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정책 리뷰]웹젠, 역성장 불구 현금배당 '자신감'주당 배당금 300원, 신작 부재로 매출 후퇴…풍부한 현금곳간
황선중 기자공개 2024-02-15 09: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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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연간 실적 발표 때마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기업이 발표하는 배당정책이다. 유보 이익을 투자와 배당에 어떤 비중으로 안배할지 결정하는 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핵심 업무다. 기업마다 현금 사정과 주주 환원 정책이 다르기에 재원 마련 방안과 지급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주요 기업들이 수립한 배당정책과 이행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8일 11:0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웹젠이 실적 둔화에도 불구하고 현금배당을 실시한다. 일반적으로 실적이 불안할 때는 배당에 소극적인 태도가 많은데 웹젠은 풍부한 현금성자산을 기반으로 자신감 있게 주주환원정책을 전개하는 모습이다.◇역성장 속에서 2년 연속 현금배당
웹젠은 7일 이사회를 열고 현금배당 실시를 결정했다. 지난해 무려 18년 만의 현금배당을 시행한 이후 2년 연속 주주들에게 이윤을 분배하는 모습이다. 주주들에게 주당 배당금 300원을 지급한다. 배당총액은 약 88억원. 주당 배당금 370원이었던 전년보다는 다소 감소했다.
3년째 역성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현금배당이라는 점에서 의외라는 평가가 많다. 지난해 매출(연결)은 1962억원으로 전년대비 18.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정점(2940억원)을 찍은 이후 3년 연속 줄고 있다. 영업이익은 499억원으로 39.8% 떨어졌다. 당기순이익은 575억원으로 20.4% 감소했다.
지난해 실적 부진은 상반기 신작이 부재했던 탓이다. 게임사 실적은 신작에 좌우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웹젠은 지난해 4분기에 신작 2종(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뮤 모나크)을 출시한 것이 전부다. 4분기에 신작을 출시한 만큼 연간 실적에 신작의 성과가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
◇막대한 이익잉여금, 풍부한 현금성자산 '눈길'
통상 기업이 역성장에 빠지면 보수적인 현금배당 기조를 보인다. 사업 불확실성이 커지고 현금흐름이 불안해지는 만큼 여유자금을 최대한 비축해두는 것이다. 또한 역성장 고리를 끊기 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물색해야 하기 때문에 현금성자산을 배당재원보다 투자재원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
웹젠이 역성장 속에서도 현금배당을 실시하는 자신감은 탄탄한 기초체력에서 나온다. 지난해 3분기 말 자산 구성을 살펴보면 총자산에서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이 차지하는 비중은 49.8%(3308억원)에 달했다. 필요에 따라 현금화할 수 있는 투자자산(26.2%)까지 감안하면 70%가 넘는다. 반면 부채비율은 12.6%에 불과하다.
현금배당의 회계상 재원인 이익잉여금 증가세가 상징적이다. 웹젠의 이익잉여금은 2018년 말 1951억원이었지만 지난해 말 5236억원으로 증가했다. 5년 만에 3배 가까이 증가한 것. 심지어 지난해 현금배당을 실시하고 자사주를 이익잉여금으로 소각했는데도 안정적인 흑자 덕분에 이익잉여금은 오히려 늘어났다.
◇신규 투자 신호탄…과녁은 '서브컬처'
웹젠은 풍부한 현금성자산을 기반으로 현금배당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투자까지 단행하고 있다. 지난달 국내 게임개발사 '하운드13'에 현금 300억원을 투자한 것이 대표적. 향후 하운드13이 개발한 신작에 대한 퍼블리싱(유통) 우선권을 확보했다. 2014년 설립된 하운드13은 인기게임 '드래곤네스트'를 개발한 박정식 대표가 이끌고 있다.
게임 포트폴리오도 다양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대표작 '뮤' 중심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에서 뮤 지식재산권(IP)이 차지하는 비중은 63%(1231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서브컬처' 장르에 힘을 주고 있다. 서브컬처 장르는 2D 미소녀가 등장하는 일본 애니메이션과 비슷한 게임을 일컫는다.
서브컬처 장르는 중국 모바일게임 '원신'의 글로벌 흥행 이후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웹젠도 '대세'에 발을 맞추는 모습이다. 지난해 출시한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도 서브컬처 장르다. 연내 출시할 자체 개발작 '테르비스'도 마찬가지다. 웹젠이 투자한 하운드13이 개발 중인 신작 '프로젝트D'에도 미소녀 캐릭터가 등장한다.
김태영 웹젠 대표는 "자체 개발은 물론 외부 투자도 늘리며 개발력을 확보하고, 중장기 사업전략에 따라 프로젝트별 게임 서비스 일정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국내외에서 게임 트렌드와 사업 환경의 변화도 전망된다. 여러 환경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면서 지속적인 성장 동력들을 마련하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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