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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금융권 충당금 쇼크]부동산PF에 칼 빼든 당국,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 '괜찮을까'[총론]PF 부실 '신속' 정리 기조, 수익성 악화 속 대형사-중소형사 '양극화' 전망

김서영 기자공개 2024-02-07 13:20:10

[편집자주]

금융당국이 부동산PF 문제에 칼을 빼 들었다. 2금융권은 오랜 업황 부진 속에 추가 충당금을 쌓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저축은행, 여전사, 상호금융 등은 비우호적인 업황으로 수익성이 크게 저하됐고 갈수록 적자 폭이 커지는 곳도 있다.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재무 상태가 양극화하는 가운데 부실채권 매물도 쏟아질 전망이다. 부동산 PF를 둘러싼 2금융권의 충당금 확대 압박과 재무적 영향을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5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이슈를 대하는 금융당국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당초 금융권에선 총선을 치른 뒤 본격적인 부실 정리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에 돌입하면서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분위기다. 특히 2011년 저축은행 사태로 홍역을 치렀던 2금융권에 당국의 대응이 집중됐다.

금융감독원(금감원)은 2금융권에 추가 충당금을 적립하라고 당부했다. 최소 적립률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정도로 손실 흡수능력 제고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다만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며 업권 전체적으로 수익성이 크게 위축돼 있다. 2금융권이 이를 감당할 수 있을 지를 두고 우려가 나온다.

◇금융당국 "PF 부실 속도감 있게 제거"…추가 충당금 적립 '압박'

최근 이복현 금감원장은 임원 회의를 통해 '부동산PF의 질서 있는 연착륙'과 관련한 당부 사항을 발표했다. 부동산PF 부실을 속도감 있게 제거해 나가야 한다는 게 골자였다. 사업성이 없는 PF 사업장에 대해선 원칙적으로 예상손실을 100% 인식해 충당금을 적립하라고 주문했다.

금감원은 "2023년 말 결산이 끝나는 대로 금융회사의 충당금 적립 실태 등을 면밀히 점검할 계획"이라며 "여력이 있는 범위 내에서 충당금을 최대한 적립해야 하며 단기 성과에 치중해 PF 손실 인식을 회피해 배당이나 성과급으로 사용할 경우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금융감독원)

아울러 금감원은 업권별로 PF대출 대손충당금을 얼마나 적립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다. 2금융권인 저축은행 캐피탈, 상호금융뿐만 아니라 은행과 보험, 증권사까지 적용된다.

먼저 저축은행과 캐피탈 업계는 건전성 분류상 개별 대출채권에 대해 △정상 2% △요주의 10% △고정 30% △회수의문 75% △추정 손실 100%만큼 충당금으로 쌓아야 한다. 상호금융권은 △정상 1% △요주의 10% △고정 20% △회수의문 55% △추정 손실 100%로 지침이 정해졌다.

당국이 충당금 적립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내려보내면서 개별 금융사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서야 할 상황이다.

2금융권 관계자는 "충당금과 관련해 2023 회계연도 재무제표를 다시 수정하게 생겼다"며 "이미 충분한 규모의 충당금을 쌓은 상황이지만 당국의 요구에 따라 추가로 충당금을 쌓을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수익성 '빨간불'…충당금 적립이냐, 부실채권 매각이냐 '고민'

금융당국이 부동산PF 관련 추가 충당금 적립을 압박하고 나서는 가운데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양극화 현상이 펼쳐지고 있다. 업권 전체가 고금리 장기화로 조달원가가 급증해 수익성이 악화됐다. 대형사는 흑자 유지에 선방했지만 중소형 금융사는 적자 상태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2금융권 관계자는 "어려운 경제 상황 속 대형사는 수익성 방어에 성공해 당국이 요구하는 만큼 추가 충당금을 쌓을 수 있지만 중소형사의 경우는 다르다"며 "적자 폭이 갈수록 커지는 중소형사는 충당금 쌓을 여력이 없어 손실을 보더라도 부실채권 매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금융권은 지난해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저축은행 상위 5개사(SBI·OK·웰컴·페퍼·한국투자) 모두 순이익이 크게 줄었다. 특히 페퍼저축은행은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67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나머지 4개사도 흑자 유지에는 성공했으나 수익성이 눈에 띄게 악화했다.

나머지 중소형 5개사(애큐온·다올·OSB·모아·JT)의 상황은 더 나빴다. 모아저축은행을 제외하고 나머지 4개사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3분기 기준 누적 순손실은 애큐온저축은행 375억원, 다올저축은행 111억원, OSB저축은행 189억원, JT저축은행 28억원이었다.

중소형 저축은행이 추가 충당금 적립이 아닌 부실채권 매각을 택할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금감원 역시 부실PF 사업장 정리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라고 당부하면서 부실채권을 신속히 매각 또는 정리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출처: 각 저축은행사 경영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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