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엇갈린 이해관계, GFP 딜 끝내 무산…매각 향방은 고가 응찰 논란에 IBK캐피탈과 의견충돌…리딩운용 인수 실패

조영진 기자공개 2024-01-15 08:17:16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0일 10:59 theWM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딩자산운용의 강남파이낸스플라자 인수 시도가 끝내 수포로 돌아갔다. 평당 3800만원의 최고가를 써내며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얻었지만, 사옥 이전을 위해 전략적투자자로 끌어들였던 IBK캐피탈이 고심 끝에 투자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당초 합심했던 두 인수주체는 최종 검토과정에서 서로의 이해관계가 엇갈린 것으로 전해진다. 트랙레코드를 쌓기 위해 공격적 베팅을 했던 리딩자산운용과 지나치게 큰 비용을 치르고 싶진 않았던 IBK캐피탈 사이의 의견 충돌이 있었다는 전언이다. 이에 향후 GFP의 재매각 여부와 매각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협 선정후 잡음, 인수주체간 이해관계 '삐끗'

리딩자산운용의 강남파이낸스플라자(GFP) 인수 시도는 리딩그룹 차원에서 추진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리딩자산운용이 윤여신 알스퀘어 전 대표 등 굵직한 인물들을 영입한 뒤에도 딜을 성사시키지 못하자, 리딩투자증권 측에서 SI(전략적투자자)를 붙여줬다는 게 업계의 주된 의견이다.

최근 부동산시장의 실물자산 거래는 SI 확보여부에 따라 딜 성사가 좌우되는 분위기다. 대내외 시장환경에 따라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FI(재무적투자자)들과 달리, 사옥 이전·매입을 꾀하는 SI들이 GBD(강남권역)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베팅에 나서는 등 실물자산 거래의 큰손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영진간 협의에 따라 리딩투자증권이 사옥이전을 추진 중이던 IBK캐피탈을 강남파이낸스플라자의 SI로서 리딩자산운용에 연결시켜준 것"이라며 "인력 영입, 비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별다른 트랙레코드를 쌓지 못한 리딩자산운용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그룹차원의 조치였던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지난해 상반기 리딩자산운용은 윤여신 대표를 영입한 이후 분당 서현빌딩으로 첫 딜을 매듭지으려 했다. 하지만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우선협상대상자 지위가 해제됐고 끝내 인수가 무산된 상황이다. 이에 하반기에는 GFP 인수에 돌입, 평당 3800만원의 최고가를 써내며 재차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IBK캐피탈과 이해관계가 충돌한 끝에 또다시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는 분석이다.


앞서 리딩자산운용과 IBK캐피탈은 강남파이낸스플라자 투자와 관련해 거래 구조나 금액 등 자세한 내용을 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업계에 따르면 리딩자산운용의 당초 GFP 인수구조는 IBK캐피탈과 리딩투자증권이 에쿼티투자자로서 힘을 보태고 IBK캐피탈이 부동산담보대출 선순위 대주단에도 참여하는 방식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외부 자금조달이 거의 없는 안정적인 구조, 저리 담보대출 등으로 보완한 수익성, 평당 3800만원의 고가응찰 등으로 매도자 측의 선택을 받은 셈이다.

다만 사전논의에도 불구하고 IBK캐피탈은 리딩자산운용과 다른 인수후보군의 매입희망가가 크게 벌어진 것에 대해 불만족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우선적으로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고, 최종 검토를 하다보니 당초 예상과 다른 부분이 있어 인수 의사를 철회한 상황"이라며 "인수후보군과 평당 200만원 이상 차이나는 가격도 의사보류의 한 가지 요소였다"고 설명했다.

트랙레코드를 쌓으려던 리딩자산운용의 공격적 베팅이 인수주체 사이의 이해관계를 엇갈리게 만들었다는 시각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운용업계는 SI 확보시 실물자산 거래가격이 뛸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FI들이 써낸 가격이 실제 적정가치라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지난해 입찰 당시 숏리스트에 선정된 이지스자산운용, 하나자산신탁 등은 평당 3600만원 선을 써낸 것으로 전해진다.

◇T412 고가응찰에 GFP 덩달아 기대감...현실적 가치엔 의견 엇갈려

이번 딜이 무산되면서 향후 GFP 매각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GFP 지분을 펀드 비히클로 보유 중인 마스턴투자운용은 향후 재입찰, 수의계약 등을 함께 염두에 두고 매각 방식을 정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매각을 아예 포기하진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매도자 측은 최근 같은 강남권역의 T412(옛 삼성생명 대치2빌딩)가 평당 4000만원 이상의 가격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만큼, GFP도 준수한 입찰가를 받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토지거래허가구역 완화에 따라 강남파이낸스플라자가 규제 대상에 제외된 것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단 입장이다.

다만 T412와 GFP를 동일시하는 것은 다소 무리란 분석도 나온다. 운용업계 관계자들은 "GFP가 더 노후된 만큼 상당 규모의 CAPEX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지난 입찰 당시 인수 이후 100억원 이상의 투자계획을 세워둔 인수 후보군들도 있었던 것처럼, 두 건물은 따로 구분지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IBK캐피탈이 평당 3800만원의 인수기회를 포기한 가운데 향후 GFP 매각가에 대한 의견도 여럿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물론 SI들의 GBD 실물자산 수요가 여전한 만큼 생각 이상의 가격으로 강남파이낸스플라자 딜이 진행될 수 있다"면서도 "SI는 보통 차익 추구보다 사업 개념의 매입을 진행하기 때문에 실질 밸류에이션은 FI들의 시선이 맞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