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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R&D 개편, 소프트웨어 중심 대전환 준비 2025년 전 차종 SDV 출시 계획...미래 모빌리티 핵심

임한솔 기자공개 2024-01-18 13:31:22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7일 11: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소프트웨어 경쟁에서 다소 뒤처진 면이 있지만 열심히 하면 따라잡을 수 있다. 소프트웨어 경쟁력, 품질에서 모두 최고가 되어야 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한 말이다. CEO가 직접 강조할 만큼 자동차산업에서 소프트웨어의 비중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특히 그렇다. 2025년 모든 차종을 소프트웨어중심차(Software Defined Vehicle, SDV)로 전환한다는 목표까지 불과 1년여가 남은 시점이다.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중시하는 정 회장의 의중은 연구개발(R&D) 조직 개편에 반영됐다. 현대차그룹은 R&D를 총괄하는 기존 최고기술책임자(Chief Technology Office, CTO) 조직, SDV본부를 비롯한 기존 핵심 조직을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등 양대 축을 중심으로 새롭게 꾸린다는 방침이다. 자동차 개발 과정에서 하드웨어에 종속된 것으로 여겨졌던 소프트웨어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앞서 현대차·기아는 16일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R&D 조직개편안을 소개했다. 이는 지난해 말 발표된 신규 R&D 조직 설립의 일환이다. 당시 현대차·기아는 조직개편에 앞서 R&D 수장인 김용화 전 CTO 사장을 물러나게 하며 큰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실제로 개편 폭이 상당하다. 현대차·기아는 먼저 기존 SDV본부를 폐지하고 첨단차플랫폼(Advanced Vehicle Platform, AVP)본부를 신설한 뒤 소프트웨어 역량을 결집하기로 했다. SDV본부 내의 R&D 조직, CTO 조직 내의 소프트웨어 관련 조직 등을 모아 AVP본부 중심으로 통합한다.

기존 CTO 조직은 R&D본부로 전환해 기본 경쟁력 확보 및 양산 관련 개발을 담당하게 된다. 즉 AVP본부와 R&D본부가 나란히 '원팀'으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개발하고 나아가 혁신·양산 전체를 아우르는 구조다.

송창현 현대차 사장(왼쪽)과 양희원 현대차 부사장.
AVP본부장은 송창현 현대차 SDV본부장 사장 겸 포티투닷 대표가, R&D본부장은 양희원 현대차 제품통합개발(Total Vehicle Development, TVD)본부장 부사장이 각각 맡는다. 송 사장은 현대차·기아의 미래차 혁신 개발을 주도하는 인물로 꼽힌다. 양 부사장은 플랫폼 개발, 설계 등을 경험해 양산차 개발 역량이 검증된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직개편이 SDV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기 위한 방안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SDV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기능을 제어하고 관리하는 차량을 말한다. 자동차의 주행성능, 편의기능 등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지속 개선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SDV 개발은 현대차그룹이 계획하는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이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포함한 모든 차종에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술을 적용해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전기차에 관해서는 SDV 전환을 위한 전용 플랫폼을 개발하는 중이다. 고객 맞춤형 차량인 목적기반차량(Purpose Built Vehicle, PBV)도 SDV 형태로 개발될 예정이다.

이같은 SDV 전환을 위해서는 하나의 공용 소프트웨어를 다양한 차종에 유연하게 적용하는 개발방식이 필요하다. 기존 자동차는 먼저 개발된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가 종속되는 방식이었다. 신차종이 개발돼 하드웨어가 바뀌면 기존 소프트웨어로는 제어할 수 없게 된다. 반면 SDV 등 미래 모빌리티는 공용화된 플랫폼을 차량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차량 개발의 복잡도를 줄이고 양산 과정에 걸리는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신설 AVP본부장을 맡는 송 사장도 소프트웨어 별도 개발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최근 미국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4에 참석해 "소프트웨어 전환 전략의 핵심은 하드웨어 개발과 소프트웨어 개발을 따로 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한 번 개발을 해놓으면 하드웨어가 바뀌더라도 소프트웨어가 돌아갈 수 있게 구조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대전환은 장차 자동차를 포함한 모든 모빌리티를 대상으로 적용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고객이 한 계정만으로 미래항공모빌리티(Advanced Air Mobility, AAM), PBV, 로보택시, 로봇 등과 연동해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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