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1월 25일 07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국내 e스포츠 업계는 '페이커'로 떠들썩했다. 지난 3일 세계적인 e스포츠 대회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에서 페이커라는 활동명을 쓰는 유명 프로게이머 이상혁이 명성에 걸맞은 발군의 활약으로 소속팀 T1에 우승컵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결승전 실시간 최고 시청자 수는 무려 694만명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다시 세웠다.SK그룹이 운영하는 프로게임단 T1은 '결승전 MVP' 페이커 덕분에 중국팀을 꺾고 롤드컵 통산 5회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썼다. 만천하에 진정한 'e스포츠 종주국'이 어디인지 다시금 확인시켰다는 평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마저 T1 선수단에 축전을 보내며 "이번 우승이 대한민국 e스포츠의 새로운 역사와 함께 여러분의 큰 도전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페이커는 명실공히 국내를 넘어 세계가 인정하는 거대한 존재다. 축구의 '리오넬 메시', 야구의 '오타니 쇼헤이' 같은 슈퍼스타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미국의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페이커를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과 비교했다. 그만큼 국내 e스포츠 산업은 페이커라는 세계적인 아이콘에 적잖이 의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1996년생인 페이커는 올해 28세로 프로게이머 세계에선 언제 은퇴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백전노장이다. 이번에 롤드컵 우승을 함께 했던 T1 팀원들은 모두 22세 이하였다. 페이커가 여전히 절정의 기량을 뽐내면서 세계적인 팬덤을 몰고다니는 것 자체가 사실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그러나 국내 e스포츠 업계는 아직 '포스트 페이커 시대'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한 상태다. 통상 일반적인 스포츠단은 지역별로 연고를 두고 있는 만큼 인기 선수가 이탈했다고 위상이 크게 흔들리진 않는 편이다. 하지만 e스포츠 구단은 지역 연고가 없는 탓에 인기 선수가 이탈하면 팬덤도 덩달아 빠진다. 페이커가 은퇴하면 T1의 기업가치는 물론이고 국내 e스포츠 산업 전반이 휘청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포스트 페이커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리그오브레전드'를 운영하는 북미 게임사 '라이엇게임즈'는 페이커의 은퇴를 기점으로 게임의 인기가 하락할 것으로 판단하고 다른 게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풍부한 자금력을 무기로 'e스포츠 월드컵(EWC)'을 개최하는 것을 넘어 세계 최초로 e스포츠 전문 도시까지 조성하며 새로운 e스포츠 문법을 구성하고 있다.
페이커가 대표하던 e스포츠 시대는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국내 e스포츠 업계는 포스트 페이커 시대에 맞는 새로운 생존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숙제를 받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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