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ncial Index/HD현대그룹]'수주호황' 현대삼호중공업, 1조 불어난 유동성[현금흐름/현금성자산]⑩'지분매입' 한국조선해양 5000억 감소, '배당수취' HD현대 15배↑
박동우 기자공개 2024-02-20 08:23:01
[편집자주]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매출과 영업이익 기반의 영업활동과 유·무형자산 처분과 매입의 투자활동, 차입과 상환, 배당 등 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 집단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 내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기업집단의 재무 현황을 살펴본다. 이를 넘어 숫자를 기반으로 기업집단과 기업집단 간의 비교도 실시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7일 13:4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이낸셜 인덱스(Financial Index)란?[현금흐름]
⑩현금 및 현금성자산
기업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영업활동과 투자활동, 재무활동의 결과물로 유동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은행에서 언제든 찾을 수 있는 요구불예금(보통예금이나 당좌예금)뿐 아니라 회계상 큰 거래비용 없이 현금 전환이 쉽고, 가치변동의 위험이 크지 않은 금융상품을 포함한다. 초단기 수익증권인 MMF, 취득당시 상환일까지의 기간이 3개월 이내인 상환 우선주, 취득당시 3개월 이내의 환매조건인 환매채 등이다. HD현대그룹의 현금성자산 증감 추이를 계열사별로 살펴본다.
지난해 HD현대그룹 계열사 가운데 현대삼호중공업의 유동성이 가장 많이 늘었다. 수주 호황에 힘입어 현금성자산이 1조원 넘게 불어났다. HD한국조선해양은 IMM PE가 보유한 현대삼호중공업 지분을 사들인 여파로 현금성자산이 5000억원 감소했다. HD현대의 유동성은 배당수익 증대에 힘입어 1년새 15배 넘게 많아진 4400억원으로 나타났다.
그룹 주요 계열사로 10개 기업을 살폈다. △HD현대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HD현대에너지솔루션 △HD현대일렉트릭 △HD현대건설기계 △HD현대인프라코어 등 8개 상장사, 사업보고서 제출 의무를 갖춘 △현대삼호중공업 △HD현대오일뱅크 등 비상장사 2곳의 주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삼았다. 지주회사 HD현대와 조선부문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에 대해서는 별도 재무제표를 토대로 분석했다.
THE CFO 집계에 따르면 2023년 3분기 말 기준으로 HD현대그룹 10개 주요 계열사의 현금성자산은 6조8662억원이다. 2022년 9월 말 6조9649억원과 비교하면 1년새 987억원(1.4%) 감소했다. 지난 5년 동안 추이를 살피면 2019년 말 5조9945억원, 2021년 말 7조1670억원, 지난해 말 5조2906억원 등의 변동을 보였다.
계열사 중에서 HD현대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별도), HD현대건설기계, HD현대인프라코어, HD현대오일뱅크, 현대미포조선 등 6개사의 유동성이 줄었다. 현금성자산 감소액이 가장 많은 기업은 HD현대중공업이다. 2022년 3분기 말 1조6651억원에서 지난해 9월 말 1조1450억원으로 5201억원(31.2%) 급감했다.
HD현대중공업은 2021년 8월 재상장 덕분에 공모자금 1조800억원을 조달했고 그해 말 유동성이 2조2884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2년 말 9051억원으로 1년 만에 1조3833억원(60.4%) 줄었다. 유형자산 취득액 증가, 차입금 상환 여파로 투자활동 현금흐름(-5179억원)과 재무활동 현금흐름(-9328억원)에서 대규모 순유출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조선부문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의 현금성자산도 2022년 9월 말 2조348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1조5272억원으로 5076억원(24.9%) 줄었다. 2019년 물적분할을 계기로 출범한 이래 매년 증가세를 이어오다 작년에 처음 감소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유동성이 줄어든 배경은 현대삼호중공업 지분 매입과 맞물렸다. 2023년 2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IMM PE로부터 현대삼호중공업 주식 15.15%를 사들이는데 4097억원을 투입했다. 2017년 당시 IPO를 전제로 IMM PE가 현대삼호중공업을 겨냥해 투자를 단행했으나 증시 침체 여파로 상장 추진 구상을 철회했다.
현대삼호중공업, HD현대(별도), HD현대에너지솔루션, HD현대일렉트릭 등 4개 계열사의 유동성은 1년새 불어났다. 현대삼호중공업의 약진이 단연 두드러졌다. 보유한 현금성자산이 2022년 9월 말 7283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1조8367억원으로 1조1084억원(152.2%) 급증했다. 계열사를 통틀어 가장 많은 증가분을 시현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의 현금성자산 증가폭이 계열사 가운데 단연 많은 건 선박 수주 호황과 맞물렸다. 조선업 경기 회복과 맞물려 본업 실적이 개선됐다. 영업활동 현금흐름 순유입분도 지난해 9개월 동안 2조4842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1~9월 2168억원 대비 11배 넘게 불어난 금액이다.
지주사 HD현대는 유동성이 1년 만에 15배 넘게 많아진 4385억원을 기록했다. 1406.9%(4094억원)의 증가율을 시현했는데 계열사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보유 현금 증대에 결정적 기여를 한 건 '배당금수익'이다.
HD현대가 종속기업에서 거둬들인 배당은 작년 1~9월 476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 3334억원 대비 1429억원(42.9%) 증가했다. △HD현대오일뱅크(4137억원) △HD현대글로벌서비스(558억원) △HD현대일렉트릭(67억원) 등에서 배당을 수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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