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주류업체 생존기]보해양조 임지선, '해외사업 강화' 승계 키 잡을까④‘낮은 지분율’ 경영능력 입증 필요, '해외·신사업' 전문성 발휘 미션
김혜중 기자공개 2024-02-01 08:30:46
[편집자주]
국내 주류업계는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오비맥주 등 대기업 뿐만 아니라 각 지역을 중심으로 입지를 구축한 중소주류업체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문제는 내수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주류 트렌드의 빠른 변화 등으로 중소업체들의 경영 여건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활로를 찾기 위해 저마다 해외 시장 진출,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중소주류업체들이 처한 현 상황을 들여다보고 향후 전략 등 전반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9일 13: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52년 설립돼 호남 시장을 호령하고 있는 보해양조는 현재 오너 3세 임지선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그는 미국 미시간대학교를 졸업해 파나소닉 인사팀장을 거쳐 2013년 보해양조 영업총괄본부장 상무로 입사했다. 2015년 부사장 승진과 함께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며 10년 째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다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 속 경영능력 입증에 대한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임 부사장은 전문 분야인 해외사업과 신사업을 필두로 실적 반등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3세 경영참여 속 2세 임성우 회장 그룹 지배력 '전권'
보해양조의 최대주주는 창해에탄올로 총 21.49%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특수관계인과 발행회사 임원 등 7명이 3%를 보유하며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24.49%의 지분을 갖고 있다.
2대 주주는 임성우 창해에탄올 대표이사 회장으로 지분율은 1.22%다. 임 회장은 창해에탄올 지분 23.35%를 지닌 최대주주이자 고(故) 임광행 창업주의 차남이다. 임 회장의 장녀인 임지선 보해양조 부사장 대표이사가 보유한 지분은 0.04%에 그친다.
보해양조는 과거 임 창업주의 장남인 임건우 씨가 이끌었다. 그러다 2011년 당시 대표이사였던 임 씨와 김상봉 전무의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인해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됐다. 이로 인해 동생 임성우 회장의 창해에탄올에 매각되면서 창해에탄올이 보해양조를 지배하는 형태로 지분구조가 형성됐다.
임성우 회장은 슬하에 1남 2녀를 뒀다. 장녀인 임지선 부사장은 보해양조의 대표이사를, 임 부사장의 동생인 임우석 부사장은 창해에탄올에서 신사업과 M&A 업무를 맡고 있다. 막내 임세민 이사는 보해양조의 브랜드전략과 광고 등을 총괄하는 CD(Creative Director)다.
업계에서는 장녀인 임지선 부사장이 보해양조를, 임우석 부사장은 창해에탄올을 맡아 회사를 이어 받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임성우 회장이 절대적인 지분을 들고 있기에 승계에 대한 전망은 아직 불투명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 비춰보면 현재 보해양조를 이끌고 있는 임지선 부사장은 경영능력을 성공적으로 발휘해 승계에 대한 당위성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해외사업·신사업 전문가 임 부사장, 이력 살릴까
임지선 부사장은 2015년 보해양조의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취임 후 채원영 사장과 각자대표 체제를 거치다가 2018년 채 사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하며 단독대표로 회귀했다. 이후 보해양조는 2020년 3월 조영석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각자대표 체제로 다시 전환됐다. 현재 조 부사장이 국내사업을, 임 부사장이 해외사업과 신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실제로 임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보해양조는 신제품 출시에 열을 올렸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보해양조가 출시한 신제품은 막걸리 '순희', 소주 '보해 월'과 '보해 강', '보해 아홉시반'과 와인 '매이' 네 제품이 전부다. 그러다 2015년에만 '잎새주 부라더', '부라더#소다', '복많은 부라더' 등 세 종류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이후에도 2023년 3분기까지 총 80여개의 제품을 선보이며 다양한 소비자의 기호를 공략하고 있다.
동시에 보해양조의 수출비중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19년 보해양조의 수출액은 총 26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 수준이었다. 이후 적극적으로 해외사업 확장에 나서며 2020년 34억원(4.3%), 2021년 50억원(5.97%), 2022년 67억원(7.37%)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임 부사장이 현지 기호에 맞는 수출용 제품을 따로 개발한 게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개발된 신제품 51종 중 27가지 제품은 수출용 제품이었다.
다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줄어들고 있는 수출액은 임 부사장에게 주어진 과제다. 작년 3분기 수출액은 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액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6.91%로 2.1%p가량 줄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외국인을 대상으로 전통주와 막걸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보해양조 관계자는 "한식과 페어링 된 복분자, 매취순 등 과실주 브랜드의 적극적인 수출 판로 확보를 위해 마케팅 캠페인 활동과 한정판 선물세트 제작, 박람회 참여 등 다양한 해외시장 개척활동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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