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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카카오, 해법은]SM엔터, 거버넌스 이슈 차단·명분 세우기이수만 처 조카 이성수가 CEO…SM엔터, 더허브·텐엑스 인수 적정성 주장

이지혜 기자공개 2024-02-07 10:03:57

[편집자주]

카카오가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김범수 창업자는 물론 핵심 경영진과 그룹 계열사까지 사법리스크에 휘말렸다. 그러나 사업을 멈출 수도, 잠시 쉴 수도 없다. 인공지능(AI)은 물론 헬스케어, 엔터사업까지 당장 신성장동력을 가동하지 않으면 고사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있다. 카카오가 국내 최고의 플랫폼 기업으로서 저력을 입증할 때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카카오는 어떤 해법을 내놓을까. 카카오의 속사정과 위기를 극복할 활로를 조명했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6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성수 전 대표이사(CEO)가 SM엔터테인먼트의 A&R자회사 크리에이션뮤직라이츠(KMR) 대표에 취임한 지 약 반 년 만에 거버넌스 이슈에 휩쓸렸다. 사적 친분에 기반해 타 회사의 사업을 너무 비싼 값에 샀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KMR 관련 의혹이 사실인 것으로 드러난다면 카카오와 SM엔터테인먼트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수만 전 총괄의 영향력을 차단한 명분이 거버넌스 이슈였기 때문이다. 자칫 SM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그룹으로 최대주주를 변경, 거버넌스 체계를 다시 세웠는데도 소용이 없었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SM엔터 “KMR의 더허브·텐엑스 인수가 ‘적정’” 주장

5일 SM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KMR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적극 해명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주주와 이해관계자에게 보내는 서한을 내고 “KMR의 첫 투자라는 점에서 딜 규모의 적절성과 단시일 내 가시적 시너지 창출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었다”며 “그렇기에 더허브와 텐엑스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KMR은 SM엔터테인먼트의 이성수 최고A&R책임자(CAO)가 지난해 7월 CEO로 취임한 자회사다. 이 CAO가 회사 내부에서 맡았던 A&R 역할을 확대해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게 주력사업이다.

KMR의 중요성은 크다. 새로운 경영전략 SM3.0의 핵심이다. 장철혁 SM엔터테인먼트 CEO는 지난해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KMR을 통해 전세계 작곡가, 작사가, 글로벌 음악 퍼블리싱 기업과 계약을 맺을 것”이라며 “로열티를 내재화하는 데에서 더 나아가 앞으로 외부 레이블과 기획사에 음악을 판매하면서 또다른 신규 수익원으로 역할을 맡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SM엔터테인먼트는 KMR에 200억원 넘게 실탄을 지원했다. 그리고 KMR은 이 돈을 활용해 지난해 8월과 9월 각각 더허브와 텐엑스의 음악 퍼블리싱 사업과 텐엑스의 아티스트 매니지먼트사업을 각각 63억원, 22억원 등 총 85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4개월 정도가 흐른 지금 카카오의 감사위원회는 해당 투자의 적정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제동을 걸었다. 경영진 간 친분이 있어 KMR이 더허브와 텐엑스의 사업부를 고가에 매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핵심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이런 의혹에 대해 “더 허브의 인수가액 산정방식은 통상적으로 거래되는 사례와 최근 3개년의 성장 추세에 비춰 적정한 수준이었다”며 “텐엑스 인수를 통해 다양한 아티스트를 육성하는 레이블을 보유했을 뿐 아니라 이를 통한 제작 역량을 퍼블리싱 사업과 연계, 다양한 프로듀싱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 나아가 카카오 감사위원회의 행보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가 주요 임원의 PC에 대한 포렌식도 요청했다”며 “요청사항의 범위나 방식에 대해 적잖은 의문과 아쉬움이 있었지만 최대한 협조했다”고 했다.

동시에 이를 빌미로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의 핵심 경영진을 교체하려 한다는 관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매각설에 대해서도 공동 성장을 추구하고 상호시너지를 내기 위해 긴밀하게 사업협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거버넌스’ 이슈 계속, 명분 흔들리나

SM엔터테인먼트가 해당 이슈에 적극 해명하는 배경으로 '명분'이 꼽힌다. 경영진 교체설, SM엔터테인먼트 매각설 등 여러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이를 차단하려는 게 표면적 목적이라면 그 기저에는 이수만 전 총괄의 영향력을 차단한 명분을 잃지 않으려는 목적이 있다는 의미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초 경영권 지분을 카카오그룹으로 넘기고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 새로운 경영전략인 SM 3.0을 추진하는 명분으로 이수만 전 총괄과 관련된 라이크기획 등의 이슈를 제기했다.

이때 선봉에 선 게 이성수 KMR CEO다. 이성수 CEO는 이수만 전 총괄의 처조카로 2004년 SM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해 20여년 동안 A&R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는 거버넌스 이슈를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자 ‘백의종군’하겠다며 SM엔터테인먼트의 CEO 자리를 내려놓고 CAO와 KMR의 CEO를 맡았다.

다시 말해 이성수 전 CEO가 KMR을 맡은 것은 SM엔터테인먼트의 거버넌스 관련 명분을 세우고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인데 이번 인수건으로 KMR 설립의 명분과 정당성이 흔들리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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