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증권업 재건]현실적 대안 유상증자, 과점주주 설득할 수 있을까④현 체제 유지에도 빠듯한 자본비율…소형사 인수 후 체급 격상 '한계'
최필우 기자공개 2024-02-13 12:49:53
[편집자주]
우리금융이 증권업 재건 로드맵을 새로 그렸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작년 한 해 다수의 증권사와 접촉했으나 조건이 맞는 매물을 찾지 못했다. 대안으로 소형사를 인수해 증권업 라이선스를 확보하기로 했다. 여기에 유상증자로 몸집을 불린 우리종합금융을 더하는 수순이다. 우리금융은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 고차 방정식을 풀어 나가야 한다. 우리금융이 새로 수립한 증권사 인수 전략의 디테일을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7일 16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이 소형 증권사를 인수하면 남는 과제는 자본 확충이다.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한다 해도 중대형 증권사와 경쟁을 벌이기엔 자기자본이 턱없이 부족하다. 초대형 IB가 되기 위해 필요한 4조원은 물론 종합금융투자사업자 기준인 3조원에 도달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우리금융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자본비율은 증권 계열사 자본 확충 속도를 더디게 하는 결정적 요인이다. 증권사가 없는 현행 체제의 전략을 뒷받침하기에도 빠듯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금융 안팎에서는 지주의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력 보강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소형 증권사, 자본비율 부담 없지만…자본확충 과제 뒤로 미뤄질 뿐
우리금융이 인수 검토 대상 중 하나라고 밝힌 한국포스증권의 자본총계는 500억원 안팎이다. 이는 국내 증권사 중 최하위권 자본 규모다. 인수합병(M&A)이 성사돼 자기자본 1조1000억원 수준인 우리종금과 합병한다해도 자본력에 큰 보탬이 되지 않는다.
미미한 자본 규모는 오히려 우리금융이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포스증권은 온라인 펀드판매 플랫폼 사업을 위해 설립돼 대규모 자본이 필요치 않았고 위험가중자산(RWA)도 거의 없다. 증권사 M&A로 인한 자본비율 악화를 우려하는 우리금융 입장에선 부담을 덜 수 있다.

자본비율은 우리금융 증권사 M&A 전략 방향성에 영향을 미치는 지표다. 당초 우리금융은 보통주자본(CET1)비율 하락을 어느정도 감수하고 중형사를 인수한다는 구상이었다. 우리은행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매물이라면 CET1비율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
하지만 중형사 중에는 마땅한 매물이 없어 소형사까지 가능성을 열어두기로 했다. 소형사를 인수하고 우리종금과 합병하면 중형사를 인수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후 지주의 CET1비율 추이에 따라 증권사 자본확충 속도를 조절하면서 덩치를 키우는 수순이다.
당장의 CET1비율에는 큰 충격을 주지 않는 전략이지만 긴 시간이 소요된다는 한계가 있다. 우리금융은 CET1비율 관리 목표치를 13%로 정하고 3~4년 내에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RWA 증가를 수반하는 기업금융 강화, 글로벌 비즈니스를 위한 해외 법인 출자를 고려했다. 현 체제의 성장 전략을 뒷받침하기에도 자본비율 관리가 녹록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계적 자본 투입으로 대형 증권사 체제를 갖추는 길은 요원하다.
증권사 추가 이후 제대로 된 시너지를 기대하려면 유증이 불가피하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유증은 CET1비율 하락을 방지하면서 증권사에 대한 지원을 단기간에 확대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수단으로 꼽힌다. 우리금융 보통주자본이 티어 그룹 내에서 가장 취약하다는 명분도 있다.

◇유증시 기존 주주 부담 작용
우리금융이 유증을 단행하려면 과점주주 추천 인사들로 구성된 이사회를 설득해야 한다. 현재 과점주주는 IMM PE,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푸본그룹, 유진PE로 이뤄져 있다. 과점주주 5곳이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율은 총 20.7%다.
과점주주가 합류한 지 7년이 넘었지만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금융의 최근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34배로 저평가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별다른 투자 소득이 없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증자 부담을 떠안는 것을 꺼릴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유증을 통한 속도감 있는 증권업 재건이 주가 상승을 위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증권사 부재 또는 빈약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우리금융 주가 저평가의 핵심적인 요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증권업 재건 이후 만만치 않은 자본확충을 부담해야 하는 보험사도 인수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보통주자본을 보강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유상증자는 증권사 M&A와 자본확충을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지만 얘기를 꺼내기에 불편한 소재인 것도 사실"이라며 "단기적으로는 부담이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발판이 될 수 있는 만큼 검토해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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