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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한온시스템 회사채 증액 회자 NH '친시장 전략' 빛났다부정적 아웃룩에 금리밴드 '+60bp 확대'…4000억 '최대' 한도로 증액발행 성공

손현지 기자공개 2024-02-13 14:44:01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7일 1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사채 증액 발행에 성공한 한온시스템 딜이 최근 IB업계 내에서 회자되고 있다. 수요예측 전 부정적(negative) 아웃룩이 달리며 시장의 우려를 자아냈던 것과 달리, 기관투자자들의 충분한 자금을 모아 최대 목표액이었던 4000억원까지 증액 발행에 성공한 것이다.

성공 비결로는 대표 주관사였던 NH투자증권의 시장 친화적 발행 전략이 꼽히고 있다. NH증권 Industry3본부 실무진은 최근 낮아진 금리레벨을 고려해 금리밴드 상단을 '+60bp'까지 끌어올리며 기관 투심을 자극했다.

자칫하면 조달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발행사 입장에선 꺼려질 수도 있는 결정이다. 하지만 지난 9년간의 양사간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쌓은 돈독한 신뢰 속에 적절한 발행전략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금리밴드 +60bp로 기관 투심 자극, 스프레드 감축 성공

7일 IB업계에 따르면 한온시스템은 이날 4000억원 회사채 발행 절차를 완료했다. 당초 모집액이었던 2000억원에 비해 두배나 많은 규모로 증액 발행에 성공했다.

지난달 30일 진행한 프라이싱을 통해 넉넉한 자금을 모은 덕분이다. 당시 2년물 500억원 모집에 1550억원, 3년물 1500억원 모집에 3700억원의 기관 자금이 몰렸다.

앞서 부정적 크레딧 이슈가 발생했던 것에 비해선 '선방'한 결과로 평가받고 있다. 한온시스템은 작년 말부터 부정적(negative) 아웃룩이 달렸다. 한국기업평가를 시작으로 ,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도 동일한 결정을 내리자 등급 디스카운트 우려가 커졌다.

*한온시스템 현금흐름과 CAPEX 추이, 출처=한국신용평가

신평업계의 판단의 근거는 최근 악화된 현금흐름이었다. 한온시스템은 연간 4000~6000억원에 달하는 자본지출(Capex) 부담으로 차입금이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었다. 오는 2025년까지 미국 테네시 공장과 캐나다 온타리오 공장을 중심으로 한 지출이 예정돼 있다.

NH증권은 수요예측 당시 금리희망밴드를 넉넉하게 잡으며 기관 투심을 공략했다. 개별민평금리에 -60~60bp를 가산한 금리를 제시했다. 2년물은 5bp, 3년물은 24bp에 모집 물량을 채웠다. 비록 언더발행에는 실패했지만 미매각을 방어는 물론이고 자금도 넉넉히 모았다는 점은 긍정적이었단 평가다.

실제로 지난달 동일한 AA급 채권 중에선 특정 만기에선 물량을 충분히 채우지 못했던 사례도 있었다. 한화솔루션(AA-)은 프라이싱에서 5년물에서 모집 목표액이었던 4000억원을 채우지 못했다. CJ ENM(AA-) 역시 2년물은 넉넉한 자금을 모았지만 3년물에선 모집액에 미달하는 수요를 확인했다.

◇2016년부터 우여곡절 함께, 레고랜드 미매각 등 극복 '신뢰감'

NH증권과 한온시스템의 인연은 자그마치 9년이다. NH증권은 한온시스템이 회사채 시장을 처음 찾은 2016년부터 단독 대표 주관사로 활약하고 있다. 조달 규모가 커질수록 주관사가 많아지는 점을 감안하면 보기 드문 사례다.

양사는 단순히 발행사와 주관사의 관계를 넘어 자금 조달 전반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간 완판과 미매각 등 우여곡절을 경험하면서 돈독하는 신뢰관계가 형성됐다.

매번 결과가 좋았던 건 아니다. 지난 2022년 10월 레고랜드발 유동성 경색 위기가 고조될 당시 프라이싱에서 2500억원 미매각을 기록했다. AA등급 회사채들도 수급이 불리했던 최악의 시장 상황 속에서 금리밴드를 -60~60bp나 열어뒀는데도 주문액은 저조했다.

당시 NH증권은 당시 미배정 물량 2500억원에 대해 전액 인수를 감행하며 책임 의식을 내비쳤던 바 있다. 처음 경험한 흥행 실패였기에 주관사를 책망할 수도 있었겠지만 한온시스템도 신뢰감을 드러냈다. NH증권의 원활환 셀다운(sell-down) 마케팅을 지원하기도 했다. 밴드 최상단보다도 10bp 높은 +70bp의 가산금리를 결정했다.

이후로도 한온시스템은 작년에도 NH증권을 회사채 발행 단독 주관사로 선정하며 의리를 지켰다. NH증권이 맡은 한온시스템은 다수가 매번 모집액을 초과달성하는 기록을 세웠다.

NH증권은 IB조직 산하에 세일즈 전담 부서를 운영하기 때문에 단독으로도 충분히 공모채 주관 업무 수행이 가능한 부분도 있다. 수년간 리그테이블 상위권을 유지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최적의 발행 전략 노하우를 발휘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한온시스템은 과거에도 등급 아웃룩에 부정적이 달리며 디스카운트 우려를 자아냈던 적이 있다"며 "양사간 오랜 경험이 쌓인 만큼 위기 극복이 수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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