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쌓인 콘텐트리중앙, 영구대출로 '숨통' 신종자본대출로 300억 조달, 자본 확충 효과까지…이자비용 부담 불가피
황선중 기자공개 2024-11-27 09:21:03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5일 12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가박스중앙의 모회사 콘텐트리중앙이 신종자본대출(영구대출)로 자금을 조달해 눈길을 끈다. 영구대출은 외부에서 유동성을 충원하면서 자본까지 확충할 수 있는 전략적 수단이다. 수년간 적자와 부채에서 헤매는 콘텐트리중앙으로서는 최선의 선택지에 가깝다. 하지만 무거운 이자비용이란 또다른 부담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콘텐트리중앙, 영구대출로 유동성+자본 확충
25일 업계에 따르면 콘텐트리중앙은 지난 19일 일종의 페이퍼컴퍼니인 특수목적법인(SPC) 에이치와이중앙제삼차를 통해 300억원 한도 영구대출을 받았다. 에이치와이중앙제삼차가 콘텐트리중앙에 대한 대출채권을 기초로 자산유동화단기사채(ABSTB)를 발행해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한 뒤 콘텐트리중앙에 영구대출을 실행하는 구조다.
영구대출의 강점은 신종자본증권(영구채)과 마찬가지로 겉보기엔 부채인데도 회계상 자본으로 잡힌다는 점이다. 사실상 만기 없이 이자만 지급하는 조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콘텐트리중앙이 받은 영구대출은 최초 만기일 자체가 30년 뒤인 2054년 8월 4일이다. 설령 만기가 도래해도 콘텐트리중앙 선택에 따라 만기를 30년씩 연장할 수 있다.
또한 5년 뒤인 2029년 8월 4일부터는 조기상환권(콜옵션)을 통해 조기상환도 할 수 있다. 여러모로 차주인 콘텐트리중앙에 유리한 조건인 만큼 대출금리는 연간 6.6%로 비교적 높다. 2029년 8월 4일부터는 가산금리가 붙는다는 스텝업(Step-up) 조건까지 담겨 있다. 다만 이자 지급도 필요에 따라 연기할 수 있기 때문에 자본으로 분류한다.
◇극장산업 침체 직격탄…부채비율 468%
콘텐트리중앙은 재무 긴장도가 높아진 상태다. 2020년부터 4년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도 3분기 연결 누적 기준 매출 6759억원, 영업손실 293억원으로 5년 연속 적자 가능성이 있다. 대표적인 재무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부채총계/자본총계)은 468.8%에 달할 정도다. 부채비율은 통상 200% 이하를 안정권으로 본다.
재무구조가 불안해진 배경에는 자회사 메가박스중앙이 있다. 멀티플렉스 '메가박스'를 운영하는 메가박스중앙은 극장산업 침체로 적자가 누적되면서 불가피하게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메가박스중앙의 부채비율은 무려 605%를 상회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자본총계는 1366억원에 불과하지만 부채총계는 8267억원이다.
심지어 메가박스중앙은 이미 영구대출 카드까지 활용한 상태다. 지난 2021년 8월과 12월 두 차례의 영구대출을 통해 도합 800억원을 조달했고, 이를 자본으로 분류하고 있다. 만약 영구대출이 없었다면 메가박스중앙 자본총계는 1300억대 아닌 500억대로 줄어들어 모회사인 콘텐트리중앙의 부채비율에도 영향을 미쳤을 확률이 높다.
◇이자비용 부담은 피하기 어려워
콘텐트리중앙은 새로운 영구대출로 부채비율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유동성을 확충하는 효과를 거두게 됐다. 하지만 이자비용 확대는 피할 수 없는 부담이다. 이미 이자비용은 2018년 82억원에서 2023년 865억원으로 5년 만에 10배 넘게 불어나 순이익을 갉아먹고 있다. 올해 이자비용은 774억원으로 전년대비 20.1% 증가한 상태다.
다른 멀티플렉스사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CGV를 운영하는 CJ CGV는 지난 2020년 12월 영구대출을 통해 2000억원을 조달했다. 이 회사는 영구대출뿐 아니라 영구채도 활용하고 있다.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 역시 2021년부터 매년 영구채로 자금을 조달하며 유동성과 함께 재무건전성을 사수하고 있다.
1987년 9월 세워진 콘텐트리중앙은 중앙그룹 중간 지주사 역할을 하는 회사다. 핵심 자회사는 메가박스중앙(영화)과 에스엘엘중앙(방송)이다. 최근 화제를 모았던 예능 <흑백요리사>를 제작한 스튜디오슬램을 관계사로 두고 있다.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를 배급하는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도 관계사다.
콘텐트리중앙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용이하게 대응하기 위해 영구채가 아닌 영구대출 방식으로 진행했다"라며 "대출 목적은 재무구조 개선 및 유동성 확보"라고 말했다. 또한 "그룹 계열사인 중앙일보가 신용보강인으로서 자금보충 및 조건부 채무인수 약정을 제공했다"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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