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미국 엔지니어가 주목한 현대기아 성장동력 "글로벌 다문화 시너지" 현대차·기아 모하비주행시험장 현지 기술진 인터뷰

로스엔젤레스(미국)=조은아 기자공개 2024-01-17 07:23:54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6일 0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11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중심부에서 남서쪽으로 15번 고속도로를 타고 두 시간, 이어 58번 고속도로를 통해 서쪽으로 한 시간 모하비 사막을 달리자 현대차·기아의 모하비주행시험장이 거대한 위용을 드러냈다.

현대차·기아가 2004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세운 모하비주행시험장은 인공위성에서도 식별이 가능한 1770만㎡(약 535만 평)의 광할한 규모를 자랑한다. 전남 영암 F1 서킷의 9.5배, 여의도의 2배에 이르는 규모다.

자동차는 전기, 전자, 기계공학 등 모든 기술이 결합된 종합체다. 엔지니어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실도로 조건 이상의 가혹한 테스트가 반드시 필요하다. 현대차·기아가 미국 시장에서 내놓는 모든 차량이 이곳 모하비주행시험장을 거친다. 현대차·기아 미국기술연구소 일원으로서 모하비주행시험장에서 혹독한 테스트를 직접 수행 중인 현지 기술진 두 명을 만나봤다.
랜스 맥러스(Lance McLaws) 책임연구원

미국기술연구소 내구시험팀에서 모하비주행시험장 운영파트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매튜 알 시어(이하 매튜)는 이곳에서만 20년째 근무하고 있다. 시험장이 개소할 때부터다.

그는 "여러 시설이 새로 생기고 달라지는 모든 변화를 직접 목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예컨대 초기 모하비주행시험장의 오프로드 시험로는 단 1개 코스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7개 코스로 늘어났다. 추가로 건설 중인 시험로도 있다. 미국 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인기가 높아지면서다.

미국기술연구소 샤시열에너지성능시험팀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랜스 맥러스(이하 랜스)는 모래나 진흙 등 저속 오프로드 상황에서의 구동력 제어, 휠 슬립(wheel slip) 제어 등 전반적인 오프로드 주행성능 평가 및 튜닝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기아 텔루라이드와 같은 SUV 차량이 얼마나 험난한 경사와 돌길도 오를 수 있는지 알게 되면 깜짝 놀랄 것"이라며 "그만큼 차량의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시험을 하는 것이 제 주요 업무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최근 전세계에서 공통적으로 현대차와 기아 차량들의 품질이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 배경으로 모하비주행시험장을 빼놓을 수 없다는 게 내부의 생각이다. 랜스 책임연구원은 "현재 담당하고 있는 오프로드 측면에서는 특정한 장애물이나 험로도 더 안정적으로 주파할 수 있도록 튜닝하고, 운전자의 안전성을 강화한 여러 사례가 있다"며 "이곳 미국기술연구소에서는 디자인과 규제 등 수많은 측면을 고려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튜닝을 가리지 않고 수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여름 평균온도 39℃, 지면온도는 54℃를 넘나드는 모하비 사막 한가운데에서 근무중이다. 소감을 물었다. 매튜 운영파트장은 "매우 아름답지만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며 “직접 봤겠지만 극심한 모래 폭풍이 일어서 항상 흙먼지가 날린다"고 말했다.

현대차·기아는 자연을 보존하면서 이 시험장을 만들기 위해 2005년 당시 약 6000만달러(793억원)를 투자했다. 그런데 이 중 330만달러(약 44억원)를 당시 이 곳에 살던 멸종위기동물 사막거북 27마리의 이사 비용으로 썼다. 별도의 땅을 사서 울타리를 쳐 외부의 침입을 막은 뒤 3년 동안 거북이들이 적응할 수 있게 돌보는 데 이 돈을 썼다.

전기차 시대의 본격적 개막을 모하비주행시험장에서도 체감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 랜스 책임연구원은 "전기차 테스트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며 "주행거리 개선이 우선 중요한 과제"라고 대답했다.
매듀 알 시어(Matthew R. Seare) 모하비주행시험장 운영파트장

전기차는 특성상 최대 토크가 금방 생성되기 때문에 휠 슬립이 일어나기 쉽다. 그는 "전기차는 과거 내연기관차와는 전혀 다른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그에 맞춘 교정을 필요로 한다"며 "예전에는 더 많은 출력과 토크를 내기 위한 방법을 주로 연구했다면, 전기차에 이르러서는 오히려 토크를 줄이기 위한 방법이 필요하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모하비주행시험장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뿌듯한 순간을 물었다. 둘의 대답은 일맥상통했다. 현대차·기아의 성장, 그리고 함께 근무하는 직원들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는 대답이 함께 돌아왔다.

두 사람이 모하비주행시험장에서 근무하는 사이 현대차·기아는 세계 3위의 완성차 제조사가 됐다. 이를 체감하는지 묻자 매튜 운영파트장은 "브랜드 위상이 정말 남달라졌다"며 "주변에도 현대차·기아가 그간 이룬 발전에 놀랐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고 대답했다. 그는 그 비결로는 전세계 각지에 걸친 협력으로 얻어낸 다문화적(multicultural) 시너지를 꼽았다.

랜스 책임연구원은 "과거에 현대차·기아가 어땠고 지금 얼마나 달라졌는지에만 주목할 것이 아니다"라며 "일상 속에서 어쩌다 경쟁사 차량을 운전하다 보면 분명 우리 차량이 더 낫다고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고, 우리 차량을 타보면 실제로 더 낫다는 걸 알게 되는데 이것이 오늘의 현실"이라고 대답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