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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 Radar]'PEF 출자 개시'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올해 규모 더 키운다SKS PE의 블룸에너지 투자 LP로, 대체투자 늘려 시장 내 입지 강화

김예린 기자공개 2024-01-09 08:18:28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8일 13: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이 사모펀드(PEF) 시장의 새로운 ‘쩐주’로 등판했다. 2019년 말 대체투자를 시작한 이후 대체투자 상품 다변화를 시도해왔는데, PEF 출자까지 단행하면서 출자자(LP)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MG새마을금고의 출자 중단과 주요 연기금·공제회들의 보수적 출자 기조에 메말랐던 PEF 펀딩 시장에서 ‘가뭄의 단비’가 돼줄 것으로 보인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이 최근 들어 PEF 출자를 활발히 타진하고 있다. 작년 4월 조직개편에서 기획조정실 내 투자팀을 분리한 뒤 자산운용실을 신설하면서다. 기존 기획조정실 내에서는 부동산과 인프라 투자에만 집중했다면, 지난해부터 프로젝트 펀드 출자까지 투자 영역을 다각화하고 있다. 작년 기준 운용 자산 가운데 대체투자 자산의 비중은 30%다.

출처=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은 국토교통부 산하 건설관련 보증기관이다. 건설업에 필요한 보증 과 자금 융자, 손해 공제 등 조합원의 경영활동을 지원한다. 조합원은 기계설비공사업(배수설비, 냉·난방설비 등) 및 가스시설시공업 등록업자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기계건설공제조합의 운용 자산 규모는 약 1조원이다. 이중 절반이 넘는 금액을 채권과 부동산·인프라 등 대체투자에 활용하고 있다.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이 대체투자에 나선 건 2019년부터다. 대체투자로 쌓이는 현금은 매년 600억~700억원으로, 이를 다시 재투자해 운용 자산을 키워왔다. 운용 자산이 매년 늘어나는 데다 최근 PEF 출자로 수익을 내는 연기금·공제회가 많다는 점에서 PE 시장에도 발을 뻗은 것으로 관측된다.

첫 출자 포트폴리오는 블룸에너지다. 지난해 국내 PEF 운용사 SKS프라이빗에쿼티(SKS PE)가 미국 연료전지업체 블룸에너지에 2000억원을 투자하는 딜에서 LP로 참여했다. 블룸에너지는 2021년 기준 세계 수소 연료전지 시장 1위 업체다. 당시 SK에코플랜트가 공동으로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했고, 투자 만기 시 원금과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률(IRR 7%)을 보장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입장에서는 하방 안정성을 가져갈 수 있고 ESG 측면에서도 유의미하다는 판단 아래 베팅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는 대체투자 비중을 35%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부동산 PF 부실로 건설사들의 도산 우려가 제기되는 등 자본시장의 불확실성 탓에 투자 규모를 크게 키우지는 못하지만, 기투자 자산을 안정적으로 관리·회수해 2025년에는 5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대체투자에서 PEF 출자의 경우 프로젝트 펀드뿐 아니라 블라인드 펀드에 자금을 대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블룸에너지를 시작으로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의 출자 행보가 PEF 시장에 입소문을 타면서 여러 하우스들이 문을 두드리는 모양새다.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이 딜 건당 PEF에 출자하는 금액은 50억원 수준이다. 규모가 작은 점은 한계지만, 내부 투자 절차가 복잡하지 않아 빠른 의사결정과 자금 집행이 가능하다는 점은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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