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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일렉트릭은 지금]매출 3조 목표 "팩트 기반"…자신감 원천은②미국·중동 전력설비 수요 지속 확대…올해도 수주 증가 전망

임한솔 기자공개 2024-01-26 07:32:49

[편집자주]

HD현대일렉트릭의 경영난은 이제 옛일이다. 주력인 전력설비 분야에서 저가 수주를 타파하고 고부가 일감을 확대함으로써 매출과 수익성을 동시에 잡는 데 성공했다. 실적 그래프가 갈수록 가팔라지는 가운데 친환경 신사업에 기반한 미래 전략도 뚜렷하다. 명실상부 HD현대그룹 주력 계열사로 거듭나고 있는 HD현대일렉트릭의 안팎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4일 14: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팩트에 기초한 목표다." 조석 HD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 사장이 기자와 통화에서 올해 매출 전망치에 관해 한 말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23년 매출 2조7028억원을 내 실적 신기록을 썼는데 올해는 이보다도 20% 이상 늘어난 매출 3조3020억원을 거둔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언뜻 공격적인 목표로 보일 수 있지만 근거는 충분하다. 세계 재생에너지 시장이 확대돼 전력설비 수요가 증가하면서 HD현대일렉트릭의 수주 규모는 나날이 우상향하는 중이다. 이미 쌓아놓은 일감만 수조원 규모에 이른다.

◇미국·중동 전력설비 '러브콜'…고부가 수주 증가

늘어난 수주는 어디에서 왔을까. 최근 HD현대일렉트릭 수주 동향을 살펴보면 북미와 중동에서의 주문이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북미의 신규 수주 규모는 2021년 3억9000만달러였는데 2022년에는 10억2200만달러로 뛰었다. 2023년 1~3분기에는 13억6000만달러를 기록해 전체 수주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중동 지역의 경우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연간 수주 규모가 1억달러 중후반대에 머물렀으나 이후 가파른 반등이 나타나고 있다. 2021년 2억6000만달러, 2022년 5억1900만달러로 증가했고 2023년 1~3분기 4억1900만달러에 이르렀다.

(자료=HD현대일렉트릭 IR자료)

갑작스럽게 일감이 늘어난 데는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크게 작용했다. 먼저 북미와 중동 양쪽에서 재생에너지 전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신규 전력망에 관한 투자가 확대됐다. 미국 정부는 태양광 발전의 비중을 기존 3%에서 2035년 45%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중동에서는 친환경 미래 도시 네옴시티가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에서 충당하는 것을 목표로 건설되고 있다.

이밖에 2021년 미국 텍사스 한파 및 정전 사태로 노후 전력망을 교체할 필요성이 제기된 것도 HD현대일렉트릭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최근 2년간 미국에서 초고압 변압기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해외 수주를 기반으로 HD현대일렉트릭은 2023년 3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 5조1571억원을 확보했다. 2022년 말(3조5269억원)보다 1조5000억원 넘게 늘었다. 이제 수주잔고가 매출로 반영되는 일만 남았다. 회사가 역대 첫 3조원대 매출 진입을 자신하는 까닭이다.

조 사장은 "시장을 주도하는 변압기나 고압차단기는 주문형 제품"이라며 "대부분의 경우 확보된 물량에 기초해 매출을 계산한 것이라 (올해 매출에) 큰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미와 중동에서의 수주 확대는 향후 수익성 개선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두 지역 모두 대체로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고부가 제품을 주문하는 시장이라서다. 실제로 HD현대일렉트릭 영업이익률은 2022년 6.3%에서 2023년 11.7%로 상승했다.

◇수주 목표도 상향…증설 삼매경

HD현대일렉트릭은 전력설비 수주 호황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매출 목표와 함께 내놓은 수주 목표는 37억4300만달러로 2023년 목표 31억8600만달러를 현저히 웃돈다. 이는 수주잔고가 계속 증가하면서 생산능력에 가해지는 부하도 점점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수주산업에서 수주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주문받은 제품을 생산해 제때 공급하는 일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급증한 수주잔고를 소화하기 위해 국내외 곳곳의 사업장에서 생산시설 증설을 추진하는 중이다.

(자료=HD현대일렉트릭 IR자료 등)

먼저 주력 제품인 변압기에 관해 울산 공장과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 올해까지 합계 약 450억원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20%가량 확대한다. 앞서 2019년 미국 공장에서 한 차례 증설을 완료했고 2020년 울산 변압기 스마트 공장을 준공한 데 이어 다시 증설을 진행하는 것이다. 회사는 이번 증설을 통해 약 2200억원 수준의 매출 증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주 증가세를 고려하면 앞으로 추가 투자가 추진될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조 사장은 변압기 증설에 대해 "작년까지 검토된 바로는 20% 증설로 대응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서도 "시장이 변화할 수 있으니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전기기 쪽에서도 증설이 이뤄진다. 충북 청주에서 1173억원 규모 중저압차단기 신공장이 건설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25년 10월 신공장을 완공해 2030년까지 중저압차단기 생산능력을 현재의 2배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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