는 세상이 됐다"며 "마케팅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왔으나, 아직까지 전통적인 기업들은 마케팅을 돈 쓰는 부서로만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인벤팅은 브랜드, 서비스, 콘텐츠 마케팅 등을 퍼포먼스 마케팅과 동일하게 측정할 수 있는 각종 툴(tool)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스타트업은 퍼포먼스 마케팅을 투자받아 하는 경우가 많은데, 투자자들로부터 지속 성장해야 한다는 미션을 받기 때문에 마케팅팀의 업무적인 압박이 정말 강하다"라며 "사실상 마케팅 효과는 유저수의 성장 아니면 매출의 성장 외에 나머지는 아무 의미가 없으며 이를 측정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회사의 자산으로 만들어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립 8개월차이지만 여러 고객사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얻고 있다. 배달의 민족 공동 창업자인 김수권 대표가 신규 창업한 패키지여행 가격비교 서비스 업체 '트립스토어', 자사몰에서 트렌디한 유제품을 판매하는 유가공 제조 업체 '미스터밀크'가 주요 고객사다. 단순히 고객사에 마케팅 방식을 제안하는 데 그치지 않고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하고 현황을 모니터링한 결과를 갖고 경영진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이에 더해 고객사 마케팅팀 내에서 현재 근무하고 있는 조직원의 역량 평가, 신규 채용 진행에도 관여한다.

김 대표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 사업 모델을 사스(SaaS, 서비스형 소프트웨어)화 하는 것이다. 마케팅 부서의 업무 중 노동집약적인 업무를 자동화로 간소화, 마케팅 효과 분석은 대시보드를 통해 쉽게 분석할 수 있게 한다. 여기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해 적합한 마케팅 방안 제안까지 할 수 있게 설계해 리인벤팅의 마케팅 방법론 본질에 해당하는 사스를 보급할 계획이다.

시장에 숙련된 마케터 인력이 부족하단 점을 파고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국내는 기업의 수보다 마케터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최소 매니저급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사스를 도입하는 것"이라며 "단순 컨설팅 서비스만 제공할 거라면 리인벤팅을 창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사스 수요가 클 걸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올 하반기에는 첫 펀딩에 나설 계획이다. 김 대표는 "기존 운영하고 있는 대시보드 등을 종합해서 상반기 내로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론칭을 위해 하반기 투자 유치에 나서는 게 목표"라며 "올해 20개 기업을 고객사로 유치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들의 니즈를 파악하며 사스를 정교화하고 과금 없이 프로포타입을 적용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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