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 충당금 쇼크]SBI저축, 보수적 PF대출 영업 덕 봤다…영향은 '제한적'①추가 충당금 83억 수준, 과거 대출부실 '반면교사'…수익성 악화는 '고민'
김서영 기자공개 2024-02-08 08:04:57
[편집자주]
금융당국이 부동산PF 문제에 칼을 빼 들었다. 2금융권은 오랜 업황 부진 속에 추가 충당금을 쌓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저축은행, 여전사, 상호금융 등은 비우호적인 업황으로 수익성이 크게 저하됐고 갈수록 적자 폭이 커지는 곳도 있다.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재무 상태가 양극화하는 가운데 부실채권 매물도 쏟아질 전망이다. 부동산 PF를 둘러싼 2금융권의 충당금 확대 압박과 재무적 영향을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6일 11: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BI저축은행이 금융감독원(금감원)의 대손충당금 적립 압박 속에 연간 흑자를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경영공시 기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규모는 1098억원이다. 이 가운데 금감원 가이드라인에 따라 약 83억원의 추가 충당금을 쌓을 전망이다.건전성 비율도 양호해 비우호적인 업황 속 대형사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충당금 추가 적립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이나 수익성이 크게 악화하며 고민이 커졌다. SBI저축은행은 이미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순이익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2000억원가량 줄었다.
◇과거 현대스위스 부실 경험, 추가 충당금 적립 '비껴갔다'
SBI저축은행은 부동산PF 대출 부실 우려 속 무풍지대로 꼽힌다. 부동산 시장 호황기 공격적으로 부동산PF 대출을 늘렸던 다른 대형사와 달리 보수적인 영업 기조를 유지했다. 이는 과거 현대스위스저축은행 시절 겪었던 교훈 덕분이다.
당시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부동산PF 대출과 개인 소액대출 등에서 부실이 발생하면서 경영 정상화 절차에 돌입했다. 2013년 일본계 투자금융회사인 SBI홀딩스에 인수돼 지금의 SBI저축은행이 됐다. 당시 경영 정상화에 투입한 금액만 1조원이 넘는다.
그 덕분에 SBI저축은행은 금감원의 손실흡수능력 강화 압박에도 추가 충당금 규모 자체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작년 9월 말 기준 부동산PF 대출채권 규모는 1098억원이다. 여기에 금감원이 가이드라인으로 정한 건전성 분류별 최소 적립률을 대입하면 예상 추가 충당금 합계는 82억5600만원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건전성 분류별 △정상 6억9600만원 △요주의 74억7000만원 △고정 9000만원이 산출된다. SBI저축은행이 보유한 부동산PF 대출채권 가운데 회수의문과 추정손실에 해당하는 대출채권은 없는 상황이다.
금감원이 발표한 추가 충당금 적립률은 '2023년 말 결산'에 적용된다. 따라서 정확한 추가 충당금 규모는 작년 4분기 부동산PF 대출채권 규모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SBI저축은행의 연간 경영공시는 오는 3월 말 외부로 공시된다.
◇순이익 1년 새 76% '급감'…수익성 악화 '최대 고민'
SBI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2019년 2389억원이었던 대손충당금은 2020년 3288억원, 2021년 4484억원, 2022년 5269억원으로 빠르게 늘었다. 지난해 9월 말 6364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 작년 동기(5002억원)와 비교해 27.2% 증가한 수치다.
83억원가량의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해도 순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란 분석이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SBI저축은행의 누적 순이익은 623억원이다. 전년 동기 257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75.8% 급감했다. 결국 순이익 기준으로 OK저축은행(누적 704억원)에 1위 자리를 내어주게 됐다.
SBI저축은행은 금감원의 추가 충당금 적립 압박은 피해 간 셈이다. 다만 고민은 수익성 그 자체다. 투입한 자본 대비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 알 수 있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작년 3분기 7.41%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작년 동기 ROE는 19.62%로 20%에 육박했으나 1년 새 12.21%p 하락했다.
건전성 지표는 양호한 편이다. 작년 9월 말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4.54%로 전년 동기 13.55%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 0.99%p 높아졌다. 다만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5.86%로 전년 동기 2.32%에서 2배 이상 높아졌다. 유동성비율은 2022년 3분기 말 138.52%에서 작년 3분기 말 105.91%로 떨어졌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김서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저축은행 예보한도 상향 여파]예보료율 인상 따른 비용 부담 확대 '우려'
- 상호금융권, 대부업 자회사 출자 '러시'
- [여전사경영분석]한투캐피탈, 신규 영업 확대에 분기 '흑자 전환'
- [저축은행 예보한도 상향 여파]예보한도 '1억' 눈앞…관건은 예보료율
- 산은캐피탈, 신임 부사장에 안영규 전 부행장
- 유재훈 예보 사장 "마지막 임기 중대 과업 완수할 것"
- 한화생명에 안긴 한화저축, 리스크 관리 고삐쥘까
- ST인터내셔널에 안긴 웰컴캐피탈, 이사진 '새판짜기'
- 하나캐피탈, 인니 리테일 영업 확대 '드라이브'
- [2024 이사회 평가]넥센타이어, 높은 참여도에도…평가체계 '미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