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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십 시프트]'코디 새주인' 지피클럽, 신주거래 중심 '윈윈전략' 눈길기존 대주주 시너지파트너스 퇴로 마련, M&A 등 기업가치 제고 공동 행보

조영갑 기자공개 2024-01-12 09:36:13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1일 15: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장비사에서 화장품 OEM·ODM 제조사로 탈바꿈한 코디 새주인이 될 지피클럽과 기존 대주주(시너지파트너스)간의 동행이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번 딜은 구주 위주의 SPA(주식매매계약) 체결이 아닌 신주 발행 위주의 딜로 지피클럽의 지분율을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동시에 시너지파트너스가 자연스럽게 2대주주로 이동해 양사가 함께 코디를 육성하는 모양새다. 유입되는 유동성은 타법인 출자 재원으로 활용된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디의 기존 대주주인 시너지파트너스는 내주 새 대주주로 등극할 '지피클럽'과 구주 거래와 관련된 SPA를 체결한다. 시너지파트너스와 지피클럽은 지난 8일 법적 구속력이 있는 바인딩 MOU를 체결하고, 시너지파트너스가 쥐고 있는 구주 461만2666주(지분율 14.6%)에 대한 양수도 계약 실무를 시작했다. 총 87억원 가량의 딜이다. 지피클럽은 MOU 체결과 동시에 매매대금의 20%(17억원) 가량의 이행보증금을 시너지파트너스에 지불하고, 차주 본 계약 체결과 함께 잔금을 납입한다.

구주를 블록딜로 주고 받는 일반적 SPA와 달리 구주 일부에 신주발행과 메자닌 발행 등이 병행됐다. 461만주의 구주를 지피클럽이 떠가는 동시에 633만주 규모의 유상증자(84억원)에 참여해 발행신주를 교부받는다. 더불어 지피클럽은 코디가 발행하는 BW(신주인수권부사채) 747만주 가량(115억원)을 인수한다. 구주와 발행 신주, 인수한 BW 전량을 보통주 전환하면 지피클럽은 약 42% 가량의 지분율을 확보하게 된다.

반면 기존 대주주인 시너지파트너스는 구주 매출과 더불어 신주발행에 따른 지분율 희석으로 약 21% 수준으로 지분율이 축소된다. 시너지파트너스가 쥐고 있던 전환사채(CB) 452만주 가량도 이번 양수도 계약 안에 포함돼 있다. 시너지파트너스는 지난 2018년 9월과 10월에 걸쳐 230억원 규모의 코디 CB를 인수한 이력이 있다. 보통주 기전환 물량을 제외하고 나머지 물량에 대한 권리를 지피클럽이 인수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딜을 두고, 양사가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방향으로 거래구조를 짰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새 대주주가 될 지피클럽은 비교적 싼 값에 원하던 상장사를 손에 넣게 됐고, 시너지파트너스는 구주 일부를 매출하면서 2대주주 지위를 유지, 향후 더 좋은 엑시트 기회를 마련했다는 논지다. 시너지파트너스는 2018년 거래정지가 확정된 코디를 인수하면서 총 460억원 가량의 유동성을 투입했지만, 이후 2년 간의 주권매매 거래정지를 거치면서 엑시트 타이밍을 가늠하고 있었다.

우선 시너지파트너스가 회수하는 액수는 460억원 중 20% 수준인 87억원 가량이다. 여기에 전환사채 거래까지 합치면 액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시너지파트너스는 460억원 가량을 투입하면서 주당 약 1688원의 평균단가를 책정했는데, 구주 일부만 매각하고 나머지 물량을 남겨 놓은 채 후속 엑시트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코디의 1년 주가 흐름을 보면, 최근을 제외하고 인수 평균단가에 도달한 적이 없었다. 엑시트를 노리는 시너지파트너스 입장에서는 구주를 전량 매각해 봐야 큰 메리트가 없다는 이야기다.

대신 시너지파트너스는 유상증자로 새 대주주를 들이되 자연스럽게 2대주주로 내려 앉는 방식을 택했다. 보유한 1830만주 가운데 920만주를 계속 보유하면서 향후 주가 상승을 도모, 순차적으로 엑시트를 하겠다는 복안이다. 최근 손바뀜 소식이 시장에 알려지면서 코디의 주가는 2000원을 넘어섰다.

지피클럽은 신주를 싸게 인수하면서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다. 유상증자 물량 633만주의 인수가는 주당 1481원, BW 747만주의 인수 단가는 주당 1540원이다. 현재 2000원 수준의 주가를 감안하면 이미 '남는 장사'를 한 셈이다. 지피클럽은 현 주가(2000원) 기준 이미 34억원의 미실현 이익을 봤다. 주가가 상승할 수록 장부가치는 커질 전망이다.

양사는 1,2대주주의 결속을 다지면서 코디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작업에 착수한다. 지피클럽의 유상증자 참여로 마련한 유동성 200억원을 토대로 공격적인 타법인 출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피클럽은 이미 유관사업인 코스메틱 분야를 비롯해 전기버스, 리튬사업 등 활발한 이종사업 M&A를 진행하고 있다. 첫 상장 계열사인 코디를 축으로 다양한 출자에 나설 전망이다.

유상증자 효과로 코디의 재무건전성이 제고되는 것은 물론이다. 코디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34.68%의 부채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2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이 유입되면 코디의 부채비율은 100% 이하로 떨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대주주인 시너지파트너스는 안정적인 엑시트 퇴로를 확보한 동시에 우량한 SI를 유치함으로써 향후 코디의 기업가치 상승에 따른 이익률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면서 "지피클럽 역시 상장사를 효율적으로 인수하면서 이를 통한 기업집단 스케일업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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