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주류업체 생존기]보해양조, 수익성 빈자리 '차입 확대'로 메꿨다③단기차입금 212억→376억, 신제품 '니치마켓 공략' 타개 방침
김혜중 기자공개 2024-01-31 11:42:02
[편집자주]
국내 주류업계는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오비맥주 등 대기업 뿐만 아니라 각 지역을 중심으로 입지를 구축한 중소주류업체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문제는 내수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주류 트렌드의 빠른 변화 등으로 중소업체들의 경영 여건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활로를 찾기 위해 저마다 해외 시장 진출,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중소주류업체들이 처한 현 상황을 들여다보고 향후 전략 등 전반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9일 08: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52년 설립된 보해양조는 광주와 전라도를 대표하는 주류 전문기업이다. 설립 이래 반세기가 넘는 기간 동안 호남 시장을 호령하며 입지를 구축했다. '잎새주'와 '보해 복분자주' 등 대표상품을 필두로 젊은 감각을 내세운 '부라더소다', '보해셀처' 등이 연달아 히트치면서 다양한 소비자를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그러나 최근 원재료비 상승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며 보해양조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적자기조가 이어지자 차입을 통해 영업활동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외형 성장은 '긍정적', 흑자전환 '과제'
보해양조는 작년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액 7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5%가량 증가했다. 매출 추이를 보면 2018년 820억원에서 2019년 760억원으로 하락한 뒤 2019년부터 매년 외형 성장을 거듭했다. 2022년 매출액은 909억원에 달한다.
다만 수익성은 2020년을 정점으로 악화되고 있다. 작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마이너스(-)14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보해양조는 2018년 영업손실 109억원, 2019년 153억원을 기록하는 등 적자가 컸지만 2020년을 기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20년 영업이익은 17억원이었다. 그러다 2021년 10억원, 2022년 6000만원으로 하향 추세를 보이다가 결국 작년 적자로 다시 돌아섰다.
보해양조 측은 원재료비 상승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원가 부담이 지속됐으나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따라 가격 인상 폭을 줄였던 점도 적자 전환에 영향을 줬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보해양조의 원재료 매입비와 매출원가율 모두 증가했다. 2023년 3분기 기준 주요 원재료 매입비는 2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가량 증가했다. 이에 따라 매출원가율도 2.3%가량 증가한 71%를 기록했다.
◇수익성 악화가 가져온 '재무구조 부담'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재무구조에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작년 3분기 기준 보해양조는 영업활동현금흐름으로 마이너스(-) 87억원을 기록했다. 우선 영업적자의 여파로 당기순손실 21억원을 기록한 게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재고자산의 증가로 88억원, 매입채무의 감소로 22억원의 현금이 빠져나가며 영업활동현금흐름 악화에 일조했다.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을 벌어들이지 못하면서 재무활동을 통해 자금을 충당하는 모양새다. 작년 3분기 재무활동현금흐름은 48억원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는 단기차입금을 349억원 늘렸다.
2023년 3분기 말 기준 보해양조의 단기차입금 규모는 총 376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73.2% 증가한 수치다. 차입금에서 회사가 보유한 현금을 제외한 순차입금 역시 311억원을 기록하며 46.6% 증가했다.
단기차입금이 증가하면서 부채비율도 높아졌다. 작년 3분기 말 보해양조의 부채비율은 85%로 전년 동기 대비 5%p가량 증가했다. 단순히 수치로만 따져 보면 아직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점차 재무구조에 부담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보해양조는 코로나19 이후 주류시장이 빠르게 세분화되고있는 만큼 다양한 소비자층에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면서 수익성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작년 3분기 기준 보해양조의 연구개발비용은 총 3억6710만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수치다. 2021년 3분기에는 3억1517만원, 2022년 3분기 3억3688만원으로 최근 3년간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려가는 추세다.
보해양조 관계자는 "소비자 시장이 빠르게 세분화되는 만큼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주류시장 니치마켓을 공략해 나아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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